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연중 28 주간 수요일-2003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10-13 ㅣ No.512

연중 28 주간 수요일 - 홀수 해

 

   로마 2,1-11     루가 11,42-46

    2003. 10. 15.

주제 : 판단하는 일

 

제가 신학교에 들어간 지는 20년이 넘었네요.  그러고 보니 짧지 않은 세월이 흐르기는 했는데, 계산하면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느낌은 몇 년 되지 않은 듯 합니다.  나이가 어렸을 때는 좀 더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남 이야기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추억이 되고 자세한 기억들은 잊어버리고 맙니다만, 지금 기억해도 신학교의 학생 때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의 한 가지가 ‘판단력 부족’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른 교수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했던 말들 가운데 한 가지입니다.  지금보다 한참 어렸을 때는 그 말이 의미하는 바가 뭔지 구체적으로 깨닫지는 못했습니다.  20년 전에 지금과 같은 판단을 할 수 있었다면 세상의 삶에는 훨씬 더 현명하게 대했을 것인데, 그것은 지난 시간이 됐습니다.

 

오늘 복음과 독서에는 판단하는 일이 나옵니다.  남을 판단하는 일은 결국 자신을 단죄하는 일이라는 것을 많은 경우 사람들은 깨닫지 못하고 지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판단하는 사람의 권리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판단하는 사람들의 입장에는 평가받는 사람이 겪는 현실의 안타까움 같은 것은 자리할 공간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판단과 결정의 연속입니다.  그래도 자기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일이라면 돌이키거나 다시 한번 더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라도 있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것은 조심해야할 일입니다.  사람의 판단이 하느님의 판단처럼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는 그런 사정을 생각하여 ‘사형제도’를 반대하지만, 실제로 적용되는 일은 아직도 먼 일입니다.

 

‘선생님 그런 말씀은 저희에게도 모욕'이 된다고 율법학자는 예수님의 판단에 항의합니다.  예수님의 판단이 잘못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결정은 뒤로 제쳐두고, 그런 소리를 내가 듣는다면 내 삶에서 나는 무엇을 고쳐야 할 것인지 돌이켜봐야 합니다.  이런 경우 잘못된 항의는 자기 자신의 책임을 더 무겁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457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