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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전교가르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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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7-02-24 ㅣ No.61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전교가르멜회 (상)

 

 

전교가르멜수녀회는 현재 30여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창립과 영성

 

1860년 맨발의 가르멜 수도회 복자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에 의해 창립된 전교가르멜수녀회는 성녀 예수의 데레사의 선교 정신과 교회 정신이 조화를 이뤄 열매 맺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전교가르멜수녀회의 영성은 빨라우신부가 개인적으로 체험하고 성숙시킨 가르멜 영성의 「관상」에 뿌리를 두면서 동시에 그의 내적 생활에 중심이며 사도적 활동의 지속적 동기가 된 「교회」에 대한 독특한 신비적 체험으로 특징 지워진다. 그는 이 신비의 증거자로서 모든 이가 교회를 사랑하도록 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즉 이렇게 수녀회 영적 유산은 창립자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가 전달한 데레사적 가르멜 유산과 함께 빨라우 신부의 은사적이고 교회적인 새로운 체험이 한데 어울려서 형성되었다.

 

그런 면에서 『거룩한 교회여, 당신은 내가 당신으로 인해 당신을 위하여 사는 것을 아십니다』는 빨라우신부의 고백은 창립 초기 때부터 지금까지 수녀회 전체가 지향하는 삶의 고백으로 전해지고 있다.

 

빨라우 신부가 수녀회를 창립한 배경에는 당시 스페인 혁명으로 인한 불안했던 시대상을 떼놓을 수 없다.

 

1811년 스페인 레리다의 아이또나 마을에서 태어난 빨라우신부는 17세에 사제가 되기를 결심하고 맨발의 가르멜 수도회에 입회 요셉의 프란치스코라는 수도명을 받았다.

 

수련생활을 하던 중 그는 가르멜 영성에 심취하면서 엘리야 예언자의 모습, 예수의 성녀 데레사 영성, 십자가의 성 요한의 관상적 침묵으로 내적인 면을 채워갔다.

 

수련생활 중 수도원이 불태워져 고향에 돌아갔던 경험, 그리고 사제 수품후 혁명 때문에 10년여 동안 프랑스에 피난을 갔던 과정 속에서 빨라우 신부는 사도직 수행과 함께 은둔 생활을 병행했다. 특히 프랑스에서의 망명 생활을 끝내고 귀국한 빨라우 신부는 신학생들의 영적 지도를 맡으면서 사회내 문제점들을 직시하게 됐고 인간의 고귀함을 반종교적인 것에서 찾으려는 세태의 쇄신을 위해 「덕행학교」(교리교육 시범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덕행학교는 당시 문화 종교 정치 사회적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는데 이로 인해 빨라우 신부는 결국 학교를 폐쇄 당하고 이비사 섬으로 추방되는 일을 겪는다. 수녀회 설립은 빨라우 신부가 이러한 과정을 겪은 후 6년간 감옥 생활을 하며 고독 속에 교회 신비를 묵상하던 시기에서 비롯된다.

 

여러 역사적 상황 안에서 가르멜 성소의 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또 가르멜 관상과 활동 모델인 예언자 엘리야의 삶을 선택, 깊은 고독 가운데 사도적 열정에 불타 영혼들의 구원과 박해받는 신부(新婦)인 교회를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빨라우 신부는 마침내 교회의 끊임없는 영적 교류 및 기도와 사목 활동을 목표로 정하고 1860년 「관상」과 「활동」 두가지 정신을 바탕으로 교회에 봉사하려는 전교가르멜수사회와 수녀회를 창설한다. 1907년 교황 비오 10세 인준을 받아 현재 30여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교가르멜수녀회는 로마 카살레토에 총본부를 두고 있으며 「교회적 성소에 대한 뚜렷한 자각」「형제적 친교」「기도: 하느님과 우정어린 사귐」「자아포기와 복음적 수덕」등을 카리스마 특징으로 내보이고 있다. [가톨릭신문, 2003년 4월 6일, 이주연 기자]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전교가르멜회 (하)

 

 

전교가르멜수녀회 회원들은 지역교회 공동체 안에서 자매애를 통한 친교의 모습을 증거하고 관상 활동의 조화를 이루면서 교회 신비의 증인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도직 활동

 

전교가르멜수녀회의 한국 진출은 1977년 8월 21일 이뤄졌다. 1975년 인천 남자 가르멜 수도원 축성식 참석차 한국교회를 방문했던 가르멜수도회 평의원 아데오다또 신부가 한국교회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고 전교가르멜수녀회 총장에게 한국 진출을 제의한 것이 동기가 됐다. 이와 동시에 한국에서도 인천 가르멜 수도원의 요아킴 귀초 신부가 필리핀 관구에 수녀회 초청 의사를 밝히면서 본격적인 진출 작업이 진행됐다. 

 

김수환 추기경 허락에 이어 필리핀 관구 및 로마본부에서 세명의 수녀가 파견된 가운데 서울 수유리 가르멜수녀회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 수녀회는 가르멜 영성 보급과 창립자의 교회적 삶을 실천함으로써 한국교회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수도회 정착을 준비해 나갔다. 그 이듬해 7월 16일 관훈아파트에 마련한 수녀원 축성식을 통해 정식 공동체의 면모를 갖춘 수녀회는 회원 양성을 비롯 다양한 사도직의 기반을 닦아나갔다.

 

전교가르멜수녀회는 수도회 카리스마 그 자체가 「사도적」이다. 1907년 첫 인준 후 몇차례 개정 작업을 거치면서 1989년 수정 보완된 회헌에서는 사도직 고유 형태를 『그리스도인 교육, 보건 분야에서의 봉사, 선교활동,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관심을 두는 가운데 사회 안에서 복음화의 여러 활동과 교리교수, 그리고 영성생활의 증진을 도모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면에서 전교가르멜수녀회 한국 관구는 크게 「영성」「본당」「특수」 분야로 사도직을 세분화하고 가르멜 영성에 입각한 복음적 삶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한국교회 전체에서 영성 발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전교가르멜수녀회의 영성사도직은 그 역할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녀회가 펼치고 있는 주요 영성사도직으로서는 「기도학교(G.O.T:성녀 예수의 데레사에 따른 묵상기도학교 2년과정)」와 「젊은이 기도모임」(까르미스)「재속회」등이 있는데 특히 서울 인천 부산에서 열리는 기도학교는 하느님을 만나고 기도하는 방법을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1000여명 정도가 이 과정을 거쳤다.

 

서울 인천에서 매주 수요일 열리는 까르미스 청년기도 모임은 젊은이들이 모여 찬양과 함께 성서 중심으로 기도와 삶과 신앙을 나누는 특징을 갖는다. 대학생 직장인들의 참석이 두드러져 젊은 신앙인들의 영성 교육 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까르미스 모임은 조만간 부산지역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재속회는 창립자인 복자 프란치스코 빨라우 신부의 영성과 정신을 바탕으로 가르멜 영성을 심화시키면서 세상 안에 하느님 말씀을 살고 전하는 이들 모임이다. 묵상 기도학교를 수료한 이들에 한해 입회 자격이 주어진다. 이외에도 수녀회는 최근 개원한 영성의 집을 통해 일반 및 청년 신자들의 피정을 돕고 있다.

 

본당 사도직 분야에서는 「교회적인 카리스마」의 은사 특징에 맞게 일치된 공동체 모습을 보임으로써 「작은 교회」를 드러낸다는 입장이다.

 

즉 지역교회 공동체 안에서 자매애를 통한 친교의 모습을 증거하고 관상 활동의 조화를 이루면서 교회 신비의 증인이 되고자 노력한다는 것. 현재 수녀회는 서울 등촌1동본당 등 전국 4개 본당에서 활동중이다.

 

군부대, 경찰청, 삼성 제일병원 등 3개 병원에서 특수 사도직을 펼치고 있는 수녀회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과 지역 사회 복음화 입장에서 2~3세 아동들을 위한 놀이방 「물만골 잠임 공동체」를 운영중이다.

 

아프리카 케냐를 비롯 이탈리 아 스페인 일본에 선교사를 파견, 해외선교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준관구는 현재 중국 진출도 준비중이다. [가톨릭신문, 2003년 4월 13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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