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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성령강림사도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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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2-05 ㅣ No.680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성령강림사도수녀회 (상)

 

 

- 노인가정공동체 ‘양평 루하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성령강림사도수녀회 수녀들. 성령강림사도수녀회 제공.

 

 

“오순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1-4)

 

성령강림은 예수 부활의 완성이요, 교회가 시작된 위대한 역사적 사건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오순절에 성령을 보내주시고 성령강림을 통해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다.

 

‘성령강림사도수녀회’는 1986년 8월 15일 오순절 성령강림의 뜻을 새롭게 불러일으키는 촉진제가 되고자 오수영(부산교구 원로사목자) 신부에 의해 설립됐다. 성령강림의 기적, 바람, 불, 영적인 힘이 사도들을 변화시켜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에 동참한 것과 같이 오늘날 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다는 믿음에 의한 것이다. 곧 초대교회 공동체의 삶을 지금 이 자리에서 구현하고자, 오늘날 소외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찬미와 감사,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는 데 목적을 뒀다.

 

설립자 오수영 신부는 1978년 성령쇄신운동을 접하면서 이 시대가 오순절 성령강림 후 성령을 통해 변화된 사도들이 이뤘던 나눔과 섬김의 삶을 요청받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

 

오 신부는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라고 말씀하신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찬미와 감사, 나눔과 섬김의 삶을 구체화하기 위해 수녀회와 함께 행려자 보호 시설인 ‘오순절평화의마을’을 시작했다. 1999년에는 6세 이하의 장애아들을 위한 ‘천사들의 집’과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위한 ‘평화재활원’을 세웠다.

 

무엇보다 수녀회가 오 신부와 시작했던 이러한 복지사업들은 소외된 이들을 수용하거나 돌보는 사회적 개념에 앞서, 서로 나누고 섬기는 가족 공동체 정신을 중요시했다. 이에 따라 수도자들은 이들과 함께 기도하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면서 초대교회 공동체 정신을 살아가기 위해 힘썼다. 2007년에는 서울대교구 내에 ‘다락 지역 아동센터’를 설립, 그들에게 필요한 돌봄을 지금까지 제공해 주고 있다.

 

이렇듯 성령강림사도수녀회는 매순간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그 시대마다 가장 소외된 이들과 나눔과 섬김의 삶을 살기 위해 기도하고 성령께 의지하고 있다. 특히 초고령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 안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찬미와 감사, 나눔과 섬김의 삶을 살기 위해 귀를 기울였고, 2012년 11월 수원교구 내 노인가정공동체인 ‘양평 루하 마을’을 설립했다. 성령강림사도수녀회 수녀들은 어르신들이 여생을 하느님의 크신 사랑 안에서 보낼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며 초대교회의 공동체의 모습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1년 12월 5일, 박민규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성령강림사도수녀회 (중)

 

 

- 성무일도를 바치고 있는 성령강림사도수녀회 수녀들. 성령강림사도수녀회 제공.

 

 

“성령이여, 새로운 성령 강림과도 같이, 당신의 놀라운 일들을 오늘, 새롭게 하소서.”(성 요한 23세 교황)

 

성령강림사도수녀회는 무엇보다 성령 강림을 통해 변화된 믿는 이들의 삶을 추구하고 매 순간 새 삶을 살기 위해 기도하며 사도직에 임한다.

 

‘성령께 활짝 열려진 마음이 있는 그곳에 위대하고 새로운 일이 일어나기 때문’(회헌 제25조 8항)에 모든 수도자들은 자주 심령 기도와 영가로 하느님께 찬미를 드린다. 이를 통해 성령의 열매와 은사를 키워가면서 교회와 세상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성령께 마음을 열어 그 인도하심에 온전히 순응하며 성령의 도구가 되고, 동시에 초대교회 공동체에 놀라운 역사를 일으켰던 성령의 역동적인 힘을 다시금 되살려 보고자 하는 것이다.

 

수도회는 초창기 때부터 ‘성령 묵상회’, ‘성령 피정’ 등을 진행하며 신자들을 성령 안에서 새 생활로 인도하고 있다.

특히 성경 안에서 하느님 사랑과 기쁨을 전하는 성령의 활동에 중요성을 느낀 수도회는 성경을 읽고, 쓰고, 외우며 생활하는 데 중점을 뒀다. 1994년에는 신자들과 함께 ‘성경 통독 피정’을 실시했다. 8박 9일간의 ‘신구약 성경 통독 피정’과 3박 4일간의 ‘신약 성경 통독 피정’을 진행했다.

 

성경 통독 피정에 참여한 이들은 성령께 온전히 의탁하며 그분께서 말씀을 통해 피정에 임하는 모든 이를 변화시켜 주고 새 삶으로 인도해 주기를 기도했다. 이 기간 동안 각자에게 알맞은 말씀과 방법으로 개입하고 이끌어 가시는 성령의 힘을 느끼며 하느님 현존을 체험했다.

그 결과 성령 묵상회와 성경 통독 피정을 통해 변화된 삶을 세상 안에서 더욱 충실히 살고 나누고자 모인 교우들을 중심으로 2013년 한국과 미국에 ‘성령강림사도수녀회 협력회’가 설립됐다.

 

매달 협력회 모임을 통해 각자의 삶 안에 성령께서 어떻게 새 생활로 이끄는지 서로 나누고 친교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거기서 힘을 얻은 회원들은 다시 세상 속에 나아가 빛과 소금으로 복음을 살고 전하기 위해 힘쓴다.

 

‘오순절 평화의 수녀회’로 시작한 공동체는 성령 강림을 통해 변화된 삶을 지향하는 영성을 더욱 충만히 살고자 2017년 12월 1일 지금의 ‘성령강림사도수녀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수원교구로 이적했다. 현재 교구 안에 새 총원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수도회는 건축기금 마련과 코로나19로 인한 사도직 변화를 생각하며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 받으소서」에 기반을 둔 ‘루하 공방’ 문을 지난해 열었다. 루하 공방은 지구 환경 회복을 위해 환경 비누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부는’(요한 3,8) 것처럼 성령께서는 성령강림사도수녀회를 이끌어 가시고 이들을 통해 성령 강림의 생활화를 이루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1년 12월 12일, 박민규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성령강림사도수녀회 (하)

 

 

- 에콰도르 선교지에서 현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성령강림사도수녀회 수녀. 성령강림사도수녀회 제공.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성령으로 변화된 사도들은 구원을 위해 이 세상에 한 인간으로 태어나시고 수난과 고통을 받으시며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깨닫고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했다.

 

성령강림사도수녀회는 사도들을 따라 성령 강림을 생활화하는 영성으로 아시아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에 초점을 뒀다.

 

수도회는 1997년 4월 25일 미국 뉴어크(Newark)교구 한인본당으로 수도자들을 파견했으며, 2000년 8월에는 펜실베이니아주에 ‘포코노 평화의 피정집’을 설립했다. 수도회는 이민 생활 안에서 어려움을 겪고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한인들을 위해 다양한 피정 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세계 복음화를 위해 그 지역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미국인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인들과 미국인들이 함께하는 ‘자비주일 피정’을 비롯한 여러 행사는 ‘다른 언어들을 말하면서 함께 하느님의 위업을 말하고 찬양’(사도 2,11)했던 성령 강림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며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으면서도 함께 하느님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2014년 6월 11일에는 해외 선교사 파견을 에콰도르까지 확장했다. 늘 우선적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성령강림사도수녀회는 에콰도르 산타 엘레나 지역에 공부방을 열어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교육과 놀이를 제공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성령으로 변화된 생활을 전하기 위해 그들과 함께 기도하고 찬미하며 살아가고 있다. 문화는 다르지만 찬미와 감사, 나눔과 섬김의 정신으로 그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성경을 통독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기쁨과 아픔, 가난을 함께 나누고 있다.

 

성령강림사도수녀회는 특히 하느님 말씀에 늘 순명하며 성령으로 인해 구세주를 세상에 낳아 주시고 그분의 생애 전체에 함께하셨던 ‘성령의 짝이시며 사도들의 모후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모님을 수도회의 보호자요 모범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수도자들은 성모님께서 교회가 시작된 역사적 사건인 성령 강림 때 제자들과 함께 기도하시고 성령으로 충만할 수 있도록 전구해 주셨음을 기억한다.

 

성령강림사도수녀회는 성령으로 충만한 삶을 사셨던 성모님의 특별한 사랑과 전구하심을 청하며 매순간 성령 강림 후 변화된 삶을 지향하며 살아간다.

 

아울러 모든 수도자의 모범이신 성모님과 함께 숨은 기도와 희생으로 인류 구원 사업에 협력한 요셉 성인의 도우심 안에서 기도와 찬미, 감사와 나눔, 섬김의 삶으로 복음을 선포하며 살아가고 있다.

 

성령강림사도수녀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살고 일하고자 계속해서 기도하며 전 세계 곳곳에 복음을 증거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1년 12월 19일,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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