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가톨릭 교리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241: 복음과 사회교리 - 어른이 되는 과정, 변화하고 성장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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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11-15 ㅣ No.4366

[더 쉬운 사회교리 해설 - 세상의 빛] 241. 복음과 사회교리(「간추린 사회교리」 108항)


어른이 되는 과정, ‘변화하고 성장하는 삶’

 

 

- 알렉상드르 루이 를루아르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하느님의 도우심과 은총을 청하며 변화되어 이스라엘의 어른이 된 야곱처럼 우리 역시 변화와 성장을 통해 신앙과 인격적 성숙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은총에의 부름은 사랑으로 세상을 돌보고 수고하는 삶에의 부름이며 봉사와 희생이 요구되는 삶에의 부름이다. 그것은 영적으로 어린이 상태에서 어른의 상태로 나아가라는 부름이며 인류의 부모가 되라는 부름이다.”(모건 스캇 펙 「아직도 가야할 길」)

 

 

교활한 야곱

 

어떤 신부님한테서 창세기에 나오는 야곱에 대한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성경에 어떻게 그런 약삭빠른 사람이 나올 수 있지? 재미있었어요”하시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 보니 제 삶도 그 야곱과 다르지 않았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야곱은 어떤 인물입니까? ‘속이다’는 이름과 형을 속여 장자의 축복을 가로챈 사건(창세 27장 참조)으로 보아 그는 자신의 이익이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그를 교활하고 이기적인 시각으로 보기도 하지요.

 

신앙생활을 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심지어 원수도 용서해야 한다고 듣습니다. 그러나 언행일치가 가장 어렵다고 하듯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우리 역시 이익을 위해 거짓을 행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야곱은 형의 복수가 두려워 고향을 떠나 외삼촌 라반에게 도망가고 20여 년간 타향살이를 합니다.

 

 

변화하는 야곱

 

그러나 그 역시 라반의 속임수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고향을 떠난 고달픔, 형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무척이나 고단한 삶을 살았을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20년이 지나 형 에사우를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 야곱이 변화된 장면을 볼 수가 있습니다. 고향을 떠날 때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면 십일조를 바치겠다고 기도하던 그가(창세 28,22), 이제는 하느님께서 베푸신 모든 것이 과분했다는 감사의 기도를 바칩니다.(창세 32,11) 이어서 천사와 씨름을 하고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야곱을 변화시켰을까요? 아마도 여러 요인일 텐데요. 고생스러웠던 타향살이, 누군가에게 속고 나서 흘렸던 눈물, 잘못에 대한 후회도 있었을 테고 그와 함께하던 사람들의 도움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은총 덕분이었겠지요.

 

 

어른이란

 

독자 여러분은 변화하고 성장하는 삶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변화와 성장을 통해 신앙과 인격적 성숙함, 이웃에 대한 따스한 마음, 사회와 세상을 향한 지혜를 얻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앞서 보았듯 야곱처럼 하느님의 도우심과 은총을 청해야 하며 이를 위해 기도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간추린 사회교리」 후반부에서도 기도를 세상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활동으로 설명합니다.(519항)

 

이것은 어른이 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희생할 줄 알고, 묵묵하게 하느님의 일, 어려운 일을 하는 존재가 어른이 아닐까요? 자기 자신만 알았던 야곱이 하느님께 감사하고 가족을 보호하고 축복하며(창세 49,1-27) 이스라엘의 어른이 된 것처럼 말입니다. 사회와 세상이 변화된다는 건 우리 스스로가 진정으로 누군가를 축복하고 그와 함께 울어 주고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 아닐까요?

 

“인간은 단순히 ‘어떤 것’이 아니라 ‘어떤 인격’이다. 인간은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의 주체가 되며, 자유로이 자신을 내어 주고 다른 인격들과 친교를 이룰 수 있다. 은총을 통하여 인간은 자신의 창조주와 계약을 맺고,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신앙과 사랑의 응답을 드리도록 부름을 받았다.”(「간추린 사회교리」 108항)

 

[가톨릭신문, 2023년 11월 12일,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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