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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성당 이야기65: 장식 양식의 문을 열다 - 요크 민스터(York Min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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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2-19 ㅣ No.822

[성당 이야기] (65) 장식 양식의 문을 열다


요크 민스터(York Minster)

 

 

민스터(Minster)는 수도원이란 의미의 라틴어 Monasterium(독일어 Münster)에서 유래하는데, 영국에서는 대성당 특별히 주교좌성당에 붙여지는 명칭입니다. 요크 민스터는 현재 북유럽에서 가장 큰 성당 가운데 하나이며, 요크의 대주교는 영국 성공회의 수장인 국왕과 캔터베리 대주교 다음의 서열을 차지합니다. 요크 민스터는 1220년 요크의 대주교가 캔터베리 대성당에 비길만한 성당을 지을 것을 명령하면서 고딕 양식으로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후 무려 250년 동안 증축을 거듭한 요크 민스터는 1472년에 성 베드로를 주보(主保)로 하여 봉헌되었습니다. 대성당에는 영국 고딕의 세 가지 양식이 모두 나타나는데, ‘초기 영국 양식’은 북쪽과 남쪽의 트란셉트, ‘장식 양식’은 네이브와 챕터 하우스, ‘수직 양식’은 성가대석과 이스트엔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회에서 웨스트민스터 수도원은 대륙의 보편적 고딕 양식을 수용하였다고 말했습니다. 실로 프랑스 고딕의 레요낭 양식은 기하 장식을 중요시하는 영국의 전통과 조화를 이루기에 적합했습니다. 그 결과 ‘레요낭 양식’과 유사한 형태가 ‘장식 양식’의 한 갈래를 형성하였습니다. 이후 장식 양식은 영국 고딕의 주류가 되면서 역으로 프랑스의 레요낭 양식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장식 양식의 다른 갈래는 트레이서리와 아치의 형태가 오지(ogee) 아치 혹은 나뭇잎 아치로 구성되는 영국 고유의 ‘곡선 양식’입니다. 두 형태의 장식 양식은 모두 평평하고 넓은 창이 필요했기 때문에, 평면은 원형보다는 다각형을 선호하였고, 앱스 조차도 장방형의 소성당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반면에 장식을 위한 리브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하중을 견디기 위해서 벽체가 두꺼워졌습니다. 이때 보편적 고딕은 하중을 분산하기 위해서 유기적 구조체인 플라잉버트레스를 발전시켰지만, 건물의 물성(物性)에 익숙한 영국은 벽체의 두께로 구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장식 양식의 두 경향인 ‘레요낭 양식’과 ‘곡선 양식’이 조화를 이룬 대표적인 성당이 요크 민스터입니다. 챕터 하우스는 레요낭 양식을 많이 드러내는데, 트루아의 성 우르바노 바실리카(→ 성당이야기 60회 참조)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네이브월은 프랑스의 보편적 3단 구성을 따라 아케이드, 트리포리움, 클리어스토리로 구성되었고, 트리포리움의 수직 부재는 클리어스토리와 일체감을 이루게 합니다. 이 역시 성 우르바노 성당에 나타난 레요낭의 특징입니다.

 

레요낭 양식의 바탕 위에 영국 고유의 곡선 양식이 나타나는데, 특히 웨스트워크의 주출입구 위에 있는 커다란 창에 그 아름다움이 표현되었습니다. 창 상부의 역방향 곡선들은 하트와 나뭇잎의 형태를 만들고, 그 아래에 랜싯 4개, 포인티드아치 2개, 오쿨루스 2개가 하나의 구성으로 창을 화려하게 분할 장식합니다.

 

요크에서 시작된 장식 양식은 엑서터 대성당에서 발전을 이루었고, 그 뒤 브리스톨 대성당, 웰스 대성당, 엘리 대성당으로 이어지면서 영국의 전통적 양식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2021년 12월 19일 대림 제4주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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