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
(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수도 ㅣ 봉헌생활

참된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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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규 [mugeoul] 쪽지 캡슐

2001-03-07 ㅣ No.7

사제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친교를 터는

중재자요 화해의 제사장으로서,

그 둘 사이의 관계가 잠들어 친교가 끊겼을 때

깨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방울소리(출애 28,35)의 의미는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성소에 들어 갈 때 울리는 방울소리는 하느님을 깨우는 것이고,

나올 때 울리는 것은 인간을 깨우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제가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친교를 가져다 줄 수 없을 때,

곧 그에게서 방울소리가 나지 못할 때

그것은 맡은 바 소임을 못 다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사제는 잠들려는 세상을 깨우는 종소리여야 한다.

여기에 사제의 예언자적 특성이 있다.

또한 아론의 가지에

감복숭아꽃과 열매가 맺은 사실(민수 17,23) 역시

사제란 깨어 있는 자(예레 1,12)이어야 함을,

다시 말해

하느님과 인간세상을 깨우기(출애 28,35) 위하여서라도

그는 항상 먼저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마태 25,13).

즉 거룩한 민첩성을

언제나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사제의 일은 무엇보다 성소를 지키는 것이다.

성소란 무엇인가.

하느님이 계신 곳, 곧 영이다.

따라서 영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교회의 사명이라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성소는 ’하느님의 우주성화’를 위한

전초기지라 할 수 있다.

즉 그곳은 결국은 온 우주가 그렇게 성소화해야 할

새 하늘 새 땅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다(에페 2,20-22).

 

그렇게 사제야말로 새시대를 낳은 존재여야 한다.

그는 참으로

새 하늘 새 땅의 그날의 하느님나라를

이 세상에 가져와 심어 주는 메신저이다.

 

그는 가는 곳의

앉는 자리마다 새싹이 돋는 사람(즈가 6,12)

곧 생명력을 지닌 사람으로

이 세상에다 생명을 안겨다 줌으로써

영원한 생명인 하느님나라가 임하게 한다.

 

그를 예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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