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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콜라레 운동 마리아 보체 회장 인터뷰: 우리가 하나 돼야 세상이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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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콜라레 운동 마리아 보체 회장 인터뷰 "우리가 하나 돼야 세상이 믿습니다"
"우리가 서로 분열된 상태에서그리스도를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이 하나가 되는 것은 복음화의 첫 조건입니다."
"포콜라레의 핵심 영성은 일치입니다. 서로 간 사랑 안에서 이루는 일치를 뜻합니다. 이는 아무도 배제하지 않고 성별과 연령, 종교의 차이를 넘어 사랑하는 것입니다. 바로 원수까지 사랑하는 것이죠. 원수에 대한 사랑은 그리스도교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이 사랑에는 모두가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주교님부터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문화, 한국사회 갈등 해소하길
6~11일 한국을 방문한 포콜라레 운동(마리아 사업회) 마리아 보체(72) 회장은 10일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포콜라레 영성을 설명하며 "이 사랑의 문화가 한국사회 갈등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사회뿐 아니라 이탈리아나 다른 나라에도 정치적 갈등과 위기, 사회계층 간 갈등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며 "사랑의 씨앗이 곳곳에서 발아하고 있고 이 씨앗이 나무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8일 국회에서 정치인들을 만난 그는 "일치를 위한 정치인이 소수이고 그들이 상반된 의견차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의견을 수용할 자세가 돼 있음을 봤다"면서 "작은 사례지만 이것도 하나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국민들도 이들이 노력하는 것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일치 주간(18~25일)을 앞두고 교회 간 일치 운동이 왜 중요하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세상이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것에 대해 아무런 탓을 할 수가 없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우리가 서로 분열된 상태에서 그리스도에 대해 말할 수 없죠. 물론 할 수 있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치했을 때만큼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치가 없는 곳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것입니다.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또 일치를 위해 우리로 하여금 일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그러면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셨다"며 "우리는 예수님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우리 몫을 하는 것이며, 이는 복음화의 첫 조건"이라고 말했다.
평신도, 다양한 사회에 참여할 수 있어
1년 반 동안 포콜라레 운동 회장을 지낸 그는 앞으로 포콜라레 운동을 이끌어갈 '사람'을 예수님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가 서로 간 사랑 안에 충실히 남아 있는다면 우리 안에 예수님을 모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40주년을 맞은 한국 포콜라레에서 성숙한 모습을 발견했고, 예술인부터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친교의 삶을 사는 것을 봤다"며 "회원들이 한 가족이 되어 아름다운 가치와 풍요로운 삶을 지니고 있기에 이제 영성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열려 있기를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체 회장은 "세계가 아시아 대륙에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 포콜라레가 좋은 가치관과 사랑의 문화를 전파해 아시아가 성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어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 평신도 대회를 앞두고,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고문으로서 아시아 평신도들에게 한 마디를 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그는 "교황청 평신도평의회가 아시아 평신도 대회에 포콜라레 대표자를 보내주기를 원했다"면서 "평신도 역할은 증거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는 조직화된 제도에서 멀어지고 있고 사회 각 분야에서는 예수님의 현존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평신도 역할은 중요합니다. 교회가 공식적으로 들어갈 수 없는 곳에 평신도들이 들어가는 것을 봅니다. 평신도들은 경제와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사회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는 "더 많은 평신도들이 증거의 삶을 산다면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포콜라레 운동뿐 아니라 다른 평신도 단체도 함께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아시아 평신도 대회에서 특히 한국이 얼마나 큰 결실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크다"며 "아시아인들이 그리스도교 신자들로 하여금 그들 역할이 얼마나 큰 것인지 자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앞서 보체 회장은 기자들에게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는 마음을 표했다. "매체를 통해 좋은 것들을 확산 할 수 있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포콜라레 영성이 한국사회에 사랑의 문화를 어떻게 낳아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그 희망을 공유하고 싶다"거나 "포콜라레 운동이 사랑의 빛을 가져다 준다는 확신에 고마움을 표한다"는 말로 답변을 이어갔다.
"언제 행복하냐구요? 지금 이 순간이요"
보체 회장은 2008년 7월 포콜라레 운동 두 번째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포콜라레 운동 창설자 끼아라 루빅 여사와 가장 가까웠던 협력자다.
193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44년간 포콜라레 공동체에서 생활했다. 로마대학에서 법학 학위를 받은 그는 코센자(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의 도시) 법정 최초의 여성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신학과 교회법을 공부한 그는 최근 포콜라레 운동 일반 회칙 개정 작업에 참여했다. 또 10년간 터키에서 살며 그리스 정교회와 이슬람교 등 다른 교파의 수장과 친분을 맺으며 종교 간 대화를 위해 힘써왔다.
그는 9일 회원들과 함께한 피정에서 일곱 남매의 맏딸로 태어나 포콜라리나가 된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대학교 마지막 학년, 학교 경당에서 만난 젊은이들 사이에 예수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가 변호사로 살았다. 그는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기도를 드리면서도 하느님이 자신을 부른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그는 하느님이 부르시는 걸 느꼈지만 확신이 없어 마음 안에 투쟁이 일었다. 그러나 그는 "어느 날 미사에서 그 부르심에 "예"라고 대답한 순간,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확신과 함께 무한한 자유가 밀려왔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어느 기자가 "회장님은 언제 행복하시냐"고 물었다. 그가 "지금도 행복해요"라고 말하자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는 미소 띈 얼굴로 "지금 이 순간도 사랑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기쁘다"고 했다. "이것 자체가 하느님 사랑의 표현인데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냐"며. [평화신문, 2010년 1월 17일, 글=이지혜 기자ㆍ사진=백영민 기자]
"포콜라레 운동은" - 갈라진 곳에 복음적 사랑을
- 한국 포콜라레 회원들로 구성된 가족합창단이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회장단을 환영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인류의 일치를 꿈꾸는 포콜라레 운동은 1943년 제2차 세계대전의 격랑 속에서 이탈리아의 초등학교 교사 끼아라 루빅(Chiara Luich, 1920~2008) 여사에 의해 시작됐다.
루빅 여사는 전쟁으로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복음적인 삶만이 남는다는 것을 깨달아 친구들과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은 갈등과 불신이 팽배한 도시에서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21)라는 성경구절을 마음에 품고 사랑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들에게 "마치 벽난로에 모인 단란한 가족 같다"며 이탈리아어로 벽난로를 뜻하는 '포콜라레'(focolare)란 이름을 붙여줬다.
포콜라레 운동은 마리아 사업회(Work of Mary)라는 명칭으로 1962년 교황청 공식 인준을 받았다. 당시 이 운동은 유럽을 시작으로 북ㆍ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등으로 전파됐다.
종교와 인종, 직업과 나이 세상을 가르는 모든 장벽을 넘어 종교가 없는 이들에게까지 퍼져 182개국의 400만 명 회원과 협조자들이 각자의 삶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 중에는 가톨릭의 평신도(남녀노소)와 성직ㆍ수도자를 비롯해 3만 명의 타종교인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새가정 운동, 일치를 위한 정치인 운동, 일치된 세계를 위한 젊은이 운동, 경제적 이윤으로 보편적 형제애를 실천하는 공유경제(economy of communion), 종교 간 대화 등으로 갈라진 인류를 사랑의 끈으로 잇고 있다. 일치의 삶을 사는 소도시 로피아노를 비롯한 소피아 대학 등은 이 운동의 결실이다.
끼아라 루빅 여사를 취재해온 이탈리아의 저명한 프랑카 잠보니니 기자는 "그의 영성과 활동은 복음에서 말하는 누룩과 소금처럼 겸손하지만 풍부한 결실을 냈다"며 "그는 지붕 위에서 외치기 보다 현명한 씨뿌리는 사람의 단순한 상식으로 사랑의 땅에 씨앗을 심었다"고 기록한 바 있다.
잠보니니 기자는 "1900년대 가톨릭교회는 성경의 예언자들과도 같은 위상의 두 여성에 의해 새로워졌는데 그들은 캘커타의 마더 데레사와 끼아라 루빅"이라고 했다.
그는 "마더 데레사는 가난한 이들 중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몸을 숙여 20세기의 아이콘이 됐지만, 끼아라 루빅은 세상을 떠났을 때야 비로소 국내외 신문ㆍ방송들에게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 포콜라레(대표 카를로스 아단ㆍ문원주)는 1969년 시작해 지난해 40돌을 맞았다. 현재 2만 2000여 명의 회원이 있으며 50~60여 명이 서원을 하고 공동체 생활을 한다. [평화신문, 2010년 1월 17일, 이지혜 기자] 0 9,002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