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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톨릭신문으로 보는 한국교회 100년62: 교구 시노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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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11:38 ㅣ No.2057

[창간 100주년 특별기획 – 가톨릭신문으로 보는 한국교회 100년] (62) 교구 시노드 봇물


대희년 맞아 불붙은 쇄신 열망… 양적 성장 넘어 참된 복음화 길로

 

 

- 1999년 6월 6일 인천 주안3동성당에서 인천교구 시노드 개막총회가 열리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인천교구가 교구 대의원회의를 개막, 2000년대의 새로운 복음화를 모색하기 위한 대장정을 시작했다. ‘그리스도와 함께 희망과 쇄신을 향해 나아갑시다’를 주제로 한 인천교구 대의원회의는 6월 6일 오후 2시 주안 3동성당에서 거행된 개막미사와 총회를 시작으로 2000년 9월 3일 폐막까지 1년 3개월간 교구의 목표와 현실을 점검하고 새복음화, 재복음화, 사회복음화의 기치 아래 2000년대 사목방향을 결정한다.”(가톨릭신문 1999년 6월 13일자 1면)

 

“수원교구가 새로운 세기를 여는 대희년을 맞아 새로운 복음화의 길을 모색해 보는 교구 시노두스(대의원회의)를 개막했다. … 수원교구는 이날 개막미사를 시작으로 오는 2000년 12월 3일까지 교구 공동체의 모든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함께 참여하는 가운데 ‘교회 기초 공동체 활성화’, ‘자율적인 젊은이 신앙생활’ 등 두 의안에 대한 새로운 방향점을 설정하고, ‘주님이 원하시는 복음화의 길’을 모색하는 시노두스를 개최하게 된다.”(가톨릭신문 1999년 7월 25일자 1면)

 

 

대희년 앞둔 교회의 쇄신 노력

 

2000년 대희년을 앞둔 한국교회는 새로운 교회로 변화하기 위한 보편교회의 노력에 동참하면서, 새 시대의 도전을 극복하고 참된 복음화를 이루기 위한 쇄신 노력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교구 시노드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1999년은 이러한 교구 시노드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해였습니다. 우선 6월 6일에는 새복음화, 재복음화, 사회복음화를 기치로 2000년대 사목 방향을 결정할 인천교구의 시노드가 개막됐습니다. 이어 7월 17일에는 수원교구가 ‘새로운 복음화의 길 찾기’를 대주제로 시노드 개막미사를 거행했고, 1997년 개막된 대구대교구 시노드가 10월 10일 폐막됐습니다. 그리고 대희년이 시작된 2000년에는 서울대교구가 시노드를 개막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도 교구 시노드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청주교구는 2008년 교구 설정 50주년을 앞두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시노드를 개최했고, 대구대교구는 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제2차 교구 시노드를 개최했습니다. 대전교구도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교구 시노드를 개최하며 새로운 사목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새 시대의 도전과 자기 성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은 전례 없는 사목적 성찰과 구조적 전환이 일어난 중대한 시기였습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구가했던 한국교회는 1990년대에 접어들어 한국 사회가 세속화, 다원화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양적 팽창 이면에 가려져 있던 내적 빈곤과 사목적 한계가 표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교세 성장 둔화, 주일미사 참례율 감소, 냉담 교우의 양산과 성사 생활 참여의 저하, 그리고 기복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신앙 행태 등 복합적인 위기 징후들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과거의 수직적 사목 방식으로는 시대의 요청에 응답할 수 없다는 자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성찰은 보편교회의 흐름과도 정확히 맞물렸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교회가 새로운 천년기를 맞아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 새로운 복음화를 향해 나아갈 것을 촉구했습니다. 2000년 대희년이라는 역사적 기점은 교회가 하느님 백성 전체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교구의 미래 비전을 공동으로 식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 가톨릭신문 1999년 7월 25일자 1면.

 

 

교구 시노드의 결실과 한계

 

시노드를 통해 각 교구는 고유한 사목 환경과 여건에 맞춰 자기 쇄신을 위한 방안과 복음화를 위한 다양한 사목 정책을 수립해 나갔습니다. 특히 1990년대 말 집중적으로 열린 교구 시노드들은 다음과 같이 중요한 구조적, 의식적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첫째, 무엇보다도 하느님 백성 전체가 ‘함께’ 논의하고 ‘담대한 경청’을 하는 것이 교회의 본래 운영 방식임을 깊이 체험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성직자 중심의 일방적이고 하향식의 지시와 순명에 익숙했던 신자들은 시노드 여정을 거치며 “하느님 백성의 상처 입은 목소리를 듣는 것”이 곧 성령의 인도를 식별하는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첫 번째의 성과와 깊이 연결되는 것으로서, 평신도들의 위상 제고와 사목 참여 구조의 실질적 확대였습니다. 시노드 과정 자체에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다양한 계층의 평신도 대의원들이 동등한 하느님 백성의 자격으로 한자리에 모여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숙의한 경험은, 한국교회 내에 강렬한 시노달리타스의 체험으로 남았습니다.

 

셋째, 소공동체 사목의 전면 도입은 모든 교구 시노드에서 공통적으로 평가됐습니다. 시노드에서 강조된 사목 방향 가운데 하나도 소공동체 활성화였습니다. 이전까지 한국교회의 본당 조직은 통제와 관리의 대상, 행정 단위의 성격이 짙었습니다. 그러나 시노드를 기점으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친교의 교회론을 바탕으로 본당을 ‘공동체들의 공동체’로 재규정하는 신학적 전환이 이루어졌습니다.

 

넷째, 청소년 사목이 교회의 주변부에서 핵심적 사목 의제로 승격됐다는 점입니다. 수원교구는 아예 젊은이를 핵심의제로 삼았고, 인천교구는 청소년·청년 영역을 세분화했으며, 서울대교구는 청소년·청년을 동등한 현재의 교회 구성원으로 보도록 명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시노달리타스의 선제적 체험

 

교구 시노드들이 해당 교구의 미래 비전을 모색하고 교구를 새로운 면모로 일신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지만, 여전히 남은 과제와 한계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특히 풍성한 논의와 결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이고 구조적이며 제도적인 후속 작업을 통해 성과를 가시화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이 발견되는 것은 아쉬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말 집중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교구 시노드의 체험은 외적 팽창과 성장주의 패러다임의 한계에 부딪힌 한국교회가 복음과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으로 돌아가 자기 존재의 근거를 신학적으로 재정립하고자 했던 각고의 노력이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오늘날 보편교회의 화두인 시노달리타스를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200주년 사목회의, 그리고 특히 교구 시노드들을 통해서 선제적으로 체험했던 것입니다.

 

[가톨릭신문, 2026년 9월 6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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