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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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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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신약 성경]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로마서는 바오로 사도가 차분하게 교리와 여러 가르침을 정리해서 쓴 글이라면, 코린토 1서와 2서는 주로 코린토 공동체의 문제들 때문에 썼던 편지들입니다. 신약 성경에 들어 있는 두 편지 외에도 바오로 사도는 다른 편지들을 코린토 교회에 보냈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코린토 2서에 가서는 문제가 해결된 것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도 나타나지만, 어쨌든 코린토 교회는 파란만장한 문제들을 겪었던 듯합니다.
코린토 1서의 앞부분에서 무엇보다 크게 부각되는 문제는 공동체의 분열입니다. 신자들이 스스로 바오로 편, 아폴로 편, 케파 편, 그리스도 편이라고 내세우면서 무리를 지어 갈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바오로에게 전해진 것이지요. 생각해 보면 바오로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었겠습니다. 이 시점에서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에 머물면서 주변에 지지자들을 모은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도 신자들은 이런저런 이름들을 내세우며 갈라졌습니다. 좀 심하게 비유를 하자면, 같은 정당 안에서도 끝없이 갈라지는 요즘의 정치인들을 떠올리면 될까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바오로 사도는 신자들에게 합심하여 분열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오히려 같은 생각과 같은 뜻으로 하나가 되십시오”(1,10)라고 말합니다.
어떤 종류의 모임이든지 사람들의 모임에서 한마음이 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일을 하면서 겪어 본 순전히 인간적인 경험만 가지고 이야기를 해 본다면, 일치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두 종류가 있는 듯합니다. 첫째는 쉽게 말해서 사람들이 다 착한 경우입니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고집을 부리지 않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화합을 추구할 때입니다. 이런 일치도 있기는 한데, 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둘째는 확실한 중심이 있는 경우입니다. 서로 다른 생각들이 있어도 어떤 중심이, 또는 거의 절대적인 권위가 있어서 거기에 따르는 경우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신자들의 일치에서는 이 두 가지 측면이 모두 나타납니다. 한편으로 바오로 사도는 스스로 지혜롭다거나 힘이 있다고 내세우는 것을 반대합니다. 세상은 자기 지혜로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율법 학자나 세상의 지혜롭다는 사람들이 구원의 길을 찾아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어떤 인물을 내세우거나 스스로 잘났다고 주장하면서 나서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오히려 세상의 비천한 것과 천대받는 것을 선택하시어 “어떠한 인간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1,29). 그리고는 오직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2,2)만을 구원의 길로 세우셨습니다. 지혜롭고 힘 있는 사람들이 인간의 지혜나 힘을 통해서 구원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는 지극히 어리석고 무력하게 보이는 십자가를 통해서 구원되게 하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1,25). 스스로 지혜롭고 힘이 있다고 내세우는 사람들은 자기가 세상을 구원할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세상에서 전쟁과 분열을 일으킬 뿐입니다. 어리석게 보이는 십자가를 선택할 때, 일치와 구원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길이 지혜로운 길인지, 하느님이 우리보다 잘 아십니다.
* 본문에 인용된 성경 구절은 모두 코린토1서입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8월 23일(가해) 연중 제21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0 7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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