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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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11: 복숭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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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 (11) 복숭아 성화 속 복숭아에 담긴 구원의 비밀
복숭아는 성경에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프루누스 페르시카(Prunus persica)라는 학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오래전 페르시아(현재 이란 지역)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던 과일이다. 이후 이탈리아·스페인 등 일조량이 많고 건조한 기후를 가진 유럽 국가에도 전파되었다. 고대 로마의 박물학자 대 플리니우스가 1세기경 남긴 「박물지」에는 ‘부드러운 과육과 단단한 핵, 핵 안에 든 씨앗으로 구성된 열매’라고 언급되어 있다. 사람들은 그 요소들이 세 위격을 표현한다고 생각해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과일로 여겼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엘 그레코의 작품 ‘성가정과 마리아 막달레나’에는 과일 그릇을 들고 있는 요셉, 그릇에 담긴 과일을 꺼내 아기 예수님에게 건네는 마리아, 마리아의 무릎 위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아기 예수님이 등장한다. 투명한 유리 그릇에 들어있는 사과·체리·복숭아 등 형형색색의 과일은 마치 정물화처럼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사과는 인간의 타락, 체리는 그리스도의 성혈, 복숭아는 구원을 상징한다.
그리스도교 미술에서 마리아가 과일을 집으려고 손을 뻗거나 어린 예수님에게 과일을 건네는 장면은 아들 예수님의 사명에 대한 마리아의 깊은 인식과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대한 충실한 믿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아기 예수님이 손에 복숭아를 들고 있거나 성모 마리아의 뒤편에 복숭아가 그려진 성모자 성화도 있는데, 이들 그림에서도 복숭아는 구원의 열매를 뜻한다.
복숭아는 종교화뿐만 아니라 세속적인 인물화나 정물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16세기의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하느님의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듯, 우리도 말한 바는 즉시 행동으로 옮기고 늘 말과 행동을 같이해야 합니다. 옛사람들은 의인을 복숭아와 복숭아 꼭지에 달린 잎에 빗대어 표현했습니다. 복숭아는 심장, 복숭아 잎은 혀의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혜롭고 의로운 사람은 말을 잘할 뿐만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만 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 같은 믿음을 반영하듯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의로운 사람을 표현할 때 복숭아와 복숭아 잎을 함께 그려 넣었다. 그런데 그림 속 복숭아 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때로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누군가 반쯤 먹다 남긴 상한 복숭아는 평판이 좋지 않은 여성의 부도덕함을 나타내고, 특히 정물화에 그려진 벌레 먹은 복숭아는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장치로 읽힌다.
복숭아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님을 안고 이집트로 피난 가던 중 복숭아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게 되었다. 꿈에서 천사로부터 피신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급히 길을 떠났으니 당연히 고단하고 시장할 터. 탐스러운 복숭아가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것을 본 마리아가 열매를 따려고 했지만, 복숭아는 요셉이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었다.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린 아기 예수님이 나무에 말을 걸자 나뭇가지는 순순히 아래로 구부러졌고, 요셉은 복숭아를 따 마리아에게 주었다.
이와 조금 다른 버전의 이야기에서는 천사들이 나타나 하늘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지에서 복숭아를 따 마리아와 요셉에게 건네주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구전을 거치며 복숭아 대신 무화과나 대추야자로 언급되기도 한다.
과거 동양권에서도 복숭아와 복사나무는 천상과 연관된 것으로 여겨졌다. 무릉도원은 복사나무가 숲을 이루는 곳, 복사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이상적인 장소를 말하며, 천도복숭아는 신선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다(도원·천도의 ‘도’는 모두 복숭아나무 도(桃)). 구원과 천상을 꿈꾸는 인간의 오랜 소망이 담긴 복숭아. 세상에 이처럼 감미로운 과일이 또 있을까.
[가톨릭평화신문, 2026년 7월 26일, 신지현 소피아(「기도의 정원」 옮긴이, 통번역가)] 0 8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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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도교 미술에서 복숭아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과 희망을 상징하는 과일로 자주 그려졌다. 성서와함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