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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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9: 포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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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함께’ 가꾸는 기도의 정원] (9) 포도 물을 포도주로, 포도주를 성혈로
날씨는 무덥지만 한편으로 다양한 제철과일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이다. 수박·복숭아 등 종류가 많지만 포도야말로 대표적인 늦여름 과일. 포도는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두드러진 상징성을 갖는 식물로, 가톨릭교회는 초기부터 포도와 포도나무의 종교적 상징성, 포도주가 예수님의 성혈로 변하는 것의 의미를 교리로 가르쳐왔다.
성경에는 구약의 창세기부터 신약의 복음서까지 포도를 소재로 한 이야기가 많다. 특히 생포도는 물론 과실을 가공해 만든 건포도, 포도즙과 포도주, 포도 식초, 포도나무, 포도원 주인과 일꾼에 대한 비유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어 등장한다. 실제로 포도는 과거 중동 지역의 7대 주요 작물 가운데 하나로, 기원전 수천 년 전부터 재배되었을 정도로 긴 역사를 자랑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살게 될 좋은 땅이 “밀과 보리와 포도주와 무화과와 석류가 나는 땅”(신명 8,8)으로, 이스라엘이 “가지가 무성한 포도나무 열매를 잘 맺는”(호세 10,1) 곳으로 표현된 것만 봐도 이 지역에서 포도가 얼마나 중요한 식물이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신약 성경에 언급되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포도에서 시작해 포도로 끝난다. 예수님께서 카나에서 보여주신 첫 번째 기적은 바로 물을 포도주로 바꾸신 일이다. 이후 예수님은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을 포도밭 주인으로 비유하시고, 당신 자신을 “참포도나무”(요한 15,1)라 말씀하시며 제자들에게 포도나무의 가지가 될 것을, 열매를 풍성하게 맺을 것을 당부하신다. 수난을 앞두고는 제자들과 포도주를 나누며 이를 “내 계약의 피”(마르 14,24)라 이르셨다.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기 직전 접했던 음료도 신 포도주다.
화가들은 이 같은 성경 내용을 바탕으로 각종 성화에서 포도나무 잎과 덩굴로 예수 그리스도를, 나무 기둥에 달린 포도송이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표현했다. 또 빵과 함께 포도나 포도주 잔을 그려 성체성사, 예수님의 수난을 나타냈다.
포도주가 가톨릭교회의 전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유럽에서는 포도주 제조가 꾸준히 발달했고, 포도주와 포도주 제조업자들의 수호성인도 생겨났다. 4세기 스페인의 순교자인 사라고사의 성 빈첸시오가 수호성인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의 이름이 프랑스어로 뱅 상(vin sang), 즉 ‘포도주의 피’를 뜻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그의 축일인 1월 22일 무렵이 포도나무가 휴면기를 끝내고 새순을 내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6년 7월 12일, 신지현 소피아(「기도의 정원」 옮긴이, 통번역가)] 0 13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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