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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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자료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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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10:48 ㅣ No.9549

[다시 만난 신약 성경]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거의 매일 저녁, 함께 사는 수녀님이 “뉴스 보기 싫지만 봐야지?”라고 하십니다. 요즘 뉴스는 기쁜 소식이 거의 없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기쁜 소식은 어떤 것일까요?

 

루카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신 다음, 갈릴래아에서 활동을 시작하시면서 나자렛의 회당에 들어가 이사야서의 한 단락을 읽으십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주시니...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4,18-19). 앞으로 하실 일을 요약해서 말씀하시는, 취임사 같은 중요한 말씀이지요. 그런데 여기에서 예수님의 사명은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라고 일컬어집니다.

 

그러한 예수님의 사명은 마리아의 노래에서도 예고되었습니다.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1,53). 마리아의 노래에서 하느님은 세상의 질서를 바꾸어 놓으시는 분으로 나타납니다. 비천한 종에게 큰일을 하시고, 교만한 자들과 통치자들은 흩으시고 비천한 이들은 들어 높이십니다. 힘 있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질서가 아닌, 오히려 그것을 반대로 돌려놓는 질서입니다. 루카 복음서의 앞부분에서 예수님이 행하시는 일들은 이렇게 예고됩니다. 병든 이들을 고치시고, 죄인에게 용서를 선포하시고, 죽은 이들을 살리시는 일들은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전해지는 기쁜 소식입니다.

 

7장에서 세례자 요한이 감옥에서 제자들을 보내어 예수님이 “오실 분”이신지를 묻게 했을 때도 예수님은, “눈먼 이들이 보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7,22)라고 말씀하심으로써 당신이 “오실 분”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십니다. 그분이 선포하시는 말씀과 그분이 행하시는 일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된다는 것이 바로 그분이 메시아시라는 표지가 됩니다.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신 지 이천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세상 여기저기서 전쟁을 일으키고 힘없는 사람들이 더 큰 희생을 치르게 하는 요즘의 상황들을 보면, 과연 기쁜 소식이 선포된 것이 맞는가 싶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마리아의 노래에서는, 아직 예수님이 태어나지도 않으셨는데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라고, 이미 그 일이 이루어진 것처럼 말을 하지요. 미래의 일이지만 확실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자렛 회당의 설교에서도 예수님은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4,21)라고 하십니다. 과연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는가 의심스럽게 보일 때, 어쩌면 우리는 감옥에 있는 세례자 요한과 같은 입장이 됩니다.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메시아시라고 선포해 놓고서도 세상의 어두움에 눈이 가려지는 것이지요. 그때 예수님은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는 말씀에 한 마디를 덧붙이십니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7,23).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4월 26일(가해)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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