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4일 (토)
(백)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가톨릭 교리

매주 읽는 단편 교리: 성반과 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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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2-09 ㅣ No.6772

[매주 읽는 단편 교리] 성반과 성작

 

 

지난 2월 4일 거행된 사제ㆍ부제 서품식에서는 새 사제들에게 성반과 성작을 수여하는 예식이 있었습니다. 사제는 미사 때마다 성반에 담긴 빵과 성작에 담긴 포도주를 주님의 몸과 피로 축성합니다. 오늘은 미사 때 사용되는 “거룩한 그릇”(「미사 경본 총지침」 327항)인 성반과 성작에 관해 알아봅니다.

 

성반(聖盤)은 미사 중 축성될 제병을 놓는, 둥글고 평평하면서 약간 오목한 접시입니다. 성작(聖爵)은 축성될 포도주를 담는 잔인데, 일반적으로 윗부분의 잔(poculum)과 중간 마디가 있는 대(nodus) 그리고 받침(fundamentum)으로 구성됩니다. 때로는 만드는 사람의 재량에 따라 성작의 형태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그 형태는 전례 용도와 그 지역의 관습에 부합해야 하고, 일상 용도로 쓰이는 잔들과 구분되어야 합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332항).

 

초기 교회에서는 성작이 나무로 만들어졌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유리, 구리, 청동, 천연 수정, 줄무늬 마노 같은 재료들도 사용되었는데, 콘스탄티누스 대제(306~337년 재위) 시대에 이르러 금이나 은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노(354~430년)와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347~407년) 역시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으로 성작이 만들어졌다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금과 은을 제외한 다른 재료들이 금지되었는데, 1310년에 열린 트리어 교회 회의에서는 성반과 성작을 금으로 만들되, 그럴 수 없을 땐 적어도 은으로 된 성반과 성작에 도금해야 한다고 규정하였습니다.

 

오늘날에는 주교회의의 판단과 사도좌의 승인에 따라, 용도에 맞으면 그 지역에서 고상하다고 여겨지는 견고한 다른 재료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969년 교황청 경신성성(현 경신성사부)은 재정적으로 어려울 때 구리, 주석, 청동으로 제작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러나 잔의 안쪽은 반드시 도금해야 한다고 규정하였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칠보나 자개처럼 귀하고 값진 재료를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쉽게 깨지거나 부서지는 건 아닌지 주의해야 합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329항). 또한 성작은 주님의 성혈을 담기 때문에, 잔 부분은 물기를 흡수하지 않는 재료이어야 합니다. 받침대 부분은 단단하고 품위 있는 다른 재료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330항).

 

예로부터 가톨릭교회는 미사 때 사용하는 여러 기물 중에서 “포도주와 빵을 담아 봉헌하고 축성하며 받아 모시는 데 쓰는 성작과 성반을 특별히 소중하게”(327항) 여겨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격식을 넘어, 성체와 성혈의 거룩함을 인식하고 우리에게 몸소 오시는 예수님을 진심으로 흠숭하기 위해서입니다. 성체성사의 놀라운 신비를 마음에 새기면서, 사제들 특히 앞으로 성체와 성혈을 축성하는 사제직에 첫발을 내딛는 새 신부님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2026년 2월 8일(가해) 연중 제5주일 의정부주보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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