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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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경: 전기 형식에 말씀을 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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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전기 형식에 말씀을 담아
복음서가 생겨나던 상황이 루카 복음서 첫머리에 잘 나와 있습니다. “우리 가운데에서 이루어진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엮는 작업에 많은 이가 손을 대었습니다.”(루카 1,1) 그중의 하나가 바로 마태오 복음서입니다. 마태오 복음서는 복음서 가운데 28장으로 가장 깁니다. 마르코 복음서가 16장, 루카 복음서가 24장, 요한 복음서가 21장이니까요. 그 정도 분량이면 처음부터 혼자 집필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료를 모아서 써야지요.
어느 자료일까요? 성서학계에서는 마태오가 마르코 복음서와 예수 어록을 바탕으로, 별도로 모은 자료를 엮어서 마태오 복음서를 집필했다고 봅니다. 마태오 복음서와 마르코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는 내용만이 아니라 표현까지도 똑같은 부분이 많아서 공관(共觀) 복음서로 불립니다. 그리고 마르코 복음서에는 없는데 마태오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에 함께 나오는 내용이 예수님의 말씀뿐이라 ‘예수 어록’으로 불립니다.
마태오복음 5장의 소제목은 다음과 같이 열거됩니다. 참행복(루카 6,20-23), 세상의 소금과 빛(마르 9,49-50; 루카 14,34-35), 예수님과 율법. ( ) 안은 이와 유사한 성경 구절이 어디에 나오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로 보아 ‘참행복’은 마태오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에만 나오는 예수 어록이고, ‘세상의 소금과 빛’은 세 복음서에 모두 나오는 내용이고, ‘예수님과 율법’은 마태오 복음서에만 나오는 내용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세례서부터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까지 예수님의 공생활을 전기(傳記)라는 틀로 처음 기록한 사람이 바로 마르코 복음사가입니다. 오늘날의 전기는 주인공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기록합니다. 그런데 고대의 전기는 주인공의 성격을 고정해 놓고는 말씀과 행적을 모아 주인공의 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우리나라 고대소설 춘향전에 나오는 변 사또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 악인의 전형으로 제시되는 것과 똑같습니다.
더 나아가 마르코 복음사가는 이 전기의 특성을 ‘복음’이라고 분명히 밝힙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마르 1,1) 복음서는 우리에게 알리는 기쁜 소식이 담겨 있다는 거죠. 복음서를 읽을 때나 들을 때나 기쁨으로 맞이하기를 바랐던 것이죠. 그 기쁨이 오늘날 우리에게도 생동감 있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마태오는 마르코가 세워놓은 전기의 틀에 예수 어록을 넣어서 다섯 개의 행적과 말씀으로 교차 편집했습니다. 산상 설교(마태 5,1-7,29), 파견 설교(마태 10,1-11,1), 비유 설교(마태 13,1-53), 교회 설교(마태 18,1-35), 심판 설교(마태 23,1-25,46) 등 다섯 번의 설교를 다섯 번의 행적과 번갈아 제시합니다. 더불어서 공생활을 시작하기에 앞서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2026년 1월 18일(가해) 연중 제2주일(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 서울주보 5면, 이우식 베드로(성서신학자)] 0 16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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