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7일 (수)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았다.

성경자료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참된 행복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1-05 ㅣ No.9130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참된 행복

 

 

마태오 복음 5장부터 시작되는 산상 설교에서 예수님은 새로운 모세의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산에 오르시어 사람들을 가르치시고,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께 율법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달했듯이, 신약의 제자들에게 율법을 완성하러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지난주에 우연히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마태 5,8)라는 구절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주고받은 일이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의 행복 선언들 가운데서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그날 저와 이야기를 나눈 분은 이 행복 선언들이 이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상이라는 건 정의 자체이며 현실적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것이라고요. 이상은 우리에게 방향을 보여주고 우리를 이끌어주지만, 우리가 실제로 거기에 이르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들을 때는 수긍했는데, 다음날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구약 성경에 나오는 행복 선언들은 현실입니다. ‘이렇게 되면 행복하리라.’고 미래의 일을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을 보면서 그 사람이 행복하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마태 5장의 행복 선언은 어떨까요? 현실일까요, 이상일까요?

 

신약 성경의 행복 선언들에서 미래의 희망이 더해지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마태 5,5) 같은 구절은, 미래에 누리게 될 몫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행복 선언을 듣는 사람들은 이미 마음이 가난하고, 슬퍼하고 있고, 온유하고,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마태 5,11)라는 구절에서 행복한 사람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너희”입니다. 그들은 모욕과 박해를 실제로 당할 것입니다.

 

다시 우리의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마태 5장의 행복 선언은 이상일까요, 현실일까요? 문득 떠오른 대답은, 이 말씀을 믿으면 현실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믿습니까? 온유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박해를 받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믿습니까? 그것을 믿을 수 있다면, 그래서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이 행복 선언들은 현실일 것입니다.

 

예수님이 새로운 모세로서 산에서 선포하신 말씀이 인간이 실천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떻게 그분이 율법을 완성하신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바오로 사도는 구약의 율법이 죄를 깨닫게 했지만 죄를 짓지 않게 하지는 못했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율법은 어떨까요?

 

어떻게 보면 새로운 율법의 요구들은 옛 율법에서보다 더 어렵습니다.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그것을 넘어서야 합니다. 기도와 단식과 자선도 겉으로 규정을 지킨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선포는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믿음을 가지고 용감하게 산상 설교를 받아들이고 정말로 그렇게 살 때, 이 말씀들이 우리에게서 실현될 것입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1월 4일(가해) 주님 공현 대축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29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