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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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25년 세계 관광의 날 교황청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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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1:37 ㅣ No.1351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제46차 세계 관광의 날 담화

(2025년 9월 27일)


관광과 지속 가능한 변화

 

 

1. 피조물의 아름다움과 인류의 문화유산은 하느님 지혜의 표징을 읽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에게 가르침을 줍니다. 그러하기에 관광 또한 성장과 만남과 상호 이해의 기회가 됩니다. 곧, 여행 경험이 개개인에게는 공동의 집을 돌보라는 초대가 되는 한편, 민족들 사이의 관계를 풍요롭게 해 줍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는 “관광과 지속 가능한 변화”를 2025년 9월 27일에 기념할 세계 관광의 날 주제로 정했습니다. 관광과 지속 가능한 변화의 연계는 앞을 내다보는 혜안을 드러내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에 담긴 다음과 같은 호소와도 그 뜻이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의 공동의 집을 보호해야 하는 긴급한 과제에는 모든 인류 가족이 지속 가능하고 통합적 발전을 추구하는 데에 하나 되도록 하는 일도 포함됩니다”(13항).

 

이러한 돌봄의 자세는 관광에도 이어집니다. 해마다 다양한 목적으로 여러 교통편을 통하여 지구촌의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이동에는 자원의 사용이 요구되며 이는 인간의 안녕과 자연에도 깊은 영향을 줍니다. 바로 이러한 이동에 힘입어 점점 더 축소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인식이 자라나는 가운데, 관광 종사자들도 지속 가능한 변화의 전망을 지니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광 현장의 자원이 풍부할수록 여행객의 이동과 안녕을 증진하는 데에 더욱 적절한 수단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한편, 관광객 스스로도 환경의 지속 가능성이 존중되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것 가운데 그 무엇도 잃지 않으려면, 피조물에 대한 관심과 돌봄에 대한 개인적 공동체적 책임이 요구됩니다.

 

 

피조물 안에서 함께

 

2. 여행을 하는 것은 현실을 보는 더 넓은 시야를 기르도록 북돋고 세계 각지에 있는 자연과 예술의 아름다움을 관상하도록 도와줍니다. 관광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또한 상호 존중과 연대를 촉진하여 민족들 사이의 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관광이 관계에 미치는 커다란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특히 관광은 그 목적지가 거룩한 장소일 때에 더욱더 심오한 측면을 지닙니다. 실제로 순례지에서 관광객들은 영적 육체적 힘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앙 여정에 관하여 그리고 오늘날 사회생활의 방대한 부분을 아우르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에 관하여 숙고하면서 특별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이라는 소중한 재화와 물의 소비를 생각해 봅니다. 예를 들어, 웅장한 폭포에 감탄하는 사람이라면 물이 우리만의 배타적인 자산이 아니라는 사실을 성찰해야 합니다. 물은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재화로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산이나 바다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들은 물의 가치를 깨닫고, 물이 낭비되거나 나아가 오염되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임을 헤아려 보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러한 인식이 이 자원을 더욱 지혜롭게 이용하는 생활 양식으로 이어지기를 빕니다.

 

지속 가능한 이용은 분명히 물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생태계가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다른 많은 요소로까지 확장됩니다. 우리 모두가 이 땅의 나그네이므로, 환경 보호 문제와 이 역사적 상황의 비극적 측면을 통찰하고 있는 소수에게만 공동의 환경을 돌보는 일을 위임해 버릴 수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 특히 자연이 “사랑과 진리의 계획”의 표현임을 인식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에 앞서 자연을 창조하시어 우리 삶의 터전으로 주셨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창조주에 대해 그리고 인간을 향한 그분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베네딕토 16세, 회칙 「진리 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 48항). 우리는 관광객으로서도 이 사랑의 증인이며 경이로운 세상이 주는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우리는 이 세상을 온전히 보전해야 합니다.

 

 

반드시 필요한 정의

 

3. 지속 가능성에 비추어, 관광 경험은 정의라는 주제도 부각시킵니다. 여행객이 증가하면 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필연적으로 더 많이 제공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관광 사업자들은 관광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부정적인 사례가 많아 적지 않은 우려를 자아냅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관광객 수가 지나치게 증가하면서 관계 당국은 출입에 제한을 두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관광객들에게 문을 닫아걸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항의도 있습니다. 분명 일부 지역의 관광객 과밀은 심각한 문제가 되지만, 이는 적절한 개입 조치와 기술적 도구 활용을 통하여 예방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보호 조치를 요구하는 관광객들이 있는 한편, 더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연구도 진행됩니다.

 

서비스 인력의 요구에 대해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적정한 임금은 노동의 정당한 결실이[고]” 그러하기에 “당사자들의 합의만으로 정한 임금의 액수를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는 없다.”(『가톨릭 교회 교리서』[Catechismus Catholicae Ecclesiae], 2434항)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자주 겪는 불확실성은 결코 지속 가능한 미래의 원천이 될 수 없습니다. 정의는 이윤을 향한 욕망이나 노동자의 존엄성을 해치는 조건들로 가려져서는 안 됩니다. 참된 정의는 빈곤을 퇴치하고 사람들의 직업적 역량을 드러내도록 돕는 보루가 됩니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큰 노력 없이 빠르게 얻는 이윤에 대한 갈망뿐인 듯합니다. 이러한 광적인 열망으로는 근로자와 관광객, 그리고 사업자들 자신에게도 굴욕적인 해결책만 마련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말씀하셨듯이, “경제가 성장해도 종종 인간 삶의 질이 실제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환경이 악화되고 식품의 품질이 떨어지며 일부 자원이 고갈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논의는 흔히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자기 합리화를 하려는 수단이 되고 맙니다. 이는 생태에 관한 담론의 가치를 금융과 기술 지배주의의 논리에 흡수시키고, 기업의 사회와 환경에 대한 책임은 흔히 일련의 마케팅과 이미지 관리의 활동으로 축소됩니다”(「찬미받으소서」, 194항). 반대로 참다운 관광 증진에는 언제나 사회 정의와 환경 존중의 모범적 실천들이 따라야 합니다.

 

 

희년 그리고 희망의 표징

 

4.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관광에 직접 참여할 뿐만 아니라, 순례자와 관광객에게 환대를 표현하기 위하여 마련된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하여 관광을 기획하기도 합니다. 순례지의 책임자는 이 장소가 언제나 참된 영성을 위한 거룩한 자리가 되도록 각별히 보살필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순례지를 찾는 이들은 마음의 위안을 얻고, 침묵과 기도 그리고 하느님의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하여 인간의 근본적인 물음들을 더 깊이 성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순례지에 대한 책임을 맡은 사제들과 사목 종사자들의 준비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필수 요건입니다. 이처럼 평화롭고 고요한 오아시스는 소중한 자원이고, 옛것이지만 언제나 현재하는 것이기도 한 영적 자산을 통하여 신뢰의 눈으로 미래를 바라보도록 돕는 삶의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순례지와 마찬가지로 본당 공동체, 특히 전통적으로 관광지가 되어 온 본당 공동체들도 젊은 세대들을 위한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 기여하도록 지속 가능한 삶의 양식에 대한 요구에 열려 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창조 세계 보호를 위한 노력은 작은 것들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여기에서부터 우리는 온 인류가 함께 감당해야 하는 그 ‘생태적 빚’을 짊어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희년에 관광 분야 종사자들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천연자원과 구조적 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투자함으로써 그리스도교 희망을 가시화하는 구체적인 표징들을 보여 주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전망에서, 제9회 세계 관광 사목 대회가 오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로마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 대회는 이러한 주제뿐만 아니라, 관광이 복음화와 인간 발전의 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교회가 추진하고자 하는 노력에 관해서도 함께 성찰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2025년 5월 26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장관 직무 대행 살바토레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

 

<원문 Dicastero per l’Evangelizzazione, Sezione per le Questioni Fondamentali dell’Evangelizzazione nel Mondo, Messaggio per 46a Giornata Mondiale del Turismo, Turismo e Trasformazione Sostenibile, 2025.5.26.>

 

이탈리아어 : https://www.vatican.va/content/romancuria/it/dicasteri/dicastero-evangelizzazione/documenti/messaggio-gm-turismo20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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