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31일 (목)
(백)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전례ㅣ미사

[미사] 미사의 구성4: 말씀의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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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5-07-25 ㅣ No.2675

[전례와 함께] 미사의 구성 (4) 말씀의 전례 ①

 

 

말씀의 전례는 그날 전례의 핵심 지향을 담은 본기도 이후에 시작됩니다. 하느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의 의미를 되새기는 미사의 한 부분이 말씀의 전례입니다. 독서와 복음, 그리고 강론으로 이어지는 말씀의 전례는 구약의 말씀, 신약의 서간들의 말씀, 그리고 복음 말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말씀의 전례는 독서나 복음을 ‘읽는 것’이 아니라 ‘선포하는 것’입니다. 독서를 읽는 사람은 하느님 말씀이 청중에게 직접 선포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복음 선포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음은 그야말로 ‘기쁜 소식’이고 모든 회중, 나아가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구원 섭리를 확고히, 선명히 알리는 것입니다.

 

독서가 끝나고 화답송을 하게 되는데, 화답송은 대부분 시편에서 발췌한 부분을 노래로 봉헌합니다. 하느님 말씀을 듣고 화답하는 회중은 말씀에 대한 감사와 그 말씀이 믿는 이들 안에 온전히 이루어졌다는 기쁨을 시편의 구절들로 노래하게 됩니다. 이어지는 복음 선포 전에 우리는 ‘알렐루야’를 부르게 되는데, ‘알렐루야’는 ‘하느님을 찬양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들은 하느님 말씀은 4복음서, 그러니까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 복음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 다시 한번 확고히 선포됩니다. 독서의 말씀이 구원을 향한 하나의 약속이었다면, 복음의 말씀은 그 구원이 예수님 안에 온전히 이루어졌다는 완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복음 선포 전 하느님을 찬양하는 알렐루야를 부르며 구원에의 기쁨을 미리 드러내는 것입니다.

 

복음이 끝나면 사제는 강론을 합니다. ‘강론’은 그리스말 ‘호밀리아(ὁμιλία)’에서 유래했는데, 대화, 담화, 혹은 해설과 연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강론은 선포된 하느님 말씀을 설명하는 주석적 관점과 그 설명을 공동체의 상황에 적용하는 해석학적 관점으로 그 성격을 규정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함부로 해석되어서는 안되기에 정통 신학과 신앙 교육을 받은 사제의 고유한 직무가 강론의 자리에서 더욱 도드라지는 것이지요. 또한 사목적 차원에서 말씀은 늘 육화되어 실천되어야 하겠기에 본당 사목의 책임을 지고 있는 사제의 역할은 강론을 통해 분명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말씀의 전례는 독서와 복음 선포 이후에 일정부분 ‘침묵’의 시간 역시 중요한 요소로 기억합니다. 침묵은 선포된 하느님 말씀을 깨닫는 회중들의 적극적 행위입니다. 온전히 선포된 말씀에 집중하여 자신의 삶과 반추해보는 일이 침묵입니다. 선포된 말씀과 침묵 사이에 말씀의 전례는 하느님과 믿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친교와 일치의 전례가 됩니다.

 

[2025년 7월 20일(다해)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대구주보 4면, 교구 문화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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