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8일 (토)
(백)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윤리신학ㅣ사회윤리

[생명] 다시 보는 생명윤리: 체외 수정을 통한 출산(시험관 시술)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5-06-17 ㅣ No.2061

[다시 보는 생명윤리] 체외 수정을 통한 출산(시험관 시술)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다.” 특별히 그리스도교인이 아니더라도 세상 모든 이가 공감하고 있는 이 명제에 교회는 특별한 이유를 들어 인간 생명의 존엄에 대해 설명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과 비슷하게 당신 모습으로 인간을 창조하셨으며, 당신의 그 창조물을 보시고 “참 좋았다.”라고 하셨다는 것(창세 1,26.31 참조)입니다. 인간이 존엄한 이유는 그가 가진 생명이 하느님에게서 왔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더불어 하느님께로부터 온 생명을 지니고 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인간은 차별 없이 존귀한 가치를 가지며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교회는 끊임없이 세상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이 고귀한 생명의 시작을 남자의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만나 이루어지는 수정의 순간으로 봅니다. 사실 모든 부부가 정당한 부부의 사랑 행위를 통해서 이 귀한 생명의 탄생을 맞이하길 바라지만 요즘은 그 자연스러운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자연 출산의 걸림돌이 되는 여러 이유들 때문에 많은 부부가 의학적 도움을 바랍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체외 수정을 통한 출산(시험관 시술)입니다.

 

이른바 체외 수정을 실시해서 생산된 배아들(수정 후 8주 정도까지를 배아라고 부른다.) 중 일부를 자궁에 착상시켜 출산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체외에서 수정된 여러 배아들 중 결함이 발견된 배아는 바로 버려지게 되어 있습니다. 또 선별된 배아들 가운데 일부만 여성의 자궁에 이식이 되고 나머지는 다음에 사용하고자 냉동 보관되기도 합니다. 여성의 자궁 안에 다수의 배아를 이식하는 이유는 최소한 배아 하나라도 자궁에 착상될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배아가 가진 생명의 가치가 훼손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체외 수정의 기술을 통해 인간 배아를 그저 쓸모 있는 것만 고르고 나머지는 처분해 버리는 세포 덩어리인 것처럼 다루기 때문입니다. 최근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출산에 문제가 없는 부부가 자녀의 유전학적 선별을 위하여 인공적인 이 출산 수단을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인간 출산은 남편과 아내의 인격적 행위이고 그 어느 것도 이를 대치할 수 없습니다. 체외 수정에서 이루어지는 엄청난 수의 낙태를 경솔하게 인정하는 일은, 단순한 번식으로 전락될 수 없는 출산에 대한 합당한 존중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기술적 절차가 부부의 사랑 행위를 대신함으로써 모든 인간에게 합당한 존중이 얼마나 취약해지는지를 생생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론 교회는 아이를 갖고자 하는 바람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출산 문제와 싸우는 부부의 고통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바람이 마치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듯이 모든 인간 생명의 존엄을 짓밟아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아이를 갖고자 하는 바람이 자녀 ‘생산’을 정당화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인간의 존엄 16항 참조)

 

자녀를 출산하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을 단순하게 죄로 취급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과학적 기술의 개입이 하느님께 받은 생명과 사랑의 선물에 대한 올바른 사명감을 흐리고, 그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가 가진 생명의 존귀한 가치를 훼손하고 유린하는 일이라는 것을 늘 의식해야 합니다.

 

[2025년 6월 15일(다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이원재 마르코 신부(교구 가정사목국)] 



10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