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자료
[성경]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누룩 없는 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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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누룩 없는 빵
그런데 흥미롭게도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누룩 없는 빵”처럼 진실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여러분의 자만은 좋지 않습니다. 적은 누룩이 온 반죽을 부풀린다는 것을 모릅니까? 묵은 누룩을 깨끗이 치우고 새 반죽이 되십시오. 여러분은 누룩 없는 빵입니다. 우리의 파스카 양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기 때문입니다”(1코린 5,6-7). 이는 시간이 없어 구워 먹어야 했던 파스카 무교병(無酵餠)의 의미와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와 사두가이의 누룩을 조심해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경고하신 마태 16,12과 관련된 가르침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누룩은 변질이나 변절을 상징하기 때문이며, 소량의 누룩도 반죽 전체로 빠르게 번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1코린 5,6). 곧 소수의 불충과 교만이 누룩처럼 온통 부풀어 공동체 전체로 퍼진다는 의미입니다. 더구나 예수님 시대에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들이 지도자로 활동하였음을 고려하면, 합당한 비유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주님께 바치는 제물에 누룩을 넣지 말라는 오경의 율법(레위 2,4.11 등)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변질과 부패를 막아주는 소금을 쳐야 합니다(13절). 하느님과 맺은 계약은 소금 계약(민수 18,19)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누룩이 그 자체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늘나라가 누룩과 같다고 가르치신 바 있습니다(마태 13,33). 다만 누룩이 상징하는 변질과 변절을 경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 탈출 사건을 통하여 두고두고 기억될 구원의 신비를 경험하였습니다. 이런 신비가 신약 시대에는 예수님을 통해 세상 만민에게 확대되기에 이릅니다. 이런 배경에서 오늘날 미사 때 사용하는 제병 역시 누룩 없이 만듭니다. 그래서 맏배의 재앙이 내렸을 때 이스라엘 백성이 받은 구원과, 십자가 위에서 몸소 파스카의 희생 양이 되시어 세상 만민을 구원으로 이끄신 신비를 함께 기념합니다.
* 김명숙 소피아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박사, 광주가톨릭대학교 구약학 교수, 전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서 「에제키엘서」 「예레미야서 1-25장」 「예레미야서 26-52장」 「구세사 산책: 에덴에서 약속의 땅까지」
[2025년 3월 30일(다해) 사순 제4주일 의정부주보 2면, 김명숙 소피아] 0 9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