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31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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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의신학ㅣ교부학

[교부] 교부들의 삶과 신앙: 교부란 누구인가? 교부학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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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5-01-22 ㅣ No.904

[교부들의 삶과 신앙] 교부란 누구인가? 교부학이란 무엇인가? (1)

 

 

교부학(patrology)이라는 학문은 역사신학의 분과 학문으로 고대 교회사에 포함된 신학의 분야입니다. 그래서 교부학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승천 사건과 성령강림 이후 사도시대를 포함하여, 8세기 초까지 교부(敎父)라고 불릴 수 있었던 인물들이 남겨준 신앙의 유산에 대해서 연구합니다.

 

교부(敎父)라는 단어 (가르칠 교와 아버지 부)에 이미 잘 표현되어 있듯이, 해당 단어는 아버지(pater)라고 불릴 수 있는 대상의 말씀 혹은 학문, 가르침(logos)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러한 질문들을 던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누가 해당 단어를 가장 먼저 사용했는가?

2) 해당 단어는 처음부터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교부학의 의미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는가?

 

학문의 한 분과로서 교부학이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인물은 16세-17세기를 걸쳐 살았던 루터파 신학자 요한 게르하르트(Johann Gerhard 1582-1637)입니다. 유럽의 고대철학과 고대로마 시대의 인간이해에 뿌리를 둔 인본주의 사상과 이를 확장시킨 르네상스(Renaissance)운동에 힘입어 당대의 신학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가톨릭에서 분리되어나간 개신교 루터파의 신학자들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신학의 노선을 걷고자, 그리고 자신들의 신학에 정당성(Orthodoxy)을 부여하고자 고대부터 중세에 이르는 그리스도교 문학사에 해당이 되는 방대한 그리스도교 저작물 전체에 대한 연구를 교부학이라고 지칭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교부에 대한 의미를 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그리스도교 문학사라는 틀을 넘어서는 “아버지”라는 개념이 어떻게 그리스도교로 받아들여지고 이해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초세기 그리스도교 원공동체에서 아버지라는 개념을 누구에게 사용하였는지에 대한 연구로 이어졌고, 오늘날 교부학의 의미를 구체화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교부학은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 신앙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학문입니다. [2025년 1월 19일(다해) 연중 제2주일 가톨릭마산 8면, 이승언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교부들의 삶과 신앙] 교부란 누구인가? 교부학이란 무엇인가? (2)

 

 

고대 교회에서 아버지pater라는 용어는 신약성경 시대와 맞물려 있는 그리스 로마 문화권에서는 하나의 명예 칭호로서 사용되었습니다. 더불어 가정 제례 예식에서 가장(pater familiae)의 역할은 제사장과 일치했습니다. 이러한 단어의 용례는 아시아 문화권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구약성경에서 가정 제례 예식(빵을 들고 감사 기도를 드린 후 이를 나누는 행위)은 가족의 대표자로 역할을 수행하는 아버지가 어떠한 존재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유대교에 뿌리를 두고, 그리스 로마 문화권의 영향 아래 탄생한 그리스도교는 그리스 로마 문화의 영향 아래 주어진 다양한 의미들을 통합하여 자신들만의 고유한 의미로 탄생시키기 시작했습니다: 1) 훌륭한 삶을 살았던 인물로 특별히 그리스도교 안에서는 신앙의 증거자, 혹은 신앙의 수호자를 지칭하는 의미합니다. 2) 부족의 대표로 유대교 최고 협의체의 장 혹은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장에 해당되는 역할을 수행하는 부족장(patriarch) 역시 아버지(pater)라는 단어가 어떻게 그리스도교로 수용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3) 그리스도교의 주교에 해당되는 ἐπίσκοπος라는 단어는 신앙의 수호자로서 신앙의 유산을 올바로 가르치는 직무에 봉사하면서 그 의미가 확대 되었고, 이는 2-3세기가 되면서 사도들의 후계자로서 그 고유성을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4세기부터는 오직 주교들만이 진리의 계승자, 수호자로서 Pater교부라는 칭호를 부여받기 시작했습니다.

 

고대 교회의 아버지의 의미에 대한 발전을 바탕으로 교부개념에 대한 연구를 한 가톨릭 교부 신학자 드롭너(Hubertus Drobner) 신부는 교부를 규정하는 4가지 원칙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교부학에서 교부는 고대(antiquitas)시대의 사람으로 모범된 삶(sanctitas vitae)을 살았던 사람이며 교리의 정통성(doctrina orthodoxa)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기에 교회의 인준(approbatio ecclesiae)를 받은 분들을 지칭합니다. 교부학은 따라서 신학에서 이러한 의미를 지닙니다: 교부학자들은 교부들의 모든 활동과 그 흔적들에 관심을 가집니다. 그러는 가운데 교부들이 발전시켰던 신학의 다양한 분과 학문들, 소위 교회의 전통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모든 부분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통합하여 교회가 살아왔던 방식인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를 보여줍니다. [2025년 2월 16일(다해) 연중 제6주일 가톨릭마산 8면, 이승언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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