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 (목)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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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길: 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프놈펜 타케오 마을 사도직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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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4-09-04 ㅣ No.233

[사랑의 손길] 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프놈펜 타케오 마을 사도직 센터


갈 곳 없는 프락 타케오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세요!

 

 

오늘은 타케오 마을 아이들이 모처럼 때 빼고 광내는 날입니다. 젬마 수녀가 외지에 나갔다 오는 길에 샴푸를 하나 사 왔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도착하자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면서 좋아했고, 동네 할머니들은 아이들을 모아 공용 펌프장으로 데리고 갑니다. 헤어, 바디 상관없이 어디나 오케이! 몸에 바른 매끄러운 거품으로 장난을 치면서 아이들은 마냥 즐겁습니다. 프놈펜 시내에서 약 39킬로미터 떨어진 빈민촌 프락 타케오 마을의 한 전경입니다.

 

총 33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에서 저희 수녀들은 가난하지만 순박한 이들과 함께 소박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의 가난은 무지에서 오는 대물림이라 할 수 있지요. 거의 문맹인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대물림을 끊기 위해 삼십여 명의 아이들이 자국어인 크마이어를 익힐 수 있도록 언문 학교를 운영하는데요, 학교라고 하기에는 조금 민망합니다. 얼기설기 되는대로 얹어놓은 지붕 아래 화이트보드 하나만 걸쳐 놓았으니까요. 교사에게는 월급을 드리고 아이들에게는 학용품과 간식을 제공하고, 독거노인들에게는 매월 쌀과 식료품을 지원합니다. 도무지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볼 수 없는 열악한 주거지를 고치거나 새로 지어주기도 하고, 이따금 쌀과 식료품 등을 나눠주면서 말 그대로 최소한의 의식주를 보조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하루의 끼니는 세 끼가 아닌 한 끼이고, 우기가 닥치면 그마저도 거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난하지만 밝게 살아가던 마을주민들이 그나마 지금까지 몸 붙여 살고 있던 이 땅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가 올 8월부터 이 마을을 관통하는 관광 시설 건설과 도로 확장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기 때문이지요. 물론 애초부터 이 땅은 주인이 따로 있는 사유지이기에 무허가 거주자들이 받을 수 있는 보상은 한 푼도 없습니다. 사실 가진 것이 없어 더 이상 잃을 것도 없고, 목소리도 낼 수 없는 이들이지만, 이렇게 당장 살고 있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그들의 막막한 눈망울만큼이나 저희도 그저 암담하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제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그동안 함께 했던 저희 역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에서 이들과 함께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땅을 마련하는 것으로 생각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우리 힘만으로는 할 수 없지만,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 하신 말씀에 힘입어 용기를 내어봅니다. 하느님이 원하신다면, 새로운 마을에는 33가구의 가족들이 살 수 있는 거처와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대안학교, 근본적인 갈망을 채워줄 하느님의 집이 마련될 것입니다. 아직은 그들이 하느님을 알지 못하지만, 갈 곳 없는 그들을 품어 주는 넉넉한 하느님 사랑을 담은 마을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선한 이들의 의지에 힘입어 이 꿈이 성사될 수 있기를 기도하고 희망합니다. 언제나 가난한 이들을 품으시는 성모 마리아와 은인들의 도움을 청하면서 이 빈민촌 마을에 주님의 평화가 넘치기를 오늘도 기도합니다.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004-429455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2024년 8월 31일~10월 4일까지 위의 계좌로 후원해 주시는 후원금은 ‘프놈펜 타케오 마을 사도직 센터’를 위해 씁니다.

 

[2024년 9월 1일(나해) 연중 제22주일(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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