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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유익한 심리학: BEING과 DOING 사이의 선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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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심리학] BEING과 DOING 사이의 선택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시어 자기 의지와 의도를 가지고 행(行)할 수 있게 하셨다. 우리는 이를 ‘자유 의지’라고 부른다. 인간에게 선택한다는 것은 어떤 의지와 의도를 가지고 행한다(살아간다)는 말이고, 행함을 통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인간은 선택을 통하여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의지와 의도가 없는 것이 ‘반응’이다.
반응은 무의식적이며 자동적이고 반사적인 몸의 움직임이다. 반응은 과거 경험과 축적된 정보에 의해 도식화된 것으로 생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한몫을 한다. 이는 자유 의지보다는 본능에 가깝다. 우리의 뇌는 내가 어떤 의지와 의도를 가지고 선택을 하기 전까지는 몸에 축적된 다양한 도식을 활용하여 효율적인 생활을 하도록 협력한다. 별생각 없이 그냥 살면, 우리는 뇌의 메커니즘, 즉 도식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때 우리는 외부 세계에 ‘반응’하는 것이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개나 돼지 등 동물은 ‘존재한다.’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상 세계의 일부일 뿐이다. 그러나 사람은 대상 세계의 일부가 아닌 존재하는 주체다.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선택’이라는 행위를 통해서이다. 다시 말하면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자유 의지를 주신 것은 ‘존재하라’는 명령인 셈이다. 선택이란 것은 ‘살아야 하는’ 그 어떤 것을 암시한다.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고민해야만 하는 주체로서 인간이라는 것이다.
생각 없이 ‘그냥’ 사는 것은 동물적 삶과 다르지 않다. 그냥 사는 것은 행위가 아니라 반응하는 삶이다. 우리가 생각을 멈추면 우리 뇌의 메커니즘은 최고조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모든 상황을 뇌가 알아서 판단하고 몸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나의 뇌가 사는 것이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라고 여기지만 실상은 뇌에 의해 자동화되고 도식화된 몸의 반응일 뿐이다. 바로 매트릭스의 세상이다. 생각 없이 그냥 살면, 우리 몸은 과거의 도식과 높은 효율성으로 자동화된 반응을 반복할 뿐, ‘지금-여기’에 존재하지 못한다.
매 순간 자유 의지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BEING’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자유 의지로 선택한다는 것은 참된 자유 상태에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욕망의 노예가 된 마음, 명예욕에 빠진 마음, 타인과의 경쟁심에 불타는 마음은 비록 자신이 자유롭게 선택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실상은 욕망에 의한 반응인 DOING일 뿐 자유로운 선택으로서 BEING이 아니다. 무엇엔가 사로잡힌 마음, 사탄이 들었다든가, 귀신 들렸다든가, 어떤 식으로 표현하든 자유 의지를 상실한 상태임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자유 의지의 선택이 불능한 상태라는 것, 존재하는 삶을 살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스스로는 잘살고 있다고 여길지라도 실상은 그렇지 않으니, 코헬렛의 외침은 지금도 우리에게 유효하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코헬 1,2ㄴ-3)
[2024년 8월 25일(나해) 연중 제21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김정민 라자로 신부(아중성당)] 0 83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