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 (목)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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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우리 성인을 만나다24: 성 이광헌 아우구스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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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4-06-22 ㅣ No.2243

[윤영선 교수의 우리 성인을 만나다] 24. 성 이광헌 아우구스티노


이광헌 성인, 성령의 불꽃으로 온 가족 순교한 ‘조선의 아우구스티노’

 

 

- 윤영선 작 ‘성 이광헌 아우구스티노’

 

출 생  1787년 경기도 광주시

순 교  1839년(53세) 서소문 밖 / 참수

신 분  회장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회심 꼭 닮은 순교자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성령의 은총을 충만히 받았다. 성령의 은혜는 성실한 신자들의 삶에서 탐스럽게 맺어지기 마련이다. 바로 성령의 9가지 열매로 사랑·기쁨·평화·인내·친절·선행·진실·온유·절제가 그것이다. 성령께서는 이렇게 인간의 삶과 삶의 의미를 극적으로 변화시켜 주신다.

 

성인 가운데엔 인생의 극적인 변화로 귀감이 되는 인물이 많다. 성 아우구스티노도 가장 위대한 회심자 가운데 한 분일 것이다. 젊은 시절 진리에 대한 갈망으로 끝없이 방황하던 그는 하느님을 만나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 성령께서는 아우구스티노로 하여금 방황에서 벗어나 생의 매듭마다 위대한 열매를 맺게 하셨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회심을 꼭 닮은 우리 순교자가 있다. 순교자 이광헌이다. 젊은 날의 광헌은 방탕한 나날을 보낸 적도 있었다. 서른 살쯤에 부인과 함께 입교하여 아우구스티노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역사가 순교자의 생애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방탕한 생활 접고 성령의 열매 풍성히 맺어

 

자신의 세례명처럼 이광헌은 조선의 아우구스티노라도 된 듯이 성령의 열매를 맺어나갔다. 과거 무절제한 생활을 완전히 바꿔 절제된 생활을 하였으며, 박해 중 이곳저곳 피신해 다니는 궁핍한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명랑하고 불평 없이 살았다.(기쁨·평화·인내) 아울러 냉담자들을 권면하고(친절) 병약자를 위로하며(선행), 외교인에게 복음을 전하였다.(사랑·온유) 공소회장이 된 그는 신자들이 마련해 준 집을 공소로 사용하며 주교님과 신부님들을 맞아들이는 한편, 교우들이 성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였다.(진실)

 

그는 성가정의 성실한 가장이기도 했다. 가장의 모범을 따라 가족 모두 순교하는 순간까지 변함없는 하느님 사랑으로 가득했다. 감옥 안에서 극심한 형벌과 회유를 당하면서도 가족들 모두 영광의 길을 걸어갔다. 부인 권희 바르바라는 고문당하는 어린 자식의 처참한 모습에도 모정을 초월하는 순교를 택했다. 부모가 배교했다는 속임수에도 굴하지 않고 17세의 동정으로 순교한 딸 아가타, 동정으로 순교한 남동생 이광렬 요한이 바로 그들이다. 이광헌에게 내린 뜨거운 성령의 불꽃이 온 가족에게서 풍성한 열매로 맺어진 것이다.

 

 

동생과 부인 · 딸도 순교의 월계관 쓰고 시성

 

서울 중림동약현성당은 언제 보아도 그 역사성과 아름다운 건축미, 신앙의 보존 터로서 도심 속 특별한 장소로 느껴진다. 마당에서 보면 성 요셉과 아기 예수님 성상 뒤로 아름다운 자태의 약현성당이 보인다. 성당을 둘러싼 무한한 공간에는 성 이광렬 요한, 성녀 권희 바르바라, 성녀 이 아가타, 그리고 이들의 형님·남편·아버지인 크나큰 따뜻한 품을 지닌 이광헌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서 계신 듯하다.

 

서소문 밖에서 순교한 성인은 오늘도 약현성당을 배경으로 복음을 전교한 회장으로서 「주교요지」를 들고 뜨거운 믿음으로 성령의 불을 밝히고 있다. “오~ 이광헌 아우구스티노 성인이시여, 저희의 가정을 지켜주시고, 성령의 열매를 맺도록 도와주소서~!”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6월 16일, 윤영선 비비안나(강동대 건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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