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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46: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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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46)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고단했던 삶의 여정을 헤쳐나갈 수 있었던 건…
■ 성경에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안다고 증언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어쩐지 성당 밖에서 성호를 긋거나 신앙심을 드러내는 일에 자신이 없습니다. 자신 있게 예수님을 안다고 증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라는 복음 말씀을 보다보면 ‘하느님께서 참 까칠한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심약한 신자분들은 이 내용 때문에 자신이 신자임을 드러내지 않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가끔 어떤 신자분들은 자신은 하느님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이라 하기 어렵다고 하십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하느님께 대한 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평생 주님 뜻대로 살려고 최선을 다한 인도 콜카타 마더 데레사 수녀님 같은 분들도 하느님에 대한 의심을 가지고 살았다고 고백할 정도인데, 평범한 신앙인에 지나지 않는 우리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래도 우리가 하느님을 안다고 할 정도의 믿음을 가지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은퇴 신부님들 중에는 당신의 사제생활은 “자신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해온 것이다”라고 고백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도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자주 있습니다. 제가 해온 일들이 저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인데 이루어져가는 것을 보면 ‘하느님께서 개입하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 인생의 결과는 다 내 능력으로 이루어낸 것이야”라고 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자신의 인생길에 크신 존재가 함께하심을 체험한 사람들이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나를 안다고 증언하는 사람들”이란 자신의 삶이 하느님의 은총과 배려와 용서로 이루어져 왔음을 고백하는 사람들이고 “나를 모른다고 하는 사람들”이란 자기 인생을 오로지 자기 능력만으로 만들어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하느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도운 것에 대해서도 전혀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혼자 잘난 척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흔히 내뱉는 말들이 있습니다. “성당에 가면 밥을 주나, 돈을 주나”, “다 쓸데없어. 오직 난 내 주먹 하나만 믿어”, “성당은 시간이 남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야”, “기도는 무능력자들이나 하는 것이야” 등등.
만약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도움을 줬는데 그 사람이 감사는커녕 모든 것이 다 자기 능력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다면 마음이 어떨까요? 섭섭할 뿐만 아니라 ‘다시는 도와주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자신이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자주 감사인사를 한다면 무엇인가 더 큰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입니다.
산행을 갔는데 어떤 무속인이 굿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굿이냐” 물으니 자신이 모시는 신을 기쁘게 해드리려는 굿이라고 하더군요. 우리는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잠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을 만났을 때 반가이 인사를 했는데 “난 너를 모른다” 하시는 경우를 당하지 않게 말입니다.
■ 마태 10,32-33
그러므로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가톨릭신문, 2023년 12월 3일,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0 84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