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세계주교시노드 종합 보고서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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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종합 보고서」 해설 (상) ‘시노달리타스’ 균형 있는 이해 바탕으로 일치성과 다양성 강조
- 10월 2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봉헌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폐막미사에서 대의원 주교들이 입장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하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가 10월 29일 폐막했다. 본회의 제1회기에서는 폐막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대의원 투표를 거쳐 선정된 20개 안건을 담은 「종합 보고서」(Synthesis Report)를 채택했다.
「종합 보고서」는 내년 10월 교황청에서 이어지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2회기 논의 주제가 되면서 가톨릭교회 개편의 밑그림을 보여 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0월 2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주례한 본회의 제1회기 폐막미사 강론에서 “오늘 우리는 온전한 과실을 보지는 않지만, 눈을 들어 멀리 보면 우리 앞에 펼쳐진 지평선이 보인다”라고 말한 것은 「종합 보고서」의 성격을 적절히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종합 보고서」는 파트1에서 3까지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고, 부분별로 각각 7개, 6개, 7개 안건을 다룬다. 각 부분에 포함된 안건 내용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파트1 ‘시노드적인 교회의 면모’
「종합 보고서」 파트1 ‘시노드적인 교회의 면모’(The Face of the Synodal Church)에 포함된 7개 안건은 ▲ 시노달리타스: 경험과 이해(Synodality: Experience and Understanding) ▲ 삼위일체에 의해 모이고 파견되고(Gathered and Sent by the Trinity) ▲ 신앙공동체에 들어가기: 그리스도교 신앙의 시작(Entering the Community of Faith: Christian Initiation) ▲ 가난한 사람들, 교회 여정의 주인공들(People in Poverty, Protagonists of the Church’s Journey) ▲ 모든 부족과 언어, 민족과 국가의 교회(A Church out of every tribe, tongue, people and nation) ▲ 동방교회와 라틴교회 전통(The Eastern Churches and Latin Church Tradition) ▲ 그리스도교 일치를 향한 도상에서(On the Road Towards Christian Unity)다.
파트1 안건 순서에서 ‘시노달리타스’가 서두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균형 있는 이해 없이는 「종합 보고서」를 온전히 읽을 수 없다. 또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제시하려는 제삼천년기 교회 모습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노달리타스는 무엇인가
시노드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에서 “시노달리타스는 많은 하느님 백성에게 익숙하지 않은 용어로 어떤 이들에게는 혼란과 우려를 낳고 있다”며 “교회의 가르침이 바뀌고, 신앙 선조들이 지켜온 사도적 신앙으로부터 멀어짐으로써 오늘날 하느님을 찾고 갈망하는 이들의 요구에 교회가 부응하지 못할 것이라 걱정한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종합 보고서」를 작성한 대의원들은 “우리는 시노달리타스가 역동적이고 살아 있는 전승(Dynamic and Living Tradition)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승’이라고 표현한 것은 시노달리타스가 일부의 우려처럼 과거와 단절된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읽어 내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계속해 “시노드 과정을 보다 풍부하고 깊게 하려면 참여 확대라는 가치를 인식하고 지금까지 드러난, 참여를 방해하는 요소를 극복해야 한다”며 “내년에 진행되는 본회의 제2회기에 성직자들(부제, 사제, 주교)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한편, 일부 사람들이 왜 시노드 과정에 거부감을 갖는지 그 이유를 보다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10월 29일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폐막미사를 봉헌하는 대의원 주교들. CNS 자료사진
삼위일체 신앙공동체
「종합 보고서」는 서문에서 시노달리타스는 우선적으로 삼위일체를 묵상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되는 영적 체험으로서 표현되고, 교회 안의 다양성과 일치성을 구체화함으로써 드러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노달리타스가 추구하는 공동합의성이 일치성과 다양성 어느 한쪽에 치우친 가치가 아니라,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성과 일치성 속에서의 다양성이라는 양상에서 온전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종합 보고서」는 삼위일체 신앙과 관련해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쇄신은 오직 은총의 우선성(The Primacy of Grace)을 인식할 때만 가능하며, 영적 깊이가 부족하면 시노달리타스는 겉치레로 남겨진다는 사실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신앙공동체에 들어가기: 그리스도교 신앙의 시작’ 제안(Proposals) 부분에는 성숙한 신앙으로 이끄는 세 가지 발걸음을 서술한다. 먼저, 성체가 시노달리타스를 형상화하고 있다면, 우리는 받은 은총에 부합하게 그리스도와의 친교 안에서 미사를 봉헌해야 한다. 둘째는, 전례 언어를 신자들이 좀 더 사용하기 쉽게 바꾸고 다양한 문화 안에서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 셋째는, 미사 봉헌 외에 지역교회의 특성을 고려한 공동체 기도를 확대하려는 사목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난한 이에 대한 관심은 교회 일치 행보
「종합 보고서」에서는 가난한 이들을 ‘교회의 주인공’이라 부른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난하고 비천한 이들 곧 가난 속에서 친교를 맺은 이들과 식탁에 함께 앉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이들이 교회에 요청하는 사랑은 존중과 받아들임, 인식을 뜻하는 것이다. 분명 중요한 지원이긴 하지만 단지 음식과 돈,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인간존엄성을 충실히 표출한다고는 볼 수 없다. 시노드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에서 가톨릭 사회교리가 신자들에게 너무나 알려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지역교회들은 사회교리를 더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사회교리 가르침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시노드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에서 가톨릭교회의 중앙집권 구조 완화, 동방교회와 라틴교회 그리고 이웃 그리스도교에 대한 이해와 일치 필요성도 다룬다.
중앙집권 구조 완화에 대해서는 “교회 됨(Being Church)의 다양하고 풍부한 표현들을 향한 감수성을 키울 필요성이 있다”며 “전체로서의 교회와 지역에 뿌리는 둔 교회 사이의 역동적인 균형(Dynamic Balance)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가톨릭교회와 일치를 이루고 있는 동방교회가 시노달리타스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데 가치 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기여의 내용에 대해서는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하기로 했다. 또한 동방교회와 라틴교회 신학자, 역사학자, 교회법학자들로 이뤄진 공동위원회를 조직해 심도 있는 연구가 요구되는 사안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하도록 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교회일치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으로는 가톨릭신자와 다른 그리스도교 신자 간의 결혼에서 사목적 배려 문제, 가톨릭교회 시노드 과정에서 이웃 그리스도교 참관인들의 참여 범위 문제, 현대세계에서 공동의 사명에 관한 에큐메니칼 시노드 개최 문제, 에큐메니칼 순교자 목록 제작 문제 등이 거론됐다. 2024년 10월에 개회하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2회기에서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신문, 2023년 11월 12일, 박지순 기자]
세계주교시노드 「종합 보고서」 해설 (중) 여성 · 장애인 등 ‘약자’에 집중하고 주교 직무평가 제도화 제안
-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가 진행 중이던 지난 10월 23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봉헌된 미사 중 찬양하고 있는 아시아 여성 수도자들. 제1회기 「종합 보고서」에서는 ‘여성’이 앞자리에 서술됨으로써 그들의 역할이 지금보다 커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말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가 채택한 「종합 보고서」(Synthesis Report) 파트2는 ‘모든 제자들, 모든 선교사들’(All Disciples, All Missionaries)이라는 제목으로 교회의 선교 사명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역할을 다루고 있다.
부제와 사제, 수도자, 여성 평신도 그리고 주교와 교황 직무까지 언급하고 있는 파트2에서는 하느님 백성들이 맡고 있는 직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교회 제도를 제안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보편교회가 지향하는 미래 교회의 모습이 「종합 보고서」 파트2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파트2 구성
「종합 보고서」 파트2는 모두 6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6개 장 각각의 제목과 순서를 먼저 살펴보면 이번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지향하는 시노드적인 교회의 밑그림을 볼 수 있다.
▲ 교회는 선교(Church is Mission) ▲ 삶과 교회 선교에 있어서의 여성(Women in the Life and Mission of the Church) ▲ 축성생활과 평신도 단체 그리고 활동: 은사의 표지(Consecrated Life and Lay Associations and Movements: A Charismatic Sign) ▲ 시노드적인 교회에서 부제와 사제(Deacons and Priests in a Synodal Church) ▲ 교회 친교에서의 주교(The Bishop in Ecclesial Communion) ▲ 주교단 속 로마의 주교(The Bishop of Rome in the College of Bishops)까지 6개 장의 배열을 보면, 전체 교회의 선교 책임을 가장 앞서 언급한 뒤, 여성-평신도와 수도자-부제와 사제-주교-교황 순으로 짜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가톨릭교회의 위계(Hierarchy)에서는 항상 교황이 선두와 정점에 있지만 「종합 보고서」에서는 교황을 맨 뒤에, 여성을 가장 앞에 두고 있다. 교회 위계를 부인하거나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교회 내 약자일수록 「종합 보고서」 앞자리에 서술함으로써 그들의 역할이 지금보다 커져야 한다는 당위성과 교회 구성원 각자가 부여받은 선교 사명을 시노드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교회는 선교’에서 이 점이 분명히 드러나는데, 선교를 위해서는 모든 세례받은 이들의 ‘공동 책임’(Co-responsibility)을 증진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교회 내 장애인들이 지닌 역량도 인식해야 하고 장애인들이 복음화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장애인들이 사회와 교회에서 겪은 고통과 소외, 차별도 알아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여성과 수도회에 필요한 변화
대의원들은 「종합 보고서」에서 여성들이 교회 내에서 느끼는 상반된 감정을 서술한다. 여성들은 사제와 주교들이 하는 일에 깊은 감사를 표현하는 동시에 교회 안에서 받는 상처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여성들이 교회에서 받는 상처는 성직주의와 남성 우월주의, 부적절한 교회 권위의 행사 등에 의한 것으로, 교회 얼굴에 상처를 내고 친교를 해치는 원인이 된다. 대의원들은 “어떻게 하면 교회가 모든 이를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권한과 권위의 남용은 정의와 치유, 화해를 향한 호소를 불러일으키고, 효과적인 구조 변화를 위한 기반으로서 깊고 영적인 회개가 요구된다”고 밝히고 있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여성 부제직 허용과 관련해서는 찬성이나 반대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여성 부제직에 대해 어떤 대의원들은 ‘전통과의 단절’(Discontinuity with Tradition)로 여겨 여성 부제직이 불가하다고 여기는 반면, 어떤 대의원들은 여성 부제직이 초대교회 모습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접근방식이고 시대의 표지에 대한 적합하고 필요한 응답으로 여겨 찬성 입장을 드러냈다.
「종합 보고서」에는 여성 부제직 허용 여부는 지금도 계속되는 신학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지속적인 숙고의 여지를 남겨 두었다.
아울러 여성들이 신학교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치는 역할과 더불어 양성 과정(Formation Programmes)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도회 · 사제 · 주교에 요구되는 변화
대의원들은 수도회와 지역교회 주교단과의 관계를 규정한 「상호관계」(Mutuae Relationes)가 1978년 제정될 당시 상황과 현재 상황이 달라진 점에 주목하면서 “개정할 때가 됐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개정은 관계된 모든 이에게 자문을 구하고, 시노드적인 방식으로 완성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제와 사제에 대해서는 이들이 교회 각 분야에서 폭넓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먼저 밝히면서 “사목과 선교에 있어 하나의 장애가 되는 것이 성직주의(Clericalism)로, 성직주의는 성소를 봉사보다는 특권으로 오해하고 세속적인 방식으로 행사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고 그 원인을 진단하고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사제 성소의 왜곡(Distortion)은 사제 양성 과정 처음부터 하느님의 백성들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체험을 통해 교정돼야 한다”고 말한다.
대의원들은 더 나아가 「종합 보고서」에서 시노드적인 교회를 세울 수 있기 위해서는 사제와 부제들이 수행하는 역할을 정기적으로 검증(Regular Audit)할 수 있는 과정과 구조를 지역교회에 요청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주교 직무를 정기적으로 평가(Regular Review)할 수 있는 교회법적인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까지 제안하고 있다. 주교의 권한 행사 방식, 교구 예산의 집행, 사목 기구들의 기능, 모든 형태의 권한 남용 방지책이 아직 교회법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은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한 교구 사목 협의체(Diocesan Pastoral Council)를 의무(Mandatory) 기구화해야 한다는 요청도 포함했다.
또한 지역교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황대사나 교황사절 직무와 관련해서도 교황대사 등이 수행하는 직무를 평가할 수 있는 기구가 지역교회에 의해 세워지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부산교구 담당 노우재 신부(미카엘·서동본당 주임)는 “사제와 주교의 직무수행을 평가, 감독할 수 있는 기구와 교회법 조항의 신설 필요성을 제기하는 「종합 보고서」 내용이 실제 현실화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이와 같은 논의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은 이번 주교시노드의 지향점을 분명히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교회법은 사제의 주교에 대한 의무, 주교의 교황에 대한 의무인 ‘상향식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종합 보고서」는 하느님 백성을 향한 ‘하향식 의무’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톨릭신문, 2023년 11월 19일, 박지순 기자]
세계주교시노드 「종합 보고서」 해설 (하) 격의 없이 상호 소통하는 문화 체험… 다양한 모임 이어지길 제안
-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대의원들이 10월 11일 교황청 바오로 6세 홀 원형 탁자에서 웃으며 그룹 토의를 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종합 보고서」(Synthesis Report)는 마지막 파트3에서 ‘유대 짜기, 공동체 짓기’(Weaving Bonds, Building Communities)라는 제목으로 가톨릭교회가 지금보다 친밀한 공동체, 상호 소통하는 관계가 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전의 세계주교시노드를 ‘행사’(Event)였다고 지칭하면서 이번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행사가 아닌 ‘과정’(Process)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히는 부분이다. 이와 더불어 각 나라와 지역교회들이 더욱 활발히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파트3 구성
「종합 보고서」 파트3은 14장에서 20장까지 모두 7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7개 장의 제목과 배열을 보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가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진행됐지만, 가톨릭교회 안에 시노드적인 논의 과정과 구조, 기구가 부족하다는 반성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 양성을 위한 시노드적인 접근(A synodal Approach to Formation) ▲ 교회의 식별과 열린 질문들(Ecclesial Discernment and Open Questions) ▲ 경청하고 동반하는 교회를 향하여(Towards a Listening and Accompanying Church) ▲ 디지털 환경에서의 선교(Mission in the Digital Environment) ▲ 참여를 위한 구조(Structures for Participation) ▲ 전체 교회의 친교 안에서 교회 그룹 형성하기(Groupings of Churches within the Communion of the Whole Church) ▲ 주교시노드와 교회 모임(The Synod of Bishops and Ecclesial Assemblies) 등 7개 장은 교회의 본질을 하느님 백성 모두가 함께 걸어가는 시노달리타스에서 찾아야 한다는 사실과 그러기 위해 새롭게 정립돼야 하는 하느님 백성의 양성, 국가별 및 대륙별 활발한 소통 필요성을 제안한다.
시노드적인 교회 위한 ‘양성’
「종합 보고서」는 교회에서 필요한 양성에 세례받은 모든 이가 자기 역할을 지니고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우선 요구한다. 양성에는 사제를 비롯한 특정한 이들만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세례받은 이는 누구나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총과 재능에 대한 응답으로 자기 스스로를 양성할 의무를 부여받기 때문이다.
「종합 보고서」는 양성의 의미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으로 걸어가 십자가를 향하는 모습을 보여주신 것처럼, 능력을 키우는 것만이 양성이 아니라 패배와 실패로부터도 열매를 맺는 하느님 나라의 논리를 깨닫고 회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양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양성에 있어서 가정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최우선적이고 중요한 양성은 가정에서 먼저 이뤄지고 부모와 조부모가 사용하는 신앙 언어에서 첫 신앙 고백을 배우게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종합 보고서」는 신학생 양성 이외 분야에서도 공동책임성과 경청, 식별,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 공동의 집 지구를 보호하는 노력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요청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부산교구 담당 노우재 신부(미카엘·서동본당 주임)는 “「종합 보고서」가 양성에 대한 장에서 ‘회심’(Conversion)을 요청하고, 하느님 백성 모두가 양성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대목은 교회의 권위주의와 성직주의, 관료주의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방향을 알려 준다”고 말했다.
경청 · 동반하는 교회 되려면
「종합 보고서」는 교회 내 논쟁들(Controversial Matters)을 어떻게 바라보고 응답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랑과 진리’(Love and Truth)라는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에 언급된 성소수자 문제도 「종합 보고서」의 ‘논쟁들’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논쟁에 관계된 이들을 사랑으로 대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시노드적인 교회의 자세이지만, 교회가 따라야 하는 진리 역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대의원들의 요청이었다.
「종합 보고서」는 “결혼상의 지위(Marriage Status), 성 정체성(Identity or Sexuality) 등을 이유로 교회로부터 배제되거나 소외된 이들은 교회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듣고 동반하기를 요청하고 있다”며 “지속되는 논쟁들에 대해 숙고의 시간을 가지면서 교회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종합 보고서」는 이번 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지역교회 단계에 참석한 신자들, 특히 평소에 교회에서나 사회에서 소외를 경험했던 이들은 자신들의 말이 깊이 경청되는 체험을 하며 놀라는 한편 인간으로서 존엄성에 대한 확신과 인식을 갖게 됐음을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종합 보고서」는 이번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이전 주교시노드와 차별화되는 점을 ‘이벤트에서 과정으로’(From an Event to a Process) 변화됐다고 강조했다.
‘함께 걷기’(Walking Together)라는 시노드 본래의 의미에 비춰 볼 때, 이전 주교시노드는 주로 주교들이 참여하며 교회의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주교들만을 위한 이벤트였지만 이번 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사상 최초로 여성과 평신도 대의원들까지 참여함으로써 시노드 본질을 구현한 논의 과정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종합 보고서」는 “시노드 과정(The Synodal Process)은 우리를 고무시키는 은총의 시간이었고 지금도 은총의 시간이 되고 있다”며 “하느님께서는 교회의 선교적 삶과 사명을 이끌 수 있는 시노드적인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고 이번 주교시노드를 평가하고 있다.
「종합 보고서」는 시노드적인 교회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 기기들을 복음선포에 선용할 것과 각국 주교회의 간의 교류, 대륙별 교회 모임 개최 등도 제안하고 있다.
노우재 신부는 “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가장 중요하게 시사하는 점은 단순히 하루나 며칠 동안이 아니라 25일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추기경, 주교, 사제, 평신도가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대화하는 문화를 만든 것”이라며 “한국교회도 준비과정을 거쳐 전국 교구에서 100명 정도가 참여해 권력관계와 격의 없이 함께 앉아 교회의 미래상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가톨릭신문, 2023년 11월 26일, 박지순 기자] 0 256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