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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기쁨과 친교 가득한 의령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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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기쁨과 친교 가득한 의령성당
고령층이 많아도 활동적인 본당
정철현 바오로 주임 신부는 고령층이 많아도 본당은 활동적이고 열정이 넘친다고 한다. 성경공부반도 연령대별로 수요일과 토요일 두 번 열린다. 참가자는 사오십 명에 이른다. ‘여정 첫걸음’이란 이름으로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읽는다. 바오로 신부는 신자들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어, 큰 어려움이나 힘든 부분은 없다고 한다. 그 말에서 사목 방침을 가늠할 수 있다. 깊은 믿음, 희망, 사랑을 지니고 영성적 성장과 기쁨과 친교 봉사를 실천하는 행복한 의령본당 공동체가 그것이다. 본당의 날은 격년제로 성지순례와 본당 자체 행사를 하는데, 작년 가을에는 구한선 타대오 성지순례와 고성 야유회를 병행하여 기쁜 친교의 시간이 되었다. 자모회원들도 주부로서 주일학교 교사까지 겸하며 활동적인 본당을 이어가고 있다.
본당의 오랜 역사를 이야기꽃 피우며
정호순 데레사 또한 본당의 산증인으로 초창기를 회고했다. 당시 성당 일을 보는 수녀 한 명과 의령여중·고에 수업 지원을 하던 수녀 두 명이 있었다. 학교 수녀들은 교원자격증이 없어서, 몇 년 뒤 학교 일을 그만두고 본원으로 돌아갔다. 당장 수녀가 하던 성당 일을 대신할 사람이 없었다. 당시 정 데레사는 텅 빈 수녀원에서 한 달만 살기로 하고 모든 일을 이어받았다. 그 한 달이 어느덧 12년으로 늘어났다. 성당의 제대일과 식관 일까지 도맡았다. 신영도 루카 사목회장은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는데, 정 데레사의 심부름을 도운 적이 있다고 회상한다. 정호순의 남편도 입교하여 사목회장으로 세 차례나 봉사하였다.
어려운 시절을 신심으로 이겨내
화음으로 하나 되려는 의령본당
신영도 루카 회장은 코로나 이전 신자들의 90퍼센트는 돌아왔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도 냉담자들이 많고, 교구 내 많은 신심 단체가 위축된 점을 상기한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편한 신앙생활에 익숙해지진 않았는지 자신을 돌아볼 때라고 한다. 그리고 의령본당이라면 성가대를 빠뜨릴 수 없단다. 20여 명의 단원이 내는 화음이 수준급인데, 여느 시골 성당의 성가대쯤으로 여겨서는 안 된단다. 주임 신부도 다녀본 본당 중에서 제일가는 성가대라고 맞장구쳤다. 이미 2019년에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교구 합창단과 공연하였다. 내년에는 성가대 음악회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
설립 50주년 행사 당시 이해인 수녀 초청 강의를 열었을 때는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몰려와 자리가 부족해서 성당 마당에도 의자를 준비할 정도였다. 의령성당 신자들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본당을 떠올리며, 고령화도 사라지고 냉담자들도 돌아오는 광경을 그리며 함께 손을 모은다.
[2023년 9월 24일(가해) 연중 제25주일(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가톨릭마산 4-5면, 이준호 라파엘] 0 45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