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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소공동체 인식조사 보고서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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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2-15 ㅣ No.176

대구대교구 소공동체 인식조사 보고서 결과는?


소공동체 교구 도입 20년 넘었는데, 사목 활성화는 ‘아직’

 

 

교회 모든 구성원이 능동적으로 복음화 사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소공동체’ 사목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대구대교구 교구사목연구소 ‘오늘’(소장 박강희 신부, 이하 교구사목연구소)이 내놓은 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평신도들이 소공동체를 통해 신앙적으로 긍정적인 도움을 받는 것은 사실임에도 20여 년 전 도입 단계에서부터 의사소통이 부족했고 지금까지 별다른 인식개선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실은 특정 교구만의 문제점은 아니어서, 사제들의 관심과 함께 소공동체 사목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구사목연구소는 2월 6일 「대구대교구 소공동체 어제와 오늘 - 소공동체 사목 인식조사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교구사목연구소가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 대구대교구 사제 201명 ▲ 소공동체 사목을 하고 있는 교구 4개 본당 신자 671명 ▲ 평신도사도직 사목을 하고 있는 교구 4개 본당 신자 829명 등 총 17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제와 평신도 모두 소공동체 사목 시행과정에서 교구 구성원 간 의사소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5점 척도(1~5점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긍정적)로 구성된 설문에서 사제들은 소공동체 사목을 시행하는 과정에 대한 질문 중 ‘충분한 논의와 의사소통이 이뤄졌다’는 문항에 가장 낮은 점수인 평균 1.97점을 부여해 부정적이었다. 평신도 역시 가장 낮은 점수인 2.88점을 매겼다.

 

특히 소공동체 시행이유와 목적에 대한 질문에서 사제들은 소공동체 시행의 중요한 이유인 ‘교구 모든 구성원들의 친교 공동체 실현’(2.76점), ‘교구와 지역사회 복음화와 공동체성 회복’(2.72점)에 낮은 점수를 부여해 소공동체 시행이유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공동체의 사목 현실에 대해서도 사제들은 2.5점을 부여해 부정적이었다. 특히 주임신부들(2.39점)이 보좌신부(2.67점), 특수사목신부(2.55점)와 비교해 소공동체 사목 현실을 가장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사제들은 전반적으로 본당 공동체를 활성화하는데 소공동체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평신도들의 경우 사제들과 달리 소공동체 또는 평신도사도직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신앙생활에 긍정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는 점으로는 ‘본당 공동체의 소속감과 유대감 형성’(3.97점), ‘신앙생활 성숙’(3.92점), 교회의 삶에 더욱 능동적인 참여‘(3.87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소공동체 사목의 미래에 대해 사제들은 ‘20여 년간의 결과를 보아 소공동체 사목을 더 이상 교구 중심 사목으로 삼을 필요가 없다’(3.17점)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럼에도 소공동체 사목이 계속될 경우 ‘본당 현실을 고려한 다양한 사목 모델 제시가 필요하다’(2000년 이후 서품 사제 4.21점, 1999년 이전 서품 사제 3.66점)는 항목에 점수가 높아 교구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다.

 

대조적으로 평신도들은 소공동체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소공동체는 교구 사목의 비전이므로 교구장과 교구가 지속적으로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4.07점), ‘소공동체는 교회의 본질을 살고자 하는 것이므로 교구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3.9점)는 의견을 내놨다. 또 소공동체 사목 활성화 방안에 대해 ‘소공동체를 하는 본당에는 소공동체에 관심 있고 잘 아는 사제가 파견돼야 한다’(4.18점), ‘소공동체에 대한 사목자의 태도와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3.99점)는 항목에 점수가 높았다. 평신도들이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교구와 사제들의 인식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교구사목연구소장 박강희 신부는 “사제들의 인식 개선과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조사 결과 나타난 것”이라며 “구성원 간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현실적이고 다양하면서도 유연한 소공동체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가톨릭신문, 2020년 2월 16일, 방준식 기자]

 

 

대구대교구 교구사목연구소장 박강희 신부


“소공동체 본질에 대해 인식부족… 교회 전 구성원 ‘소통’ 필요”

 

 

“이번 인식조사 연구를 계기로 교회 구성원 모두가 소공동체의 중요성을 바로 알고 복음적 친교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초대교회의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구대교구 교구사목연구소 ‘오늘’(이하 교구사목연구소) 소장 박강희 신부(사진)는 「대구대교구 소공동체 어제와 오늘」 연구 보고서를 선보이며 “소공동체를 단순한 신심운동 정도로만 여기지 말고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견해를 밝혔다.

 

박 신부는 이번 연구의 의미에 대해 “교구에서 소공동체 사목이 시작된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활성화의 길은 아직 멀다”며 “교구사목연구소가 정확하게 현실을 짚어내고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함으로써 소공동체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보고서는 신자들뿐만 아니라 사제들의 소공동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 신부는 이와 관련 “실제 소공동체 사목을 하고 있는 본당 신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며 “하지만 상대적으로 사제들은 소공동체의 본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이를 해결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또 사회 전반에 걸쳐 ‘소통’이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설명한 그는 “교회 내에서 사제들이 일방적으로 사목하기 보다는 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성령의 인도 아래 ‘공동합의성’에 따라 교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말에 경청하고 존중하며 소공동체 사목이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구사목연구소는 이에 따라 공동합의성에 대한 세미나 등을 개최해 인식 도모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박 신부는 “교구도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소공동체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통해 올바른 사목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톨릭신문, 2020년 2월 16일, 방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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