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봉사회
평신도사도직단체를 찾아서: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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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희년] 평신도사도직단체를 찾아서 (6)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 성령의 은혜 새롭게 하며 신앙생활 생기 북돋아
- 4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8 한국 평신도 희년 맞이 성령쇄신 전국대회’에 참가한 신자 5000여 명이 성령께 은사를 청하고 있다.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 제공.
“아버지, 예수 주님, 성령이여!”
지난 4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는 오전부터 찬미 노래가 울려 퍼졌다. ‘2018 한국 평신도 희년 맞이 성령쇄신 전국대회’, 이날 체육관을 가득 메운 신자 5000여 명은 한 목소리로 성령의 은사를 청하는 기도를 봉헌했다. 지난 잘못을 뉘우치며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성령쇄신운동’은 성령을 통해 새로워지는 성화의 과정, 즉 하느님을 중심으로 진정한 신앙인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심 활동이다. 이번 호에서는 국내 성령쇄신운동의 구심점으로서, 보다 활발한 선교활동과 복음화운동의 디딤돌이 되고 있는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스도인 되기 위한 첫걸음
“성령쇄신운동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20년째 성령쇄신운동에 참가해 온 최이학(요안나·60·수원교구 상대원본당)씨는 이젠 모든 신앙생활의 기본은 ‘성령쇄신’이 됐다고 말한다. 성령의 은사를 체험함으로써 하느님의 현존을 확실히 인식해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성령쇄신운동은 전 세계 교회에 매우 빠르게 전파된 신심운동이다.
신자들은 성령의 은사를 통해 세례성사와 견진성사 때 받았던 성령의 은혜를 새롭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미온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활발히 신앙생활을 펼치는 쇄신의 새 삶을 맞이할 수 있다.
이 운동은 1967년 미국 듀케인대학교 신학교수들과 학생들이 ‘성령 은사 체험’을 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국에는 1971년 도입됐다. 초대 회장 백영재 신부(메리놀회)는 1973년 12월 5일 ‘성신운동협의회’를 구성했다. 이듬해 한국 신자 부부 12쌍이 한국교회에서 처음으로 8주 과정의 성령세미나에 참가했다. 이들이 성령세미나 이후로도 정기적인 모임을 이어가면서 한국 성령쇄신운동의 기틀을 다져갔다. 이후 성령쇄신운동은 빠르게 확산됐다. 1974년 9월 한 달 동안에만 서울·수원·대구·부산에서 세미나가 18차례 열릴 정도였다. 1980년 11월엔 처음으로 성령쇄신 전국대회가 열렸고, 성령쇄신운동의 규모가 커지면서 활동 형태도 철야기도회와 1일 피정, 은혜의 밤 등으로 다양해졌다.
전국 15개 교구 성령쇄신봉사회 총괄
1976년 12월 5일 주교회의의 설립인준을 받은 성신운동협의회는 ‘성령운동협의회’, ‘전국성령봉사회’,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위원회’ 등을 거쳐 지금의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회장 윤영수)가 됐다.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전국 15개 교구 성령쇄신봉사회의 협의기구다. 국제적으로는 ‘국제 성령 쇄신 봉사회’ 등과 교류하고, 국내에서는 각 교구 간의 긴밀한 유대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협의회는 신자들의 성령쇄신을 위해 여러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여는 성령쇄신 전국대회와 매년 5월에 마련하는 성령쇄신 1일 전국 대피정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한국 평신도 희년을 보내면서 피정 대신 전국대회를 마련했다.
협의회는 매년 ‘성직자·수도자 성령 묵상회’도 세 차례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봉사자 양성을 위해 ‘봉사자학교’도 운영 중이다. 오는 6월 17일 열리는 ‘젊은이성령축제’를 지원하는 등 청년들의 성령쇄신 또한 돕고 있다.
협의회 외에 각 교구에는 성령쇄신봉사회와 지도 신부단이 있다. 각 본당별로는 성령기도회도 운영한다. 지난해 기준 전국 15개 교구 총 봉사자 수는 4000여 명, 성령기도회 참석자 수는 연인원 50만 여 명이다.
하느님과 보다 가까워지는 과정
성령쇄신운동 참가자들은 “성령을 통한 신앙생활의 쇄신으로 하느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전국대회에 참가한 유영근(율리아·63·광주 광천동본당)씨도 “전보다 복음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오고 자꾸 성경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신앙생활을 더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30년 넘게 성령쇄신운동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청광(요한 보스코·82·광주 주월동본당)씨도 “내 마음 안에 성령을 모신 이후 이웃들에게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령쇄신은 그동안 자신이 신앙생활에 소홀하진 않았는지 하느님께 고백하고 뉘우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성령쇄신운동에 함께하려면 우선 ‘성령묵상회’를 수료해야 한다. 성령묵상회는 단기간 피정 형태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전까지 성령세미나로 불렸다. 보통 7주 동안 진행되는 이 과정을 마치면 신자들은 매주 각 본당에서 열리는 성령기도회에 참여할 수 있다. 성령기도회 참석자들은 기본·그룹교육 등 협의회가 운영하는 여러 교육수업을 마무리하면 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18년 5월 27일, 이소영 기자]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 윤영수 회장 - “성령의 이끄심에 의탁하며 향주삼덕 실천하는 삶 도와”
“성령쇄신운동의 본질은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성령쇄신운동은 한국 평신도 사도직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신자들은 성령쇄신운동에 관해 거부감을 갖거나 염려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방언과 치유의 은사 등 초자연적인 성격의 외적 표지들에 대한 반감도 포함된다.
한국가톨릭성령쇄신봉사자협의회 윤영수 회장(스테파노·70·대구 청도본당)은 이러한 시선에 대해 기우(杞憂)라고 밝혔다. 30년 전 윤 회장도 처음 성령쇄신운동을 접했을 때는 말씀의 은사 등을 믿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바오로 사도도 ‘나는 여러분이 모두 신령한 언어로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1코린14,5)’라고 성경에서 말씀했다”면서 “성령쇄신으로 얻은 은사는 오히려 성령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무엇보다 성령쇄신운동의 목적은 체험 자체가 아니라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삶을 살아가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찬미와 감사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이후 봉사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사랑을 전할 때 비로소 성령쇄신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그는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성령쇄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고 올바로 복음화를 실천하는데 더욱 힘을 싣기 위해 봉사자 양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성령쇄신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2016년 6월에는 봉사자 기본교육 교재를 발간했고, 원주·춘천·대전·제주교구 등에서 관련 설명회도 진행해왔다.
특히 협의회는 올해 한국 평신도 희년을 맞아 활동목표를 ‘성령 안의 삶’으로 정하고 실천에 힘쓰고 있다. 평신도 고유의 사명을 되새기며 성령께 의탁해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향주 삼덕의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다.
윤 회장은 “혼자일 때보다 함께할 때 성령의 은총은 배가 된다”며 “평신도 희년을 맞아 더 많은 신자들이 찬미·기도·봉사하는 성령쇄신운동으로 예수그리스도를 지향하며 증거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가톨릭신문, 2018년 5월 27일, 이소영 기자] 0 3,731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