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 (목)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소공동체ㅣ구역반

장애인사목위원회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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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9-09 ㅣ No.168

[소공동체 재발견] 장애인사목위원회의 시각을 통해 재발견하는 소공동체

 

 

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현실과 동떨어진 맹목적인 율법의 준수와 강조를 꾸짖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율법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율법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교회의 흐름과 역사를 보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많은 잘못된 이유들로 인해서 이 말씀의 의미가 뒤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인지!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실천의 이유를 찾지 못하고 헷갈려 하며, 신앙의 활력을 잃고 힘들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율법이란 무엇일까? 아마도 오랜 기간의 성찰 없이 이어진 관행과 사랑의 정신이 빠진 지나친 형식의 만연 등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바오로 사도도 맹목적인 율법으로는 사람을 구원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듯 저는 규정과 형식은 항상 주의가 필요하고, 꼭 있어야 할 최소한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공동체도 역시 정말 사랑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며, 자유롭고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마찬가지로 관리를 포함한 편의주의 등 소공동체의 목적과 정신에서 벗어난 소공동체의 모습과 실천은 항상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소공동체는 오늘날, 현실과 세상 안에서 신앙(복음)의 가치실현을 위해 교회가 선택한 방법이자 실천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무한하신 하느님의 뜻 안에서는 이 방법과 실천이 열려있어야 하고, 전부도 아니고 절대적인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모습이 가만히 한순간도 있지 않는 것처럼, 그 안에 존재하는 교회의 소공동체도 한번 무엇인가가 만들어지고 결정되었다고 해서 다 된 것이 아니라, 참된 신앙 안에서 교회는 항상 소공동체의 정신과 방법으로 그 모습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반성하고 성찰하여야 할 것입니다.

 

현재 수원교구의 장애인사목은 장애유형별로 5개의 장애인선교회(시각, 지체, 농아-청각언어장애-, 지적자폐-발달장애-, 지적자폐성 부모회)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활동의 중심은 월 1회 선교회별로 이루어지는 월례미사와 점심식사 그리고 월례회의입니다. 이외의 대부분의 신앙생활과 활동은 장애로 인한 많은 현실적인 어려움들(편의시설,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들의 의식 등)이 있으나,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본당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것을 큰 목표이며 원칙으로 합니다.

 

장애인 선교회 모든 활동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장애인들이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실질적으로 생활하는 선교회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형식과 규정은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선교회는 월례미사와 회의를 중심으로 장애인들의 신앙생활 활성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계획들을 수립하여 시행합니다. 예를 들면 선교회별로 전부는 아니어도 레지오 마리애와 여정 성경공부, 사물놀이 동아리 활동과 초·중급 수화교실 등이 실시되고 있으며, 선교회 공통사항으로는 연 1~2회 수련회나 캠프 개최, 성지순례, 정월 대보름 민속놀이 등 다양한 야외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연합회 차원에서도 논의를 거쳐 부활, 성탄 성모승천 대축일 선교회 연합미사 및 예술제, 사순과 대림 연합피정, 탈리타쿰 축제(연합 체육대회), 연합 성지순례 등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비록 월 1회이지만 미사와 월례회의를 중심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자치적으로 장애인 사목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장애인 공동체가 교회이고, 그 안에 사목자가 있고, 장애인과 그들과 함께 하며 돕고 나누는 봉사자가 있으며, 그들의 만남과 나눔, 활동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아는 장애인들과 봉사자들이 공동체 구성원이기에 아직도 전체 장애인을 생각하면 적은 숫자가 참여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참 좋고 행복합니다.

 

수원교구 장애인사목의 현재 모습은 아직도 시작단계입니다. 갈 길은 멀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할 일도 많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서로를 기억하며, 기도하고 고뇌하며 수고하는 많은 사목자들과 소공동체 봉사자들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작은 저의 바람은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장애에 대한 의식 성장으로 차별 없이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기쁘고 행복한 교회 공동체에서의 신앙생활 그리고 그러한 세상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좋으신 하느님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모든 실천의 올바름을 믿고 의심하지 않도록 지켜주시고, 당신의 뜻을 이루고자 노력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은혜와 축복을 풍성히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소공동체!!! 파이팅~~~

 

[나눔의 소공동체, 2017년 9월호, 박태웅 토마스 신부(교구 장애인사목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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