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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가 뛴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운동(M.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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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4-21 ㅣ No.8

[평신도가 뛴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운동(M.B.W)

 

 

Movement for a Better World! 

 

M.B.W에 대한 취재를 준비하면서 Movement for a Better World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을 알게 됐을 때 이보다 더 신성한 이유가 있나 싶었습니다. M.B.W가 과연 어떻게 시작됐고, 한국에서의 움직임은 어떠한지에 대해 궁금증이 더욱 생겼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MBW 한국공동체추진봉사회의 회장으로 역임하고 계신 원유술 야고보 신부님과 통화했습니다. 야고보 신부님은 현재 포항 죽도본당의 주임신부님이시기도 합니다. 

 

 

* MBW에 대한 전반적으로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M.B.W는 Movement for a Better World의 약자로 ‘보다 나은 세계를 위한 운동’이라는 뜻입니다. 창시자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예수회 소속인 롬바르디(Riccardo Lombardi Si) 신부입니다. 1939년부터 롬바르디 신부는 복음을 바탕으로 한 사랑의 실천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특히 전 유럽이 초토화되고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는 참혹한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목격한 후부터 본격화했습니다. 이때부터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형제애’를 촉구하는 강연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강연 요청이 잦아지면서 강의실에서부터 극장에서까지 강연이 이뤄졌습니다. 급기야는 광장에서 대중을 상대로 강연하면서 ‘사랑의 십자군’이라는 이름으로 활발한 활동을 했습니다. 

 

이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고, 그에 따라 협조자 즉 추진회(Promoting Group)가 구성됐습니다. 교황 바오로 6세가 M.B.W의 법적 실체를 확립해 주셨고, 그 기반을 완성해 주셨습니다. 마침내 1988년 12월 14일 교황 바오로 6세께서 M.B.W 추진회를 ‘평신도 단체’로 승인하셨고, 현재 교황청 평신도 평의회에 소속돼 있습니다. 

 

 

* 롬바르디 신부가 이 운동을 시작했을 때 교회 내부에서의 반응은 어땠나요? 

 

롬바르디 신부는 M.B.W운동을 시작하면서 ‘세상의 변혁은 그 변화의 원동력이요, 도구인 교회가 먼저 하느님 나라의 씨앗으로서 그 나라의 가치인 형제애의 공동체로 전환’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을 착안하면서 교회의 변화를 호소했습니다. 

 

그러므로 롬바르디 신부는 자연히 교회의 부정적 모습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과 함께 예언직을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고위성직자들의 비위를 상하게 했고, 급기야는 교회재판소에 고발당하게 됩니다. 

 

이때 구세주 한 분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당시 교황 비오 12세였는데요. 롬바르디 신부를 교황청에 소환해 긴 시간 대화를 가졌고, 그의 참뜻을 파악하시면서 M.B.W운동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습니다. 

 

또 오히려 롬바르디 신부의 사상과 뜻이 교회쇄신에 꼭 필요한 것임을 인정하시고, 이 운동의 이름을 친히 M.B.W로 명명해 주셨습니다. 이 후 교황은 자신의 별장을 운동의 본부로 내어 주시는 등 운동을 적극 후원하셨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교황 비오 12세께서 지난 1952년 2월 10일 롬바르디 운동을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운동’으로 선언하셨습니다. 

 

교황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롬바르디 신부는 교회 쇄신에 헌신해 오다가 결정적으로 교회에 큰 공헌을 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였는데요. 공의회가 개회되기 전 1000여 명의 주교님들이 소집돼 피정을 하게 되는데 이 피정을 롬바르디 신부가 지도하게 됐습니다. 이는 롬바르디 신부의 뜻이 피정을 통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밑바탕을 이루게 됐음을 의미했습니다. 이 피정에서 한 강론의 내용인 ‘형제애’란 주제는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공의회가 끝났을 때 이 공의회의 모든 신학적 기초 안을 작성했던 쉬넨스 추기경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숨은 공로자는 롬바르디 신부다.”고 술회한 바 있습니다. 보다 나은 세상을 지향하는 M.B.W는 더 이상 나아질 필요가 없는 하느님 나라를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기에 그 나라가 완성되는 순간까지 계속될 것이며 계속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 M.B.W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들은 어떤 식으로 운동을 전개하고 있나요? 

 

이 운동은 하느님 나라의 씨앗이며, 도구인 교회의 쇄신을 위해 계속적으로 투신합니다. 이 순간 세상과 교회에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뜻인 ‘시대의 징표’를 읽고 이에 응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보다 나아지려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이 운동에는 유연성과 끊임없는 연구가 요구되고 희망을 가져야 하며, 창조적인 모험정신과 모든 것을 수용하는 개방성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 운동의 추진회원들은 순례자들로서, 어떤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움직이도록 자극을 주고, 자각케 하며 회심하도록 계속 추진하는 사람들입니다. 

 

 

* 한국에서의 M.B.W운동은 어떻게 시작이 됐나요? 

 

M.B.W 한국 추진회 역사는 1966년 박도세 신부가 롬바르디 신부를 초청해 이 운동의 한국 진출을 논의하게 됐습니다. 이후 1968년 M.B.W 한국 추진팀을 구성해 발족했습니다. 1973년에는 서울대교구가 추진회를 구성하면서 대구, 부산, 광주, 마산, 전주, 원주, 청주, 대전 추진팀이 구성됐습니다. 2004년 현재 9개 교구(서울, 대구, 광주, 대전, 전주, 청주, 원주, 안동, 수원)에 추진팀이 구성돼 있습니다. 

 

현재 한국 공동체추진봉사회는 전국에 90명 정도 회원이 있고, 신부님이 30분 정도 됩니다. 회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은 M.B.W 연수에 참여한 신자 중에서 특별히 M.B.W의 뜻에 공감하고 봉사할 수 있는 분이면 됩니다. 물론 회원이 되기 위한 교육도 이수해야 합니다. 

 

신부님과 회원들은 교구로 나눠 연수(Convivenza) 요청이 들어오면 참여하게 됩니다. 보통 3박4일 과정(목, 금, 토, 일)으로 프로그램은 M.B.W에 대한 강의를 시작으로 나누기와 체험을 같이 하게 됩니다. 특히 Convivenza를 통해 ‘참여와 관계성의 영성’을 깊이 묵상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통상적으로 본당에서 40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대구광역시와 전라북도 전주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40주년 기념행사를 축하하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평신도, 2015년 봄호(VOL.47), 대담 · 정리 권지영 데레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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