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신학ㅣ사회윤리
저 너머 별빛이 우주 극변까지 뻗쳐 나가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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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개체는 유한하나, 움직이는 생명이 남기는 흔적만은 영원히 살아 있게 되니, 생명은 결국 무한자적 존재이다. 억만 광년 저 너머의 별빛이 우주의 극변까지 뻗쳐 나가듯, 우리의 한 행위, 우리의 한 생각도 영원토록 이 우주에 남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모든 활동은 하느님의 눈앞에 하나하나 그려져 새겨지니, 이른바 하느님의 심판은 영원한 시간 속에서 당연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아무리 자신을 변명하고 화장할지라도 또는 드러난 선행과 감춘 악행을 즐길지라도 모든 건 남긴 흔적 그대로 진행될 따름이다. 그리하여 심판의 "천국과 지옥"은 바로 이 우주 속에 엄연히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더 나아가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과 함께 하는 존재가 되게 한다. 정말 우리는 하느님과 합일(合一)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참으로 신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하느님은 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비좁은 방에서 옹기종기 모여 정답게 얘기 나누는 그런 분이 되셨다.
하느님은 거대한 대리석의 신상이나, 우주의 창 너머에서 이쪽을 내려다보고 계시는 그런 분이 아니라 우리들의 발을 극진한 사랑으로 몸소 씻겨 주시는 예수 바로 그분이시다.
그분으로 인해 그만큼 소중해진 우리이기에, 이제 우리의 행위, 아니 우리의 뜻하는 바, 그 속마음까지도 우주의 창조사 곧 구원역사에 영향을 준다. 우리의 한 웃음으로도 전우주(全宇宙)가 밝아질 수도 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악함을 보고 그렇게 우시는 까닭도, 우리의 게으름을 그토록 가슴 아파하시는 까닭도, 또한 우리의 일선의(一善意)와 일선행(一善行)에도 온 천사들과 함께 기뻐하시는 까닭도 바로 거기에 있다. 0 310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