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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줄기세포 연구,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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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6 ㅣ No.337

줄기세포 연구, 어디까지 왔나?

 

 

들어가는 말

 

지난 2003년 5월 27일, 국내 생명공학 벤처 기업인 히스토스템(Histostem)에서 세계 최초로 탯줄 혈액에서 '중간엽 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를 분리·배양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동안 성체 줄기세포인 '중간엽 줄기세포'의 분리·배양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와 같은 신기술 개발은 전 세계 생명공학계에 획기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이러한 기술 개발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배아 줄기세포가 불치·난치병을 치료하는 데 유일한 대안이라고 여겨온 일부 생명공학자들과 이를 바탕으로 기업적 이윤을 추구해 온 관련 산업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가 된다.

 

나아가 현재 과학기술부의 협조 아래 보건복지부가 주관해 추진하고 있는 생명윤리법안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체세포 핵이식 연구의 '선별적' 허용 부문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배아복제 허용 조항을 삭제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자 교회의 가르침에 부합하는 쾌거라 할 수 있다.

 

 

줄기세포란?

 

줄기세포란 한마디로 세포 분열을 시작해서 간이나 심장 등 구체적인 장기를 형성하기 직전 단계의 세포로, 증식해서 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를 말한다. 이러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각종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재생함으로써 난치병 극복을 향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에는, 크게 발생과정이 끝난 성인이나 태반에서 얻을 수 있는 성체 줄기세포와 수정 후 4-5일 이내에 형성된 포배(blastocyst)에서 추출할 수 있는 배아 줄기세포가 있다.

 

두 종류의 줄기세포는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배아 줄기세포는 증식과 자가 재생산이 쉽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한 개의 세포가 210여 종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반면에 성체 줄기세포는 증식이 어렵고 쉽게 분화되는 경향이 강한 대신에 여러 종류의 성체 줄기세포를 사용하여 실제 의학에서 필요로 하는 장기 재생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식된 후 각 장기의 특성에 맞게 분화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곧 성체 줄기세포와 배아 줄기세포는 그 근본적인 특성에서 상반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과학적으로는 상호 보완적인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난치병 치료를 위한 의학적 적용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성체 줄기세포에 더 많은 희망을 걸 수 있다고 하겠다.

 

 

왜 줄기세포를 연구하는가?

 

생명공학자들이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장기(세포)를 무한정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곧 얻어진 줄기세포를 이용해 필요한 세포나 장기를 만들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증되는 장기가 부족해서 해마다 수만여 명이 생명을 잃고 있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본다.

 

줄기세포가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신호 체계를 밝혀내고 이를 통제할 수 있게 되면 이론적으로는 심장이나 간, 뇌 세포,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 등 필요한 세포아 장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당뇨병, 심장질환, 뇌질환과 신경질환 등의 난치병 정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화되려면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이다. 현재 수행되는 연구는 줄기세포를 간이나 뇌 세포, 척수 등 특정 장기나 조직을 이루는 세포로 전환시키는 정도이며 장기나 조직 자체를 만드는 것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연구의 결과가 현실적으로 실용화될 때 난치병 치료는 물론 염색체 이상 질환의 치료도 가능하게 되며, 자신에게 맞는 약물의 선택도 가능해진다.

 

생명공학자들과 생명공학 벤처기업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는 또 다른 이유는 앞으로의 산업 경제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한 과학 잡지인 「사이언스」(Science)는 배아 관련 시장 규모가 앞으로 2005년에는 적어도 3,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줄기세포를 얻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구분

기술적 측면

윤리적 측면

 인간 배아복제

 거부반응이 없는 장기 대량 생산이 가능 

 개체 복제의 가능성이 크다 

 냉동 수정란 방식

 환자의 유전자와 일치하지 않아서 거부반응이 생김

 수정란을 폐기 처분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

 동물 난자 활용 방식

 인간 배아복제와 냉동 수정란 방식의 중간 단계

 사람과 동물의 융합이므로 문제가 크다

 성체 줄기세포 방식

 그동안 기술적으로 어려워 실용화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봄. 그러나 최근 '중간엽 줄기세포'를 분리 · 배양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기술로 전망

 윤리적 · 기술적으로 문제가 적다

 

 

성체 줄기세포(중간엽 줄기세포)의 장점

 

첫째, 성체 줄기세포는 배아 줄기세포처럼 기형종과 같은 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염려가 없다. 곧 의학적으로 매우 안전하다. 더군다나 몸 안에 이식되면 각 장기의 특성에 알맞게 스스로 분화되는 특성이 있다. 심지어 원래의 장기와 다른 제3의 줄기세포를 이식해도 줄기세포 자신이 그 장기의 세포로 변하여 필요한 장기를 재생할 수 있는 능력, 곧 분화의 유연성이 있다. 따라서 성체 줄기세포는 줄기세포 이식에 따른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응용될 수 있으며, 현재 임상에서 활발히 응용되고 있다.

 

나아가 최근의 기술 개발, 곧 중간엽 줄기세포의 분리·배양에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대량 생산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둘째, 배아 줄기세포는 면역학적 거부반응을 없애기 위해 수십만 개의 줄기세포주 은행을 확보하거나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성체 줄기세포는 면역학적 거부반응을 배아 줄기세포보다 훨씬 쉽게 비켜갈 수 있다. 

 

셋째, 성체 줄기세포는 이식된 후 몸 안에서 증식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식된 후 오랫동안 장기 재생의 효과가 유지될 수 있어 치료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의학적 적용상의 장점과 더불어 수많은 종류의 난치 질환들이 성체 줄기세포로 치료될 수 있다는 사례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21세기 첨단 의학과 생명공학의 장을 열어갈 새로운 가능성들이 제시되고 있다.

 

 

맺는 말

 

그동안 각종 언론을 통해 일부 생명공학자들과 생명공학 벤처 기업에서 주장한 줄기세포에 대한 두 가지 착각은 분명 지적되어야 한다. 첫째는, 배아 줄기세포만이 난치병에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 내용이다. 그래서 일반 국민들에게 배아 줄기세포를 통해서만 난치병 정복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일방적으로 심어주었다.

 

둘째는, 성체 줄기세포가 배아 줄기세포에 비해 효용성이 떨어지고 가치가 뒤진다고 일방적으로 성체 줄기세포의 단점만 부각시켜 온 점이다. 줄기세포 연구의 실체적 진실에 입각한 연구의 가능성과 한계를 올바르게 이해할 때 우리 시대는 더욱 의미 있는 줄기세포를 통한 미래의 희망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 불치·난치병이 배아 줄기세포로만 정복될 수 있다는 점만 부각시켜온 일부 생명공학자들과 벤처기업, 언론은 이제 그 태도를 바꾸어 성체 줄기세포의 효용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그러한 점들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성체 줄기세포의 효용성과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도록 정부 관련 부처는 물론 생명공학 벤처 기업과 언론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성체 줄기세포의 연구를 위해 정부는 물론 우리 교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협조해야 할 것이다.

 

[사목, 2003년 8월호, 이창영(주교회의 사무국장,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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