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일 (수)
(홍)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윤리신학ㅣ사회윤리

[사회] 세계를 움직이는 새로운 힘 NGO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7 ㅣ No.447

세계를 움직이는 새로운 힘 NGO

 

 

'1999 서울 NGO 세계대회' 폐막식이 있던 지난해 10월 15일,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그 주인공은 분쟁지역의 '구호천사'라 불리는 '국경없는 의사회'였다. '21세기 NGO의 역할'을 주제로 한국에서 NGO 세계대회가 열렸는데 참가단체 중 하나가 노벨상을 수상하여 서울 NGO 대회에 상징적 의미를 더해주었다. 이처럼 NGO가 인류를 위한 봉사와 기여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한 사례는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1977년), 핵전쟁 방지를 위한 국제의사협회(IPPNW-1985년), 국제 대인지뢰 금지운동(ICBL-1997년)을 비롯하여, 개인으로는 데즈먼드 투투 주교, 아웅산 수지 여사, 카를로스 벨로 주교, 조디 윌리엄스 등 여러 NGO 지도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체제가 종식되고, 지구촌에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NGO들의 비약적인 활동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냉전시대에 정부나 국제기구가 주도했던 국제질서 형성에 또 다른 주체가 추가되었음을 의미한다. 다가올 21세기는 ‘참여민주주의시대’로 권력의 논리에 따른 정부(제1섹터), 시장의 자율성에 입각한 기업(제2섹터), 그리고 시민의 자발성과 합리성을 기초로 새로운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는 시민사회세력(제3섹터)의 세 영역이 상호 보완적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이에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시민사회 부문을 활성화하는 데 NGO의 역할이 매우 크다.

 

NGO라는 용어가 우리 나라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1990년대 들어서 국제연합(UN)대회와 함께 NGO들은 자발적인 모임을 개최하였는데 92년 리우 환경회의, 93년 비엔나 인권회의, 95년 코펜하겐 사회개발 정상회의와 북경 세계 여성대회 등에 민간단체들이 참여하면서 그 용어가 알려지게 되었다. UN과 NGO의 관계는 1945년 봄, 샌프란시스코에서 UN 헌장을 채택할 때 42개의 NGO가 참관인으로 초청되면서 시작되었다. 그후 1947년 UN은 민간단체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UN 헌장 71조에 NGO와의 협조관계를 명시하고 국제 NGO들이 UN에 공식 등록하면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NGO란 'Non-Governmental Organization'의 줄임말로 정부운영기관이나 영리단체가 아닌 '비정부기구'를 의미한다. 곧 어떤 특정한 목적을 실행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비영리 단체를 지칭한다. NGO는 다양한 사회봉사활동과 인도주의적 기능을 수행하고, 시민들의 계몽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또 정부의 정책을 감시하고, 시민들의 참여의식을 고취시킴으로써 시민사회 구현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울러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전문지식을 제공함은 물론 모든 사회문제에 대한 조기 경보체제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NGO간의 국제협력을 대폭 강화하여 세계 문제에 대한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문제점을 지적해 나가면서 국제적 위상을 넓히고 있다.

 

NGO는 자율적 참여와 실천활동, 커뮤니케이션의 다양화, 사회적 연대의 활성화, 제반 분쟁과 갈등의 조정을 통하여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정부는 물론 사회의 여러 권력에 대한 감시, 비판기능을 수행하여 시민사회를 방어하며, 국제관계에서 정부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민간 차원에서 해결하는 정부 보완적인 역할도 수행한다.

 

NGO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면서 그 의미도 확장되고 있고 국가마다 학자마다 해석과 견해에 다소 차이가 있다. 요즈음 한국에서 NGO에 대한 의미는 비정부기구 곧 시민사회단체를 의미하는 경우가 보통이나, 시민사회단체와 NGO를 구분하여 정의하는 경우도 있다. NGO와 같은 개념으로 제3섹터, 제5권부, 또는 자원섹터(영국), NPO(Non-Profit Organization-미국, 일본)라는 용어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속성으로 '공공선을 위한 비영리 활동, 조직화된 자발적 참여, 자원의 공유, 상호 호혜적 관계'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러한 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투명성, 신뢰성, 자발성, 민주화'를 강조하고 있다.

 

몇몇 시민사회운동가들은 NGO의 유래가 UN이 정부(Governmental Organization: GO) 중심의 개념에서 비정부기구(NGO)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부정적 발상을 고려하여 CSO(Civil Society Organization-시민사회단체)라는 용어로 사용할 것을 주장한다.

 

시민사회단체 또는 NGO의 역사는 근대국가가 존재해 온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지만, 그 규모나 숫자, 다양성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은 지난 한 세기 동안 크게 성장하였다. NGO의 국제적인 의식과 활동은 1838년 설립된 ‘영국 반노예사회’와 더불어 시작되었으며, 이러한 전통은 그로부터 26년 후 세워진 적십자사에 의해 계속되었다.

 

미국의 NGO 역사는 19세기 초에 시작된 노예반대운동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1833년 노예반대협회가 설립되었고, 7년 사이에 미국 사회의 정책결정과 산업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현대 사회운동의 출발점은 1968년의 소르본느 대학에서 시작된 '5월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프랑스 사회의 가치관과 의식에 새로운 변화를 준 프랑스 5월운동은 1970년대에 들어서 전개된 여성, 환경, 지역, 도시사회운동과 지역자치운동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우리 나라의 시민사회운동은 19세기 말 기독교를 통한 YMCA 운동과 1909년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설립한 구국운동조직인 흥사단 활동에서 배태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본격적인 시민운동이 시작된 것은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라고 할 수 있다. NGO의 세계적인 발전도 1980년대 이후 냉전이 종식되면서 세계화와 민주화의 물결을 타고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90년대에 들어서 NGO들은 세계화와 함께 국제 차원의 의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나라간의 연대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 환경, 인구, 여성, 사회정책, 아동 문제와 같은 중요 사회경제적인 이슈들에 관해 UN 대회와 병행하여 NGO 세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UN을 중심으로 NGO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UN 경제사회 NGO 협의회(The Conference of NGOs in Consultative Relationship with the United Nations: CONGO)가 1948년 결성되어 UN에서 NGO의 권리를 옹호하고 대변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CONGO는 1968년 프랑스 파리에서 인권에 대한 NGO 세계대회를 개최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NGO 세계대회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세계가 당면한 도전들은 매우 크다. 세계화와 물질화는 빈부의 격차를 심화시켰으며 환경파괴와 소외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동시에, 세계는 교통과 통신의 혁명적 발달로 일일 생활권의 지구공동운명체로 발전하였다. 오늘날 많은 의제는 한 국가의 노력에 의해서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 다양성과 일체성을 동시에 수렴하며 인류의 공존공영을 위한 자각을 필요로 한다. 지방화와 세계화를 동시에 맞이하면서 정부의 역량은 줄어들고 민간영역의 힘은 확장되고 있다. 좁게는 주민자치에서 넓게는 인류의 공존공영을 도모하는 데 시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NGO의 활성화를 도모할 때 진정한 세계시민사회가 이룩될 수 있을 것이다.

 

[경향잡지, 2000년 2월호, 강성호(경희대학교 밝은사회연구소 연구원, 전 '1999 서울 NGO세계대회' 프로그램 팀장)]



38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