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신학ㅣ사회윤리
갈대로 하느님의 머리를 치는 짓 |
---|
하느님께서 "우리의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하시던 그날부터 인간은 하느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하느님의 형상으로 인간을 몸소 만드셨던 그분 하느님께선 또한 "하느님의 형상을 만들지 말라." 하셨다. 이 역설은 이렇게도 해석될 수 있다. 곧 "하느님의 형상인, 인간을 오직 인간 이외의 그 어떤 것으로도 결코 만들지 말라"라고, 그리하여 인격의 수단화를 단죄하시는 것이다. 사실 참된 휴머니즘은 그렇게 인간이 하늘로부터 온 존재임을 인식할 때 비로소 찾아진다. 즉 땅이 아니라 하늘이다. 이것은 이원론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향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 눈을 들어 하늘을 볼 때에만 비로소 인간존엄성이 보여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럴 때 오직 목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을 수단으로 삼아 하느님께 거역하는 죄악을 저지르는 모든 비인간적이고 반생명적인 행위들, 달리 말해 인간이 인간을 죄악의 도구로 쓰는 모든 불의한 행위들, 즉 인간을 그 존엄성을 박탈하면서까지 비생명적인 것으로 전락시키는 모든 행위가 바로 "갈대로 하느님의 머리를 치는 짓"(마태 27,30) 곧 갈대인 인간을 이용하여 하느님의 머리라 할 수 있는 삶의 근본을 내리치는 짓이 된다. 과연 인간을 죽이려는 자 언제나 하늘로부터 ’사람의 아들’(人子-다니 7,13)을 볼 것이다. 0 373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