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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신학ㅣ사회윤리

[생명] 생명윤리: 부부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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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7-03-28 ㅣ No.553

[아하! 생명윤리] (41) 부부의 의미

 

 

- 부부의 일치와 사랑.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그리스도인 부부의 의미를 표현한다. 그림=장우의 화백.

 

 

생명을 말하면서 가정을 빼놓을 수가 없다. 가정은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이며, 남편과 아내 사이 일치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곳이다. 또 남편과 아내 관계를 통해 사랑과 생명을 확고히 하고 나아가 또 다른 여러 사회적 관계를 하느님 계획에 따라 창조해 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부부사랑이 어떻게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인 가정을 창조해 나갈 수 있는지를 말하고자 한다. 부부의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신자 각 가정에 원하시는 사랑과 생명을 더욱 풍성히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설명하겠다. 

 

하느님께서 부부에게 원하시는 삶은 다음의 두 가지 형태를 통해 실현할 수 있다. 하나는 부부가 서로에게 온전히,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 주는 '자기증여'이고 또 하나는 부부간의 독점적인 일치를 드러내 주는 '내적 친밀감'의 실현이다. 

 

부부 상호간 '자기증여'는 부부가 서로에게 선물이 된다는 의미다. 창세기에서 하느님께서 인간이 홀로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신 것은 인간 혼자서는 자신의 본질을 실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며, '누구와 함께' 있을 때 인간은 좀더 깊이 있게, 좀더 완전하게 자기실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이렇게 부부는 서로에게 선물이 되면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가정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존재인 것이다.

 

또 하나는 '내적 친밀감'이라는 것인데, 이는 부부가 자기증여를 표현하는 가장 은밀하고도 내적인 사랑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전적인 자기 증여를 실현하는 부부의 삶은 육체적으로도 일체가 되면서 극도의 친밀성에 이르게 되며, 이를 통해 사랑은 더욱 완전해진다. 부부행위를 부부사랑의 정점이라고 말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부부사랑은 이러한 의미를 실현해 나가는 가운데 궁극적으로 생명을 탄생시킨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를 "인간을 통해 인간으로"라는 문장으로 표현했는데, 이는 매우 심오한 내용을 말해준다. 곧 인간 생명은 부부 사이 인격적이며 상호 사랑의 관계를 통해 세상에 탄생하는 하느님 선물로서의 피조물이라는 것이다. 생명은 부부 사랑의 결과로 이 세상에 선사되는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의미이다.

 

부부는 이처럼 하느님 창조 사업에 가장 긴밀히 협력하는 사람들이다.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인 가정을 이 세상에 대한 하느님 계획에 따라 성실히 꾸려나가도록 소명을 받은 사람들이 곧 그리스도인 부부가 아니겠는가.

 

[평화신문, 2007년 3월 25일,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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