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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국가생명윤리심의위 복제배아 연구 조건부 승인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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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05-09 ㅣ No.644

국가생명윤리심의위 복제배아 연구 조건부 승인의 문제점

 

“인간 존엄 훼손하는 질병 치료 연구는 모순”

 

 

국내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에 부적절한 시동이 걸렸다.

 

4월 30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황우석 박사 사태 이후 전면 중단했던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조건부로 승인함에 따라, 인간의 체세포를 복제해서 만드는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조만간 재개될 예정이다. 인간 생명인 배아 파괴를 전제로 한 연구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이에 대해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심각한 생명파괴를 국가기관이 앞장서 이끄는데 우려를 표명했다. 인간 배아를 이용한 연구의 비윤리성은 황우석 박사 사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과학적 효용성을 내세워 윤리적인 면을 단순한 장애물 정도로 치부한다. 정부는 명백한 살인행위인 이 연구를 막기는커녕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인간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더 이상 생명을 파괴하는 인간 배아 연구의 문제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 무엇이 문제인가?

 

체세포 복제배아란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란, 글자 그대로 배아를 파괴하면서 연구하는 것이다.

 

체세포복제배아줄기세포는 환자의 체세포에서 추출한 핵을, 핵이 제거된 다른 사람의 난자에 주입해 배아를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이를 통해 체세포 기증자의 유전자와 똑같은 배아(수정란)를 만들어 배양을 하고, 여러 장기로 자랄 수 있는 줄기세포를 확립한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는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해야 할 난자와 배아가 필수적으로 파괴되는 결과가 나온다. 반면 교회에서 연구를 권장하고 있는 성체줄기세포는 성인들의 골수나 탯줄, 지방 등 일반적인 세포에서 배양해내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복제배아의 문제점

 

가장 먼저 인간 생명인 ‘배아’를 연구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인간 배아 연구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난자 기증(매매) 문제도 심각하다.

 

이번 인간 배아 연구를 승인 받은 차병원과 차바이오앤디오스덱의 계획은 줄기세포주 1개를 만드는데 난자 200개 정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황우석 박사의 경우에도 2천개 이상의 난자를 사용하고도 줄기세포주는 하나도 만들지 못했었다.

 

이러한 연구를 위해 실시되는 난자 기증(매매)은 여성의 인권과 건강을 직접적이고 심각하게 훼손하는 문제를 낳는다. 게다가 가난한 여성들의 인권이 무시되고 여성의 몸이 도구화되는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지난 황우석 박사 사태를 보더라도 당시 기증자 대부분은 돈이 필요했던 학생들인 것으로 드러났었다. 또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의 20% 가량이 과배란 후유증을 겪은 바 있다.

 

정책상의 문제도 심각하다.

 

정부는 생명을 수호하는 활동보다 재생의학 분야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을 도리어 우려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번 배아줄기세포 연구 지원에 나선 것도 미국과 영국 등이 연구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그동안 황우석 박사의 연구 중단이 국가적 손실이라는 의견 때문에 정부를 압박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생명윤리와 상식마저 무시한 영향이 얼마나 큰 지 황우석 박사 사태를 통해 이미 경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에게 쫓기듯 연구를 허용하는 결과 자체가 신뢰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정부의 이런 결정은 다른 줄기세포 연구를 상호보완할 수 있는 역분화줄기세포 연구 성과가 나타나면 그 빛이 바랠 것이므로 신중한 결정이 필요했다.

 

 

■ 가톨릭의 성체줄기세포 지원

 

인간 배아 연구 지지자들은 ‘가톨릭교회가 난치병 환자를 외면한다’는 그릇된 의식으로 일반 대중들을 호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는 그동안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난치병 환자들의 치료와 지원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교회는 윤리적인 문제점을 갖지 않는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적극 지지하며, 한국 교회를 비롯해 몇몇 교회는 직접적인 연구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인간 체세포를 통해 줄기세포를 만든 경우가 한 번도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와 달리 성체줄기세포는 치료제 상용화 단계까지 갈 정도로 임상 연구가 완료된 상태다. 현재까지 비공식적으로 성체줄기세포 연구 성공 사례는 200여 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과학자들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도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론상 인체의 손상된 조직이나 세포를 가장 잘 대치할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 때문이다.

 

가톨릭대 기능성 세포치료센터 소장 오일환 교수는 “성체줄기세포는 임상적 안정성은 있지만, 모든 장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분화하는 능력은 부족해 연구가 보강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오 교수는 “배아줄기세포는 분화능력이 뛰어나지만, 윤리적으로 큰 문제점을 안고 있고, 줄기세포가 인체 장기 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종양 발생 위험성도 해결하지 못해 문제점이 더욱 크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오 교수는 “정부가 인간 배아 연구를 승인하긴 했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성체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 연구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며 “앞으로도 배아줄기 연구가 대세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줄기세포의 종류

 

-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 : 체세포를 핵을 제거한 난자에 주입해 줄기세포 배양.

- 배아줄기세포 : 정자와 난자를 수정해 만든 수정란을 배양.

- 성체줄기세포 : 탯줄이나 골수, 지방 등의 다 자란 세포에서 줄기세포를 추출.

- 역분화줄기세포 : 몸에서 떼어낸 체세포의 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려 배아줄기세포와 같이 만들어 유사한 분화능력을 발휘.

 

[가톨릭신문, 2009년 5월 10일, 주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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