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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산교구에 이바지한 인물: 자매결연의 큰 다리가 되어 30년, 요한 베버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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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4-06-21 ㅣ No.1701

[마산교구에 이바지한 인물] 자매결연의 큰 다리가 되어 30년, 요한 베버 주교

 

 

- 요한 베버 주교

 

 

그라츠-섹카우교구 56대 교구장 재임(1969~2001)

 

올해로 그라츠-섹카우교구 자매결연 53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역사 속에서 기억해야 할 사람을 꼽자면 단연 요한 베버 주교가 으뜸이다. 이분은 교구장 취임 이듬해에 신생 마산교구로부터 자매결연을 요청받아 즉시 사절단을 파견하였다. 1970년 9월 사절단이 마산교구에 내방하여 실정을 파악하고 돌아가 그라츠교구장과 교구에 보고하였다. 베버 주교는 자매결연을 수락하며 초대장을 보냈고, 1971년 9월 24일 마산교구 장병화 요셉 주교와 함께 자매결연체결서에 서명하고 공표하였다. 그로부터 30년간 자매결연을 결속시키는 큰 다리가 되어 우리 교구를 사랑한 분이다.

 

 

첫 한국 사회 만남과 마산교구 내방

 

마산교구 설정 10주년을 맞는 1976년, 10월 11일 베버 주교는 처음으로 한국 땅에 발을 딛게 된다. 서울에 도착하여 오스트리아 가톨릭부인회의 특별지원을 받고 있는 서강대학교를 방문했다. 오스트리아에서 파견된 선교사들을 만나 격려하고,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를 타고 대구에 도착했다. 몇몇 기관을 방문하고, 박기홍 신부를 비롯한 오스트리아 선교사들을 만나 격려했다. 그리고 포항, 경주, 부산을 거쳐서 드디어 마산에 도착한 것은 15일 밤이었다.

 

베버 주교가 10월 16일 마산교구를 내방했다. 당시 그분은 여행일지를 꼼꼼하게 적으며 자매교구의 당면한 문제와 우리 지역사회의 문화, 한국천주교의 역동성을 알아냈다.

 

- 1976년 황리공소 방문

 

 

“마산교구의 본당은 30개, 공소는 125개이며, 1980년까지 인구 50만의 위성도시가 건설될 예정이라 그때까지 새로운 본당들이 설립되어야 한다. 공소 회장 교육은 대단히 미흡, 매년 3일간 연수. 말씀의 전례를 행하지만 성체를 분배하지 않음. 125명의 공소 회장 중 자매는 한 명뿐. 교회는 자매들의 교회이지만 발언권은 형제들이 갖고 있다.”

 

10월 17일 성지여고 강당에서 마산교구 설정 10주년 기념미사와 기념식이 열렸다. 베버 주교는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사제단 토론회에서는 ‘사제영성’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또 오스트리아 가톨릭부인회가 지원한 진영성모의원을 찾았다. 이날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정은 양덕동성당에서 52명 세례식을 집전한 것이다. 베버 주교는 유아세례가 아닌, 많은 성인 세례에 대해 깊은 감동을 가졌고, 기회 있을 때마다 두고두고 되뇌었다.

 

마산에 체류하는 동안 상남동, 남성동, 완월동, 월남동, 중앙동, 경화동, 고성, 황리공소, 충무성당을 방문했다. 교회 밖의 사람들도 만나고 각종 기관이나 기업체도 방문하는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방면을 대면하며 빼곡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20일 출국했다.

 

방문후기에 베버 주교는 기존에 지원하는 것 외에도, 새로 건설될 창원에 설립할 본당을 비롯하여 몇몇 손길이 가야 할 곳을 기록했다. 나환자 사업 외에 다른 사업, 교육사업들, 기간 기초사업 후원, 공동체 교육, 노동자를 위한 유치원들을 꼽았다. 제정지원의 가능성들을 검토하며 면밀히 체크했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빨리 끝내도록 만드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도 판단했다.

 

- 요한 베버 주교 꽃관

 

 

그라츠 자매교구의 날 요한 베버 주교 서한들

 

1971년 자매결연을 체결하면서 1972년 6월 11일 ‘자매교구의 날’을 시행하게 되어, 매년 그라츠교구에서는 ‘마산교구의 날’ 마산교구에서는 ‘그라츠교구의 날’을 기념하기로 했다. 두 교구장의 서한을 교환하고 상대교구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2차 헌금을 실시한다.

 

베버 주교는 매년 보내는 서한에서 마산교구에 대한 애정관 관심을 표했다. 항상 활기찬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칭찬하면서, 그라츠교구의 사제성소에 대해 기도해 달라는 간절한 당부를 거듭했다.

 

“그런데 사제 없이는 성사적인 교회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도 앞으로도 마산에 있는 형제자매들 여러분에게 구체적인 하나의 호의를 베풀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와 우리 교구에 많은 성소가 생기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친애하는 마산교구 교우 여러분! 나는 마산을 방문했을 때 많은 것을 배웠고 보고 경험한 것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50여 명의 어른들에게 세례성사를 베푼 그 시간은 특별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1977년에 보낸 요한 베버 주교의 서한 중 한 부분을 적었다. 이후에도 그분은 30년 동안 한결같은 사랑으로 마산교구 신자들을 축복하면서, 그라츠교구의 사제성소를 위한 기도를 꼭 부탁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사랑의 다리를 만들고자

 

베버 주교는 자매결연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가 서로를 위해서 바치는 정성된 기도의 다리는 수천 킬로미터를 연결시켜주는 사랑의 다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분은 1982년 가을에 요셉 빌헬름 박사 등과 함께 마산교구에 사목방문을 했고, 1984년 5월 6일 한국천주교 200주년 및 103위 시성식에도 참가하였으며, 1988년 11월에도 그라츠교구 사목국장과 관리국장을 동반하여 사목방문을 했다. 그럴 때마다 한국교회의 자랑스러운 모습에 감탄하고, 마산교구의 환대에 감사하는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요한 베버는 1927년 4월 26일 출생하였고, 1950년 7월 2일 사제품을 받았다. 1969년 9월 28일 그라츠교구장 주교에 착좌하여,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 선포!’로 사목했다. 2020년 5월 23일 선종하여 그라츠교구 주교좌성당 내 주교 묘소에 안치되었다. 코로나19로 내왕을 할 수 없던 때라 마산교구에서는 그곳에서 사목하는 우리 교구사제를 통해 장례식 관을 어여쁜 꽃으로 단장하여 그분이 베푼 사랑에 정성을 담아 깊은 추모의 뜻을 표했다.

 

▶ 참고 : <그라츠-섹카우교구와 동행 50년>, 요한 베버 주교 여행일지, 장병화 주교 일지 등

 

[2024년 6월 16일(나해) 연중 제11주일 가톨릭마산 4-5면, 황광지 가타리나(가톨릭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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