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강론자료

2010-1229.....성탄팔일축제 - 5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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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0-12-29 ㅣ No.961

성탄 후 평일[1229] - 성탄 후 5일

1요한 2,3-11 루카 2,22-35

2010. 12. 29. 수. 등촌3동

주제 : 하느님을 안다는 사람으로서.....

사람이 뭔가를 안다는 것은 참 중요한 일입니다. 이왕이면 모른다고 하는 것보다는 안다는 것이 낫겠지요? 헌데, 한계는 거기까지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관심을 갖는 것은 알거나 모른다는 것의 구별이지, 그게 삶으로 어떻게 드러나느냐.... 하는 것은 관심 밖의 일이 되기 십상입니다.

 

정치를 비판해봐야 사제로 살아가는 저에게 득이 될 것은 조금도 없다고 하지만, 어제 텔레비전 뉴스에 자막으로 나오는 내용을 보고 놀란 것이 있습니다. 국민이 반으로 나뉘어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도 있는 아주 민감한 일에 대하여 나온 소리였습니다. ‘지금 4대강을 개발하는 것’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얘기한 ‘강산개조론’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자신감 있는 소리였습니다. 사람이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자신감 있는 소리는 아주 좋은 것입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이 지금 당장에는 선악을 판단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고래로 인정돼 온 말을 자기 편리한 뜻대로, 자신만이 아는 방식으로 드러내는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다시 강조하지 않아야 좋을 일일 것입니다.

 

오늘은 성탄대축일을 지내고 기억하는 9일기도 기간의 5일째 되는 날입니다. 날짜를 셈하는 게 중요한 일은 아닙니다만, 오늘 5일째 되는 날에 우리는 사도요한이 강조하는 새로운 계명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사도요한이 말하는 새로운 계명이란 사랑으로서, 실제로는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드러나는 모습에 따라 늘 새로운 생각을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간다고 하면서, 세상에서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일처럼, 하느님의 뜻이 담긴 계명을 내 맘대로만 해석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 그렇게 드러내는 내 생각이나 삶의 태도가 그저 내 목숨만 상하게 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그다지 위험할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대하는 자세가 다른 사람의 목숨마저도 같은 위험에 빠지게 한다면 아주 위험한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생명을 대하면서, 성전에 머물러 있던 시메온과 같은 태도로 하느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세상에 드러내는 삶의 모습만이 하느님 앞에 옳은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주 위험한 착각일 수도 있는 보통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말 그대로 내 생각을 하느님의 뜻과 같은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그러한 실수는 반복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세상에 실현되어야 할 하느님의 뜻을 완벽하게 안다고는 사람도 없겠지만, 그래도 내 삶이 정말로 올바른 길을 간다는 자신감이 있으려면, 자기 자신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에도 좋게 실현된다는 객관성은 있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 때,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는 것이겠습니까? 올바르게 살도록 정성을 모으는 자세도 필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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