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강론자료

2010-04-25.....부활 4 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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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0-04-26 ㅣ No.925

부활 제 4 주일 (다해) - 성소주일
 
           사도행전 13,14.43-52 묵시록 7,9.14ㄴ-17 요한 10,27-30
 
            2010. 4. 25. 등촌3동
 
주제 : 소리를 듣는다는 것
 
사람은 세상에서 말을 하고 삽니다. 그런데 말을 하는 것은 듣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듣지 못하는 사람’은 ‘상황에 맞는 말을 하지도 못하게 돼있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가 갖는 특징입니다.
 
바꿔 말해서, 내가 세상에서 올바른 말을 하는 사람이 되려면, 그 기준이 되고 조건이 되는 것은 ‘올바로 듣는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올바로 듣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하는 말은 항상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권력이 많다고 생각하거나, 남들과 비교해서 자기가 가진 힘이 세다고 하는 사람들이 드러내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부활 4주일은 성소(聖召)주일입니다. 성소라는 말의 뜻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높여 부르는 것’과 관련이 있지만, 그 의미를 조금 더 발전시켜서 하느님의 부르심에 올바르게 응답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여러 가지 환경에서 나를 부르시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우리는 그 소리에 올바르게 응답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부르시는 소리는 반드시 사제와 수도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일까요? 성소라는 말의 의미를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대답은 달라질 것입니다.
 
오늘 요한복음의 말씀은 ‘양들이, 자기들의 목자의 소리를 알아들을 때, 그 목자는 양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겠다고 선언’하는 내용을 전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고 말하는 사람으로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예수님의 말씀을 어떻게 듣는 사람인지 그 모습을 살필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목자이신 분의 말씀을 들으려고만 한다면, 하느님의 확실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아름답고 멋있는 약속을 하셨지만, 세상의 사람들이 모두 다 한마음으로 그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사람들이지만, 그 삶의 폭이 넓을 수 있기에 그 반대편에 속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묻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자기 생각대로만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오늘 사도행전 말씀에, 지금의 터키 중부 지방쯤, 지금의 이스라엘 땅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살았던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 유대인들’은 예수님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사도들을 방해합니다. 그들이 바랐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오늘 독서에는 그 사정이 나오지 않으니 알 수는 없지만, 나도 망하고 너도 망하는 것이 그런 사람들이 드러내는 모습이었다고 말한다면, 그들의 삶을 지나치게 표현한 말일까요? 분명히 그렇게 사는 것이 세상에서 드러낼 수 있는 올바른 모습은 아닐 텐데 말입니다.
 
오늘은 성소주일입니다. 성소주일은 좁은 의미로 말하면, 사제와 수도자, 혹은 그 길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날로 말할 수 있고, 좀 더 넓은 의미로 말하면 오늘 이 미사에 들어와 계신 모든 분들을 하느님께서 초대하시는 특별한 날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알아듣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이겠습니까?
 
(***11시 미사 때만*** 잠시 후에는 지난 몇 개월 동안 하느님의 뜻에 대해서 배우고 준비해온 사람들에 대한 세례식도 있습니다. 세례식이 거행되는 동안 이미 세례를 받고 살아가는 더 많은 사람들이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는 무엇이겠습니까? 기억할 수 있다면, 세례를 받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나는 그때 어떤 마음의 결심을 가졌는지, 그리고 지금은 그 마음의 자세를 어떻게 삶으로 실현하려고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세상의 삶은 다양합니다. 오늘 성소주일이라는 말의 의미에 맞춰,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놓고 살 수도 있고, 사도행전 독서에 나오는 반대파 유대인들처럼,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에서 목소리를 높여서 인간의 생각만 드러내면서 하느님에게서 오는 복을 차버리는 사람들로 살 수도 있습니다. 그저 모든 것이 사람의 선택대로 결실을 맺는다고 하면 올바른 표현이 될까요?
 
우리는 삶에서 하느님을 모시고 살아간다고 노력하지만, 그 삶의 끝에 하느님께서 어떤 축복을 마련해놓으셨는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알려고 한다면 모를 일도 아니겠지만, 묵시록에서 사도요한은 그 축복의 모습을 전해줍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환난을 겪어내는 사람들이고, 하느님 앞에 머물 수 있는 사람들이며, 하느님의 보호를 받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사람들의 무리에 속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성소주일, 하느님께서 우리를 초대하여, 축복을 주시려고 하는 때에 우리가 그 부르심에 올바르게 응답할 수 있다면, 우리로부터 시작해서 하느님의 축복은 세상을 가득 채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금 세상에서 내가 맺는 열매의 모든 것이 내 삶에만 도움이 되기를 바랄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마음을 넓혀서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한다면, 그 도움은 분명히 나에게 축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내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오늘 하느님이의 부르심을 함께 묵상하는 성소주일에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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