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강론자료

2010-04-18.....부활 3 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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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0-04-17 ㅣ No.921

부활 3 주일 (다해)

사도행전 5,27-32.40-41          묵시록 5,11-14            요한 21,1-14(짧게)

2010. 4. 18. 등촌3

주제 : 내가 아는 하느님

사람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내가 가진 능력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우기도 하고, 때로는 논란을 일으키거나 싸움을 잘 하는 방법들을 배우기도 합니다. 어떤 것을 배우면 좋겠는지, 그 종류를 말하기는 쉬워도, 힘겨운 세상살이에 적용하려다보면 좋은 것들만 갖고서는 세상에서 잘 살기가 힘들다고도 말할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좋지 않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현실 삶을 살피자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뿐입니다.

  늘 반복하는 방법이기는 합니다만, 오늘 독서와 복음을 좀 더 잘 알아듣기 위해서 질문으로 시작하지요. 여러분이 아는 하느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여러분은 하느님에 대해서 알게 된다고 말할 때, 어떤 과정을 통해서 아는 것의 분량을 늘리십니까?’

  늘 그렇듯이 질문은 참 쉽습니다. 힘든 것은 질문에 대답하는 일입니다. 그 대답은 소리를 내서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드러나는 소리는 없지만 그 질문에 나는 무어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하고 속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질문하는 것이 쉽다고는 했습니다만, 이 질문을 하는 저 역시도 답을 생각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사정은 누구에게가 같은 법이기 때문입니다.

  현실 삶에서 하느님을 느끼고 체험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떤 것이 힘들거나 쉽지 않은지 구별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만, 왜 그런지 악한 세상이 우리를 편하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말하기 쉽습니다. 그만큼 세상의 생활과 하느님을 향하는 올바른 신앙인 생활은 그렇게 충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요한복음의 말씀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믿음을 제대로 갖지 못했던 제자들의 삶을 덤덤하게 알려줍니다. 예수님은 무덤에서,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셨지만, 부활 사건은 제자들의 삶에는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처럼, 놀랍고도 또 놀랍고, 아주 놀라운 일을 겪어야만 바뀌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충분할 일입니다.

  그렇게 무덤덤하게 현실로 돌아갔던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찾아오시어, 다시금 놀라운 일을 겪게 하십니다. 물고기 잡는 일에는 전문가였을 제자들이 고기 잡는 일에 밤새 허탕을 쳤는데, 배 오른쪽에 그물을 던지라는 말씀과 말씀이 현실로 드러난 기적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 하느님을 삶에서 느끼는 방법을 말씀해주신 것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에 대해서 아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세상일에서 똑같은 환경에 처해있다고 하더라도 같은 믿음을 갖게 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장소에서 시간을 지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모두 다 한 가지 마음으로 다 똑같이 사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7명의 제자들 가운데, 바로 저 분이 예수님이시라고 알아본 사람은 사랑받던 제자, 요한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말씀을 듣고 곧바로 자기 삶의 위치를 깨달을 사람은 물속으로 뛰어든 베드로였습니다. 물속으로 뛰어든 베드로가 잘했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사람은 같은 환경에서, 같은 것을 보면서도 정말로 서로 다르게 행동합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에 대해서 어떻게 배우십니까? 세상의 일들 가운데서 어떤 모습을 보면 아 저 일에는 하느님의 작용이 있을꺼야!’ 하고 인정하겠습니까? 이것역시 질문은 쉽지만 대답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답은 필요합니다. 비록 소리를 내지 않아 다른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대답을 알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세상 삶이 쉽다고 말할 사람은 없습니다. 요즘처럼 우리를 놀라게 하는 일이 많이 발생할 때는 말입니다. 바닷물 위에서 배가 잘라져서 물속으로 가라앉지요 // (중국) 땅은 요동치면서 흔들고 지진을 만들어내고 수많은 사람을 죽게 하죠 // (아이슬란드) 유럽의 어느 곳에서는 화산이 터져 많은 비행기들이 항행하지 못하게 한다고도 합니다.// 참 놀라운 일입니다.

  이런 놀라운 일을 대하면서, 이런 일이야 말로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던지는 일종의 경고요, 가르침이라고 느낄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이런 얘기를 하면서, 하느님을 두렵고도 무서운 분으로 알고, 우리가 몸을 움츠리고 기회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처음에는 예수님의 부활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였을 사도들은 그 자세를 바꾸어, 내 삶의 근본적인 원동력은 예수님의 부활에 있음을 고백하는 것이 사도행전 독서의 내용입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수많은 곤경과 역경이 있지만, 그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세상에서 찾지 않고 예수님의 부활에서 찾았던 사도들의 삶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은 우리 삶에 큰소리로 개입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이 세상의 일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으신 분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행동방식을 우리 사람들이 온전하게 알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이렇게 저렇게 일어나는 일들에서 하느님의 행동방식과 하느님의 의도를 깨닫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이 결국에는 어디를 향하겠습니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끝난 다음 열릴, 새로운 세상의 모습을 전하는 묵시록의 말씀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공경하는 무리들의 삶을 전합니다. 우리도 현실 삶을 통하여, 하느님을 찬미하고 흠숭할 수 있는 그 사람들의 무리에 함께 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세상 삶을 통하여 받아들이고 알아야 할 하느님에 대해서 올바로 배우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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