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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국제생명윤리규범과 가톨릭교회 생명문헌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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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12-02 ㅣ No.618

국제 생명규범, 교회 가르침과 일치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ㆍ서울 생명위원회 '가톨릭 생명윤리 심포지엄'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22일 개최한 '국제생명윤리규범과 가톨릭교회 생명문헌' 심포지엄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는 22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 진리관 대강당에서 '국제생명윤리규범과 가톨릭교회 생명문헌'을 주제로 가톨릭 생명윤리 심포지엄을 열고, 국제적인 생명윤리 규범과 교회 생명윤리의 상관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들은 "세계 주요 생명윤리규범이 시대적 배경과 상황에 따라 교회 문헌과 내용을 달리하는 점도 있지만 기본 정신이나 원칙은 거의 대부분 일치한다"면서 "교회의 생명 가르침은 가톨릭교회만의 주장이 아닌 아닌 인류의 보편적 생명 규범"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이날 소개된 국제 생명윤리 규범들과 발표자들의 발표 내용.

 

 

유네스코 생명윤리 보편 선언

 

유네스코는 2003년 10월 총회에서 의학을 포함한 생명과학 분야 연구와 기술개발에 관련된 생명윤리 및 인권에 관한 좀더 보편적인 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후 유네스코는 2004년 1월부터 3월까지 모든 회원국을 대상으로 서면 자문을 실시했고, 각계의 폭넓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2005년 10월 '생명윤리 및 인권에 관한 보편 선언'을 발표했다.

 

- 맹광호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유네스코 생명윤리 선언의 정신은 기본적으로 가톨릭교회 정신과 다르지 않고, 이 선언이 제시하는 윤리 원칙들은 거의 모두 가톨릭교회에서 전통적으로 지지해 온 것과 같다"고 말했다. 맹 교수는 "특히 생명윤리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은 교회 거의 모든 문헌들이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하면서 생명을 수태된 때로부터 존중하는 절대적 생명관이 이 선언에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뉘른베르그 선언ㆍ헬싱키 선언

 

▲ 뉘른베르그 선언 : 1947년 제정된 뉘른베르그 강령은 역사상 최초로 채택된 '인간 대상 국제 의학연구 윤리 강령'이다. 세계의사협회 윤리선언 등 국제인권 선언문들과 법규들은 뉘른베르그 강령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독일 나치 의사와 연구자들이 자행한 잔인한 행위들에 대해 경악했던 세계 여론은 당시 △환자나 피실험자의 자발적 동의 △불필요한 고통을 막음 △높은 학문적 수준 엄수 등에 특별한 가치를 두는 이 강령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 헬싱키 선언 : 세계의사회는 1954년 총회에서 5개 조항으로 구성된 '인체실험에 관한 결의 : 연구와 실험 종사자를 위한 원칙'을 제정했다. 이 5개 조항을 지속적으로 수정, 발전시킨 세계의사회는 이를 토대로 1964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의사회 총회에서 인간 대상 연구와 관련된 지침 및 권고 사항을 담은 헬싱키 선언은 채택했다.

 

- 구인회(가톨릭대 생명대학원) 교수는 "뉘른베르그 강령은 실험하는 데 환자의 자발적 동의가 필요하고,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물 실험을 선행해야 한다는 등 그 내용과 정신 모두 교회 가르침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어나기 전 인간 존재인 배아와 태아에 대한 실험 등에 관한 언급이 없음은 강령 채택시 그런 연구가 없었고,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이 강령이 배아와 태아에 대한 연구나 체세포 복제 연구 등에 대한 교회 가르침과 다른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구 교수는 또 △ 환자의 사전동의 △ 취약계층의 피실험자 보호 △ 피실험자 개인의 이익이 과학 발전과 사회 이익에 우선한다는 원칙 △ 프라이버시 존중 등을 담은 헬싱키 선언은 그 정신과 내용이 대부분 교회 가르침과 일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벨몬트 보고서

 

인간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매독 실험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자 1974년 미국은 국가연구법을 제정하고, 생명의학 및 행동 연구 관련 인간 보호를 위한 국가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 위원회가 1979년에 내놓은 벨몬트 보고서는 '인간 피실험자 보호를 위한 윤리 원칙과 지침'이라는 부제처럼 인간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와 관련된 근본 원칙들과 분석 틀을 제공하고 있다.

 

- 구영모(울산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이 보고서와 교회 문헌의 공통점으로 의학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로부터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얻는 것이 필수적이고, 연구와 시술을 구분하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차이점으로는 교회 문헌이 연구와 실험을 구분하고 있는 데 반해 벨몬트 보고서는 그러한 구분이 없고, 위험과 이득을 따질 때 벨몬트 보고서가 공리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반면 교회 문헌은 의무론적 입장에 서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럽 생명윤리협약

 

유럽평의회(EU)는 인간 존엄성과 기본권, 기본 자유를 보장하고자 1991년 생명윤리에 관한 협약을 작성할 것을 발의했다. 오랜 논의를 거쳐 1996년에 마련된 생명윤리협약(안)은 1997년 4월 EU 회원국들의 승인을 받아 1999년 발효됐다.

 

- 진교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인간 권리와 권위에 어떤 제약을 가해서도 안 되고, 모든 인간의 존엄성은 보호돼야 한다는 이 협약의 기본 정신과 원칙은 교회 가르침과 일치한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특히 인간복제 금지와 차별 금지는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이 진 교수 설명이다. 그러나 이 협약에서 배아보호의 한계가 모호한 점은 교회 가르침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평화신문, 2008년 11월 30일, 남정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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