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강론자료

2010-03-18.....사순 4 주간 목요일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0-03-18 ㅣ No.905

사순 4 주간 목요일

탈출기 32,7-14 요한 5,31-47

2010. 3. 18. 등촌3

주제 : 사람이 가는 길

세상에 사는 어떤 사람을 붙잡고 물어봐도, 들을 수 있는 공통된 말의 한 가지는 나는 세상 삶에서 옳게 살고 있다는 자신감일 것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이 현재 세상에서 사는 방법이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손해가 된다는 뜻일 것이고, 그 마음으로 계속 살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런 자신감이 과연 어느 정도가 올바르냐 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사람이 이런 자신감을 드러낼 때는 언제일까요? 정말로 자신이 올바르게 살아서, 이 길만이 확고한 길이라고 생각하는 때와 판단력이 미숙해서 전체를 볼 능력은 없고, 아주 조금 눈을 떠서 보는 현실이 전체를 고려한 것인 것 마냥 착각할 때로 구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들은 예수님의 말씀에는 비장한 느낌이 숨어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정말로 올바른 길을 가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착각에 대한 안타까움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어찌하여 하느님을 잘 알고, 그분의 뜻을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하느님의 활동영역을 좁게 생각하느냐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내가 아는 대로, 내가 생각하는 대로 세상에서 움직여야 하는 분이지, 다르게 움직인다면 나는 그것을 인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면 그것은 하느님이 아니라고 우기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이런 자신감이 과연 얼마나 옳을까요?

  사람은 세상의 사물에 대해서 무사(無邪) 공평(公平)하게 본다고 말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정말로 우리가 그렇게 할 능력이 있는냐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인간이라면 팔뚝이 안으로 굽는 법인데 말입니다.

  이러한 잘못된 자신감은 어제/ 오늘 생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자신감은 언제 생기겠습니까? 항상 그러하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삶에 행복한 일이 생겼을 때 가능할 것입니다. 놀라운 체험으로 이집트에서 탈출한 히브리백성은 하느님의 업적에 감사하고 그 안에 머무는 것보다는 자기들의 맘대로 비탈길을 갑니다. 그런 자신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생각하지 못하고서 말입니다.

  다행히도 하느님은 모세의 간곡한 청에 못 이겨, 재앙을 거두셨지만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원칙에 따라서 그러한 행동에 대한 벌칙은 안으로 숨고, 결국 자기 삶을 파괴하는 것으로 작용하고 맙니다. 세상살이에 자신감은 필요하지만, 그 자신감이 다른 대상과도 연결돼 있는 것이라면,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것은 내 몫이 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난 다음에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서 해결될 일도 있지만, 그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일도 섞여 있는 것이 세상일입니다. 올바르게 구별해야 할 일입니다.



173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