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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리스도교미술 산책22: 앙리 마티스와 크리스마스 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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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리스도교미술 산책] (22) 앙리 마티스와 ‘크리스마스 이브’ 빛나는 색유리 별… 예수 탄생의 설렘 가득 - 앙리 마티스
마티스는 사망하기 2년 전에 ‘크리스마스 이브’(La Nuit de Noel)라는 유명한 색유리화를 제작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작가가 만년에 이룩한 독특하고 매력적인 단순미가 잘 드러나 있다. 그는 과슈(gouache, 고무수채물감)를 사용하여 종이에 칠을 하고, 이를 잘라 붙이는 방법으로 모형을 먼저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색유리화를 제작했다. 마티스는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 방스(Vence)의 로사리오 성당을 위해서도 색유리화를 제작했는데, 두 경우 모두 폴 보니(Paul Bony)라는 색유리 시공업자의 도움을 받았다. 1952년 11월에 완성된 이 작품은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록펠러 센터의 타임-라이프 빌딩에 성탄절을 축하하는 의미로 설치됐고, 이듬해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기증됐다.
‘크리스마스 이브’는 네 개의 가로 틀로 구획이 나뉘어 있다. 아랫부분에는 붉은 배경 위로 구불구불한 모양으로 양식화된 식물들이 무성하게 표현됐고, 그 사이로는 하늘을 향하는 간절함을 표현하기라도 하듯 잎사귀가 위로 쭉쭉 뻗은 식물이 푸른 배경 위에 그려졌다. 중간 부분부터는 좌우 대칭으로 그려진 장식적 패턴 사이로 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희고 검은 별들의 무리는 화면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가장 밝게 빛나는 커다란 별과 만나게 된다. 아주 단순한 색채와 형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3.3미터에 달하는 이 거대한 색유리화는 전혀 지루하거나 단조롭지 않으며, 오히려 조화롭고 풍요로운 느낌마저 들어, 마티스의 예술적 재능에 다시금 찬사를 보내게 된다. 그의 작품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빛, 자유로운 형태, 뚜렷한 윤곽선, 강렬하고 선명한 색채, 그리고 넓은 색면의 배치는 우연찮게도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나 샤르트르 대성당의 색유리 창에서도 보이는 요소들이다. 마티스는 근대미술의 선구자이면서도, 전통과의 단절을 외친 당대의 예술가들과는 달리 고딕미술의 현대화를 시도했고, 여기에 그의 새로움이 있다. 이 작품에 관해 마티스는 당시 뉴욕 현대미술관(MoMA) 관장이었던 알프레트 바 주니어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0 3,383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