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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강론자료

민족들의 복음화 주일.....200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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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10-22 ㅣ No.844

 

‘민족들의 복음화(福音化)’를 위한 미사 - 주일

             이사야 2,1-5         로마서 10,9-18      마태오 28,16-20

     2006. 10. 22.  무악재

주제 : 우리 삶의 지향

찬미 예수님!

 

오늘은 전교의 달에서 맞는 전교주일입니다.  ‘전교’ 또는 이와 비슷한 말로 쓰는 ‘선교’라는 말은 우리가 삶의 기준으로 삼고 살아가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우리 삶으로 드러내고,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은 훌륭한 생활에 함께 하도록 소개하고 이끄는 날입니다.  반복하여 말씀드리면, 우리가 가진 신앙을 내 행동으로 드러내는 날이기도 하고, 나보다 앞서서 그렇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위하여 특별한 자세로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개신교 신앙인들 가운데,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는 띠를 두르고 다니고 자기들 교회에 나올 것을 권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하는 그들의 열정은 도대체 어디에서 올까 하는 생각도 했고, 본받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보다 앞선 시절에는 개신교를 찾아가서 개신교회를 둘러본 적도 있었습니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또한 성경을 잘 몰라도 알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 우리 천주교신자들을 상대로 해서 자기네들과 성경토론을 하자고 덤비는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들의 그런 열정이 혹시라도 공동체 차원에서 강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일들이 비교하면, 우리 천주교 신앙인들은 그다지 신앙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남들과 더불어 움직이는 공공장소에서는 ‘성당’이 아니라면, 그 신앙을 드러내기를 무척 어설프게 생각합니다. 또한 내가 따르고 살아가는 신앙에 다른 사람을 초대하지 않는 것이 큰 미덕(美德)이요, 아름다운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는 신기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개신교나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은 자기 신앙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을 초대하는 일로 자기들 신앙공동체의 모임을 크게 하려고 애쓰는데 비해서, 우리 천주교 신앙인들은 세상 어디에 가나 단일공동체이므로, 커져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개신교나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이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고, 우리 신앙인들은 신앙을 그저 혼자나 잘 살라는 것으로 생각하는 개인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새로운 삶의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제자들에게 사명을 주셨다고 오늘 복음은 전합니다.  제자들을 떠나 하늘로  승천하시는 마지막 순간에 제자들에게 하신 내용이 오늘 복음말씀입니다.  제자들의 예수님에게서 받은 사명은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고.......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씀은 그저 신자 수 하나를 더 늘리라는 말씀은 아닐 것입니다.  무늬만 신앙인이 아니라, 겉모양이나 속으로 준비된 자세나,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모두 신앙인인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기도 하고, 우리가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는 것은 물론 쉽지 않은 삶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리 실망하여 주저앉아서도 곤란한 일입니다.  나 혼자야 잘 살 수 있는 일이 될지는 몰라도, 다른 사람을 이끌고 올바로 살아야 한다는 예수님의 마지막 명령을 우리가 실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가 이렇게 산다면, 그것은 늘 우리와 함께 있겠노라는 예수님의 약속을 소홀히 여기는 것입니다.


자기들만의 안전한 생활을 하고 있던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오로사도는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아름답다.’고 구약성경의 말씀을 인용하여 말합니다.  자신의 행동을 포함하여 하신 말씀이겠지만, 그렇게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발을 멋있고 아름답게 치장했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겉으로 꾸미는 것을 생각하는 그 사실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그 사람의 삶의 모양에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히셨지만,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온다는 말씀일 것입니다.  예수그리스도의 향기는 무엇이겠습니까?  내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올바로 있으며, 세상이 올바로 움직여야 하는 일에 성실을 다하는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요, 생각이며, 기도일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알고 느낄 수 있다면, 세상에서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먼 미래를 본 이사야 예언자의 환시였지만, 이사야 예언자는 세상의 높은 곳으로 사람들이 모일 거라고 보았습니다.  이 말씀이 우리 시대에 이루어지게 하고 싶다면, 그것은 우리 신앙을 좀 더 정성스럽고 적극적인 자세로 드러낼 수 있어야 할 일입지다.  그럴 때에 진정으로 우리의 삶도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저녁노을을 보고 아름답다고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느님의 힘이 우리들 사이에 언제 실현되는지 알기도 어렵다고 하겠지만, 진정한 행복은 우리의 생각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우리의 발걸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전교주일에 우리가 하느님께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청해야 할 또 한 가지 삶의 자세이기도 합니다.  좋고 훌륭한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저희들의 삶을 도와주시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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