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강론자료

2008-01-25.....사도바오로개종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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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8-01-25 ㅣ No.889

성 바오로 사도의 개종 축일 [0125]

사도 22,3-16 마르코 16,15-18

2008. 1. 25. 무악재

주제 : 개과천선(改過遷善)

오늘은 바오로 사도에게서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엄청난 일이 일어난 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오늘 전례에서 사용하는 말로는 ‘개종축일’이라고 했습니다만,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개과천선한 날’이라고 할 것입니다. ‘잘못을 고치고 선으로 자기 발걸음을 옮긴 날’이라는 의미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기억하는 바오로의 축일의 경우에는 이 개과천선의 주체가 누구였는지 살펴봐야 할 일입니다.

  세상에서 위대한 사람이 되거나, 자기 역할을 다 했다는 말을 쓸 때, 그 일은 다른 사람이 내 삶을 이끌어주어서 바뀌었을 때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주체도 자기 자신이고, 행동도 자기 자신이 했을 때, 그때에 그 말을 씁니다. 그렇게 사용하는 말의 의미에서 본다면, 오늘 기억하는 바오로 사도의 개종이거나 개과천선이거나 하는 일의 주체는 바오로사도가 아닙니다.

  우리가 오늘 독서를 통해서 자기의 삶이 변한 과정을 전하는 바오로사도의 말씀을 듣기는 했습니다만, 그는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그를 하느님께서 먼저 부르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생각할 것은 더 큰 영광이 인간에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그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개과천선은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이 개과천선은 내게 다가올 축복이 무엇인지를 계산하고 나서 하는 일은 아닙니다. 사과 두 개를 양 손에 쥐고서 어떤 것을 먼저 먹어야 내 삶에 도움이 될까 하고 묻거나 대답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개과천선을 하게 될 경우, 세상에서 기존으로 유지하고 있던 모든 복은 사라집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그 순간까지 자기 몸으로 이루었다고 하는 모든 성공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본다면, 이 개과천선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우리 일생에서 두 번 세 번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그 어떤 사람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일을 쉽게 반복하겠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신앙을 중심으로 먼저 움직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뜻과는 반대로 살던 사람이 그 삶을 버리고 돌아서려면, 반드시 기득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세상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이제까지 쌓아온 모든 기득권은 날아가겠지만, 그 다음에 새롭게 우리 삶을 찾아오는 권리를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개과천선의 모습, 개종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그 쉽지 않은 일은 우리가 자주 반복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번 시작했고 새로운 삶의 지침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라면 올바른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인생에서 복습은 없습니다. 오로지 단 한 번의 삶과 단 한 번의 판단과 그에 따른 축복이 있을 뿐입니다. 삶은 선택이고,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행동이며, 축복은 우리 삶에 따라오는 선물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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