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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자료

그리스도 왕 대축일.....2006-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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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11-25 ㅣ No.874

 

연중 제 34 주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 )

            다니엘 7,13-14      묵시록 1,5ㄱㄹ-8      요한 18.33ㄴ-37

    2006. 11. 26.  무악재.

주제 : 세상에서 우리가 드러내야 할 왕의 모습

찬미 예수님

오늘은 교회 전례의 달력으로는 한 해의 마지막 주간을 시작하는 첫날이며, 이 마지막주간인 연중 34주일을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지냅니다. 


요즘 시대에는 왕이라는 제도를 쉽사리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저마다 알아듣는 의미가 다르고 받아들이는 자세도 다를 수는 있습니다만, 우리 교회 공동체는 ‘그리스도야 말로 왕’이었으며, 그분의 삶의 정신을 알아보고 구별할 줄 아는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왕’의 모습을 실천하는 사람들로 살아갈 것을 부탁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우리 신앙인들에게 왕으로서 삶을 보여주신 분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함께 묵상하는 날입니다.


왕이라는 표현은 ‘권력을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도 자기 생각과 뜻대로 좌우할 수 있는 무소불위(無所不爲,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 )의 권력을 가진 사람이 왕입니다.  없던 것도 있게 만들 수 있고, 있던 것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왕입니다.  이런 의미를 갖는 왕은 사극에 등장하는 조선시대의 사람들에게서나, 책에서 읽거나 만날 수 있는 전제(專制,국가의 권력을 개인이 장악하고 그 개인의 의사에 따라 모든 일을 처리함) 봉건시대(封建時代,봉건 제도가 국가 및 사회 생활의 기준이었던 시대《6-15세기 말까지》)의 대표적인 지도자를 가리키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을 우리가 왕이라는 표현으로 기억한다면, 오늘 요한복음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왕은 그 의미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것입니다.  그런데도, 교회역사는 2000년 가까운 세월을 지내면서, 빌라도 앞에서 초라하게 섰던 그분을 왕이라고 고백하고 우리가 삶에서 본받을 것을 부탁합니다.


세상의 권력자였던 ‘빌라도’ 앞에서 초라한 모습을 보였던 우리의 왕은 지금까지 기억하는데 비해서, 우리의 왕을 초라하게 만들었던 세상의 권력자를 우리는 참된 권력자로 기억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에서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왕이라는 표현과 오늘 전례에서 사용하는 왕이라는 표현은 글자는 같지만, 뜻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은 쉽사리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세상의 권력자 앞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선 왕, 자기 주변에는 힘을 상징하는 세상의 군사 한 명도 없이 초라하게 섰던 그 왕을 우리 신앙은 진정한 왕이라고 말하고 칭송합니다.  이 왕이신 예수님이 보여주신 일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단순히 비폭력의 왕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왕은 인류에게 구원이라는 하느님의 선물을 가져오신 분입니다.  그분은 하느님이셨지만, 하느님으로서 위대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시고, 당신의 십자가 제사 희생을 통하여, 세상의 권력자 앞에서 힘없이 선 모습을 통하여 구원의 선물을 전달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그분의 뜻을 받들면서 우리 신앙인들도 그와 같은 삶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자신의 구원과 다른 사람들의 구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치면서 말입니다.


세상살이에서 자기 권리를 먼저 주장하지 않고 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지나친 경쟁의 세계란 갑자기 변해버린 우리 사회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일을 우리가 불가능하게 여기고, 하느님의 뜻을 우리 몸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면, 예수님께서 구원이라는 선물을 세상에 가져다 주셨다고 말은 해도 우리는 그 선물을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사과나무 아래 누워서 입만 크게 벌리고 있으면, 나무에 달린 사과가 작게 잘라져서 먹기 좋게 우리 입으로 저절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 삶의 좋은 결과는 우리가 만들어야 합니다.  힘겹지만 세상에서 합당한 신앙인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신 어린양은 세상 모든 존재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는 것이 다니엘의 환시와 요한사도의 묵시록에 나오는 하느님의 계시입니다. 


세상일에 쉬운 일은 없습니다.  내가 지금 인간적인 여러 가지 사정을 앞세워 하느님의 뜻을 멀리하는 그만큼 우리는 스스로 하느님의 축복에서 멀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잠시 우리 삶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도록 그 도우심도 간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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