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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교회의 사회복지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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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3 ㅣ No.208

교회의 사회복지 무엇이 문제인가?

 

 

사회복지 활동은 인간의 공동체적인 활동이며 애덕의 실현이다.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교회는 인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돕고, 가난한 이와 박해받는 이를 위로하며, 병든 이를 치료하는 시설을 마련하고, 고아와 노폐자를 돌보고, 사회에서 소외된 모든 약자를 돕는 데 힘써야 한다.

 

사회복지 사업은 교회의 창립 목적에 따라 구원의 대상인 모든 사람 가운데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대상으로 그리스도의 형제적 사랑을 함께 나눔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전교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다.

 

본당의 사회복지 활동은 어려운 사람들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의 생활조건을 개선하며 그들과 형제적인 공동체를 이룩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따라서 본당 사회복지회는 본당 안에서 신자가 형제적으로 일치되도록 하고, 그 일치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사랑과 나눔을 세상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리고, 교육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본당 사회복지 사업의 조직체계를 보면, 교구 안에서도 통일된 형태를 갖고 있지 않다. 이는 본당 신부들의 사회복지 조직과 전문성에 대한 이해부족, 본당과 교구 사회복지회 간의 갈등문제 등이 원인이라 볼 수 있는데, 교구장 중심으로 조정, 해결할 수 있다.

 

둘째, 본당 사회복지 사업의 재정을 보면, 그 조성방법은 다양하다. 본당 특성에 따라 본당 예산, 특별헌금, 후원회비, 수익사업, 기부금, 모금 등으로 조성된 재원을 사회복지 예산으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재원 확보는 행위(기부, 후원, 모금 등)가 곧 사회복지 활동이라는 맥락으로 접근해야 한다. 몇몇 본당에서 시행하듯 교무금을 낼 때 사회복지 후원회비를 함께 내는 방법으로 모든 신자가 교회 사회복지 사업에 함께한다는 의미 부여가 있어야 한다.

 

셋째, 본당 사회복지회는 본당 주변의 극빈자들을 찾아내 현금·현물 위주의 구빈 지원활동과 사회복지 시설을 방문하여 일회성 자원봉사 활동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의 환경은 일회성 봉사활동과 현금 현물의 지원을 통한 구빈활동만으로는 다양해지고 복합적으로 변하는 원조 대상자들의 욕구를 모두 채울 수 없다는 현실을 주목하고 반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넷째, 본당 사회복지회는 주회(週會)를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회로 활동내용과 대상자의 변화과정에 대한 내용을 서로 교환하고, 찾아낸 대상자의 욕구조사와 원조계획을 심도있게 준비해야 한다.

 

사회복지 활동 내용들을 취합하고 대상자의 변화과정을 파악하는 등 회의 안건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전문적으로 정리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전문성이 부족하다. 본당별로 사회복지 전문가를 채용하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예산 문제로 대구대교구에서는 지구별로 담당 사회복지사를 채용하여, 그들에게 본당 사회복지 회원들의 활동을 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대구대교구에서는 1997년 10월에 100여 명의 사회복지 시설 기관 종사자들이 모여 사회복지 시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토의하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는데 그 결과는 이러하다.

 

동종 사회복지시설·기관과의 교류를 통하여 스스로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는 재교육과 나눔의 장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러한 모임이나 교육은 특정 법인이나 수도회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이루어지되 교구 안에서 전체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합되어야 한다. 교구 차원의 이 기구는 각 시설의 자율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교육, 인사교류,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 등의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사회복지에 대한 비전문가인 성직자 때문에 평신도인 전문 사회복지사가 떠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사회복지 사업을 위한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복지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 미약한 실정이다. 또한 사회복지 종사자의 인건비가 다른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여 직원복지도 미약하다.

 

사회복지시설·기관들이 정부의 보조금으로는 직원의 인건비와 운영비도 힘들어 복지 사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운영재단의 전입금이 절실히 필요하다. 종합 사회복지관의 경우 후원금은 적고 자금조달이 어려워서 프로그램이나 다른 활동을 하려면 먼저 돈 걱정이 앞서는 게 현실이다. 복지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정부와 운영법인이 협의하고 조정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봉사나 희생정신을 요구하기 전에 전문가로서 생활인으로서의 사회복지사로 인정해야 한다.

 

셋째, 사회복지를 실천하는데 업무와 관련한 전문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들은 학교에서 이론적인 내용을 현장에 적용하는 데 따른 어려움에서 시작하여 근본정신에 대한 반문, 소진에 따른 의욕상실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교회의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가톨릭 정신에 부합한 복지철학의 확립과 이에 따른 교육의 필요성을 가장 절실한 선결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가톨릭 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성 교육은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체계적으로, 확대 실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넷째, 사회복지 사업에서 가톨릭 정신은 지식에 의한 또는 직업적 사명감에 의한 복지활동에서 한걸음 나아가 그리스도의 정의의 실현과 그 뜻의 완성이라는 데까지 이상을 높여야 한다. 곧 복음전파와 사목활동과 사회복지 사업을 별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톨릭 사회복지 사업의 모델은 예수님이시며, 모든 사회사목 활동은 그분의 복음에 기초하여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사회의 부조리와 악을 고발하시고 가난하고 천대받는 이들 편에서 스스로 가난한 이가 되어 목숨을 다하여 봉사한 철저한 ‘주님의 종’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교회의 사회복지는 무엇보다도 그리스도께서 사랑하셨던 모든 약하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보는 것인 동시에 이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법적 장치들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각 교구에서는 시노드를 시작할 때, 현 단계의 사회복지 활동을 깊이 반성, 평가해 보고, 한국 가톨릭 사회복지의 전망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에 필요한 유능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인재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14개 교구를 조정 지원하기 위해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경향잡지, 2000년 9월호, 최용병 베네딕토(한국 가톨릭 아동복지협의회 지도신부, 대구 SOS 어린이마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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