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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사목]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본당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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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5-01-06 ㅣ No.282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본당 활동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마태 19,19).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명이다. 물론 ‘이웃’이라는 개념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본당 차원에서 본다면 본당에 속하는 신자들과 더불어 같은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보편적’이라는 의미를 지닌 ‘가톨릭’ 교회에서 ‘우리’만을 고집하기보다 ‘지역주민’에게 눈을 돌리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일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이웃에게 봉사하는 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주님의 계명을 실천하는 신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교회의 본질은 다른 이들과,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데 있지 않은가?

 

 

1. 지역주민을 위한 본당 활동의 실례

 

아직도 많은 본당에서는 본당 신자들의 모임이나 행사에만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작은 힘을 모아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본당 공동체도 꽤 있다. 그렇다면 이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활동을 시행하고 있는 본당에서는 어떤 계기로 그러한 일을 시작하게 됐으며, 현재 어느 단계에 있고, 또한 그 활동에 참여하는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이에 대해 서울대교구 일산본당과 인천교구 계산동본당, 전주교구 군산 오룡동본당의 활동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1) 

 

1) 서울대교구 일산본당의 ‘나눔꽃’

 

(1) 시작

 

2003년 4월 맹제영 로마노 신부(현 일산본당 주임)와 일산본당 신자들은 본당 근처에 상주하는 만오천 명가량의 이주노동자들이야말로 우리 본당 공동체가 도와야 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여 이들을 돕고자 ‘나눔꽃’을 시작하였다.

 

(2) 활동 내용

 

나눔꽃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상설 재활용품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상담소를 운영하는 것이다. 먼저 재활용품 매장에 대해 알아본다. 

 

■ 재활용품 매장 

 

쉽게 생각하면 이른바 ‘아나바다 운동’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쓰던 물건 가운데 앞으로도 쓸 수 있는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것이다. 기존에 성당 사무실로 쓰던 공간을 개조하여 가게로 꾸몄으며 물건이 점점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가게를 넓히는 작업도 하였다. 매장에는 전자제품, 의류, 가구류, 기타 생활용품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이고, 쓸 만한 물건이 많다. 장사를 하는 신자나 공장에서 일하는 신자들은 팔리지 못하고 묶여있는 물건들을 대량 내놓기도 하며, 근래에는 몇 차례 보도가 된 탓인지 여러 곳에서 좋은 물건을 많이 보내오고 있다. 한편, 계절에 맞지 않는 물건은 컨테이너에 따로 보관한다.

 

‘민들레’라는 봉사자들의 모임이 있어서 봉사자들이 돌아가면서 가게를 지킨다. 손님층은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많고, 신자들이나 지역주민들도 많다. 물건을 구입하고자 매장을 찾는 손님들도 많지만, 전화 문의도 무척 많은 편이다. 물건의 가격은 500원에서 5,000원까지이며, 보통은 1-2천 원 수준이다.

 

매장은 화-금요일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월요일은 쉰다.

 

■ 상담소 

 

임금 체불이나 노사문제, 비자문제 등 이주노동자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법률과 관련된 문제를 같이 해결해 주고자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대체로 봉사자들이 상담을 해주지만,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할 때에는 이주사목위원회나 천주교인권위원회에 도움을 요청한다.

 

현재는 외국인을 위한 한글학교를 일주일에 한 번씩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의료진료도 시행할 예정이다.

 

(3) 평가와 전망

 

일산본당의 특징은 사목협의회 가운데 환경분과가 따로 있으며, 이곳에 ‘하늘땅물벗’과 ‘나눔꽃’이 속해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좀 더 체계적이고, 신자들의 관심도 높다. 한편,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은 ‘나눔꽃’을 통해 동병상련을 나눌 수 있으며, 핏줄은 다르지만 자신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낯선 땅에서나마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다.

 

재활용 매장을 운영함으로써 ‘나눔꽃’은 현재 약 이천만 원가량을 모았다. 앞으로 이 수익금은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하는 데 쓸 것이다. 특별히 부근에 여성쉼터가 없기 때문에 이주노동자 가운데 여성들을 위한 공간을 개설하고자 모색하고 있다. 

 

주변에 소규모 공장이 많은 일산지역에는 앞으로도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할 전망이다. 따라서 나눔꽃은, “너희 땅에 사는 외국인을 네 나라 사람처럼 대접하고 네 몸처럼 아껴라. 너희도 이집트 나라에 몸붙이고 살지 않았느냐? 나는 주 너희 하느님이다.”(레위 19, 34 참조)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4) 연락처

 

‘나눔꽃’은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자 인터넷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카페 주소는 http://cafe.daum.net/nanumkot이며, 전화번호는 031-975-7004이다.

 

2) 인천교구 계산동본당의 ‘참좋은생활협동조합’

 

(1) 시작

 

1995년 추계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7월 셋째 주일을 ‘농민주일’로 제정하면서 우리농촌살리기 운동을 결의했을 때 인천교구에서도 운동본부를 만들어 농촌살리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도시 중심의 교구인 인천교구에서 우리 농촌을 살리는 방법은 생명 살림의 방법으로 만들어진 먹을거리들을 팔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을 만들어가는 데 주력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이준희 신부(현 마니산 준본당 주임)는 부천에 있을 때 복사골 생협을 만들었고, 계산동에서는 참좋은생협을 만들었으며 얼마 전에는 김포에 참좋은생협 제2매장을 열었다.

 

계산동에서 생협을 만들게 된 계기는 특별하다. 이 신부가 계산동으로 부임하던 해는 사제수품 25주년이 되는 해였는데, 신자들의 정성을 마다하지 못해 은경축 선물 대신 현금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돈을 밑천으로 하여 1998년 10월 18일 참좋은생협을 만든 것이다. 이 생협은 1999년 12월 31일 비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생협법인으로 거듭났으며, 6년여 동안 조합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 활동 내용

 

처음에는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하여 신자들을 대상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점차 신자들의 인식이 바뀌어갔고 매장도 넓혀갔다. 1년 뒤 조합원들에게 출자금의 15%를 배당금(이자)으로 주었다는 소문이 나자 출자금이 갑자기 늘기 시작하여, 지금은 월 매출이 2억 가까이 된다. 

 

참좋은생협에서는 여러 가지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각 모임의 성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총회: 모든 조합원이 참여하는 최고의결기구로서 활동 평가와 결산, 활동 계획과 예산안 수립, 그리고 생협의 임원 선거 등 전체 살림살이의 최종 결정을 한다. 

 

■ 이사회: 7인으로 구성되는 조합원의 대표 모임으로서 참좋은생협의 중요한 정책과 과제 등을 심의 결정하여 집행한다. 총회에서 선출되며 임기는 3년이다.

 

■ 감사회: 2인으로 구성되며 생협의 건전한 운영을 위해 업무 재무상태 등을 감사한다. 총회에서 선출되며 임기는 3년이다.

 

■ 사무국: 실무 집행기관으로서 조합의 형편에 맞게 부서 편제와 업무분장을 실시하여 조합의 실무운영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한다. 

 

■ 마을모임: 동네 단위의 조합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물품과 생협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환경, 교육, 지역문제에 대한 고민들을 함께한다. 

 

■ 각종 위원회: 참좋은생협의 중요한 활동에 대한 조합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자문기구로서 조직운영위원회, 생활재위원회, 환경문화위원회, 한일교류위원회, 편집위원회 등이 있다. 

 

조직운영위원회는 조합원 활동을 전반적으로 논의하는 위원회로서 조합원 조직 각 부분의 활동을 종합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위원회나 마을모임에서 지원이 필요하거나 문제가 되었던 사안들에 대해서 검토한다. 주요 활동으로는 새내기 조합원 만남의 잔치, 조합원 교육, 소모임 활동, 시식회 등이 있다. 

 

생활재위원회는 생활재(각종 물품)를 이용하는 조합원의 입장에서 생활재 전반에 대하여 주체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관한 사안이나 정책에 대해 논의, 제안, 결정하는 활동을 한다. 구체적으로 물품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물품 모니터 활동(품질, 포장, 단위, 가격 등)을 하며, 새로운 물품을 공급할 때에는 조합원의 입장에서 논의하고 선정한다. 조합원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자 마을모임과 매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물품과 생산지의 이해와 교류를 위해 전국의 생산지를 직접 탐방하기도 한다. 생활재위원회의 정기모임은 매달 2회 진행되며, 해마다 5회 이상 생산지 견학도 한다.

 

환경문화위원회는 농(農)의 가치와 문화를 확장하고, 공동체 생활 문화나 자연친화적이고 창의력을 북돋우는 환경?문화운동을 주최한다. 구체적으로는 농촌체험, 우리글 바로 쓰기, 천연염색, 건강한 먹을거리 요리강좌, 갯벌 체험, 오리 넣기, 정월 대보름 행사, 비누 만들기 등을 하며, 조합원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강좌를 논의하고 추진한다. 

 

한일교류위원회는 다른 나라 생활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생명, 환경, 식품 안정성 분야에서 국제적인 교류와 연대활동을 펼쳐간다. 현재 일본의 L-COOP(생협)와 어린이 교류 캠프, 직원 교류, 임원 교류, 조합원 교류를 해마다 교대로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류활동으로 양국의 생협운동의 경험을 공유하고 연대하며 올바른 한일관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편집위원회는 『참좋은 사람들』을 만드는 일을 비롯해 참좋은생협의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한 활동을 한다. 물품 안내지를 매주 발행하고 있으며, 참좋은생협의 전반적인 활동을 소개하고 대외적으로 참좋은생협의 지향을 알리는 회보를 해마다 4회 발행한다. 앞으로는 대내외에 참좋은생협을 알리는 인터넷 작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3) 평가와 전망

 

참좋은생협은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생활개선과 건전한 생활문화 향상을 꾀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자연 생태계의 질서를 보존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룩하고자 조합원과 함께 운영하는 자발적인 조직이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참여도도 높다. 조합을 이용하는 조합원의 90%가 계산동 성당 신자가 아닌 이웃인 것이다. 가끔 지역주민들은 매장을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 “천주교에서 참 좋은 일 하십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참좋은생협은 이웃과 우리가 평생 벗 삼아 살아가야 할 자연, 그리고 아이들의 복된 미래를 위해 가장 훌륭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참좋은생협은 앞으로도 바른 농사를 짓는 생산자와 연대하여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환경과 생태 보호에 앞장서며, 사회의 주인으로서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자립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3) 전주교구 군산 오룡동본당의 ‘평화의 쉼터’

 

(1) 시작

 

2003년 1월 이성우 마티아 신부(현 오룡동본당 주임)는 “참여 공동체”라는 사목목표를 설정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보고자 신자들과 고심하였다. 그러다가 본당 교우들 가운데 노년층의 분포도가 높으며, 지역 안에 독거노인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본당 사목위원과 모든 단체 임원들과 함께 여러 번의 준비 모임을 거쳐 그해 6월 ‘평화의 쉼터’라는 노인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

 

(2) 활동 내용

 

1979년에 설립된 오룡동본당은 이후 1988년에 나운동본당이 생기면서 신자들 가운데 일부를 보냈으며, 2000년에는 나운2동본당이 생기면서 다시 한번 신자들을 옮겨 보냈다. 그리하여 교세가 줄어들면서 기존에 보좌신부의 사제관으로 쓰던 공간이 주인을 잃은 채 방치되어 있었다. 이 공간을 개조하고 보수하여 큰 방 2개와 샤워실, 주방을 만들고, 여기에 각종 의료보조기구(안마기, 발 마사지기, 원적외선 치료기, 저주파 치료기, 찜질 기구 등)를 설치한 것이다. 

 

이 쉼터는 언제든지 개방되어 있으며, 누구라도 와서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도 기기는 아직 고장난 적이 없다. 이 기기들은 의료기기 업무에 종사하는 신자가 염가로 제공했는데, 애프터서비스도 확실하게 해준다고 약속한 상태다. 특별히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10명의 봉사자들이 와서 점심식사를 준비한다. 65세 이상 어르신께 대접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신자 노인들만 찾아왔지만, 지금은 신자 60명, 비신자 50명가량의 노인들이 찾아와 식사를 한다. 이 가운데는 개신교 신자, 불교 신자, 무신론자도 있어 종파를 초월한 모임이 된다.

 

매달 첫째 주일 교중미사 후에는 한의사 한 명이 무료로 침술치료도 하며, 원하는 노인들에게는 이?미용 봉사도 해준다. 그리고 해마다 한 번은 무료 관광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관광버스 3대를 빌려 대둔산 여행을 하였는데, 이때 케이블카도 타고 온천도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5월 22일에는 관광버스 4대를 이용하여 해미읍성을 둘러보고 서해대교도 찾아갈 계획이다.

 

봉사자 10명은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 운영위원회를 하고 있으며, 후원도 많은 편이다. 후원자는 30명가량이지만, 5개 단체에서 매달 후원해 주고 있으며, 때로는 아무도 모르게 쌀 한 가마니나 김치, 미역 등을 보내주기도 한다.

 

(3) 평가와 전망

 

신자 60%, 비신자 40% 정도의 노인들이 이용하는 ‘평화의 쉼터’는 문을 연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성당에서 좋은 일을 한다며 반기는 표정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여러 번 큰 행사를 치르다 보면 점점 많은 지역 노인들이 함께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노인경시 풍조, 핵가족화 등으로 독거노인이 많아지는 요즘, ‘평화의 쉼터’는 소리없이 스며드는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앞으로 오룡동본당은 이 쉼터의 활성화로 ‘노인대학’도 꿈꾸고 있다.

 

 

2. ‘우리’를 뛰어넘어 ‘이웃과 함께’

 

앞에서 나눔꽃, 참좋은생협, 평화의 쉼터에 관해 각각의 시작과 현 단계,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러나 본당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2)

 

서울대교구의 주교좌 본당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본당으로서 지금도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에는 꼬스트홀이라는 부속건물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여러 가지 문화 공연을 하며, 사진, 포크기타, 오르간, 꽃꽂이, 다도, 묵화, 한자교실 등 문화강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편, 서울대교구 일산본당에서는 ‘하늘땅물벗’(‘우리농촌살리기운동’ 소속 생활 공동체)이라는 유기농 매장을 운영하는데, 신자들이 무료로 자원봉사를 하므로 인건비가 들지 않아 모든 농산물을 다른 곳보다 싸게 팔고 있다. 또한, 유기농 매장에서 얻은 수익금 전액을 환경과 농촌 · 생명을 살리는 일에 사용하고자 지난 가을 ‘일산 천주교 환경상’을 제정하였는데, 해마다 수여될 환경상의 상금은 이천만 원이다.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수원교구 대학동본당에서는 성당 옆에서 전통찻집을 운영하는데, 본당 신자들이 자원봉사를 하지만, 손님들 가운데는 신자들보다도 지역주민들이 더 많다. 대전시 유성구에 있는 대전교구 전민동본당은 성당 1층을 결혼식장으로, 지하에 마련된 강당은 피로연 장소로, 실비만 받거나 때에 따라서는 무료로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한다.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에 있는 원주교구 대화본당에서는 해마다 ‘대화성당 예술제’를 개최한다. 약 한 달 정도 계속되는 행사 기간 동안, 다양한 미술작품을 전시하며, 많이 알려진 합창단이나 연주단, 가수 등을 초청해 음악제를 꾸미기도 한다. 한편, 감자축제를 통해 감자 캐기, 감자 까기도 하며, 감자나 메밀로 만든 음식을 만들어 서로 나누기도 하는데, 이 행사는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지닌다. 감자축제에 참여하는 도시민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발판삼아 도농연계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서울대교구 신곡2동본당에서는 지하에 납골당을 설치했다. 매장에 따른 토지 부족, 산림의 황폐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의 장묘문화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 납골당은 신자들을 위한 공간이지만, 일부는 지역주민들에게도 또 일부는 의정부시에도 할당할 예정이다.

 

앞에서 알아본 활동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간 개방, 둘째, 문화강좌나 공연 또는 예술제 개최, 셋째, 유기농 매장이나 상설 재활용 매장 운영, 넷째, 복지시설(쉼터)이나 유치원 운영, 다섯째, 신용협동조합이나 생활협동조합 운영, 여섯째, 납골당 운영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밖에도 또 다른 활동이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본다. 

 

이웃을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먼저 지역의 특성을 진지하게 살피고 연구하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바가 다르고, 도움이 되는 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자기 지역의 특성에 맞는 활동을 찾아 ‘지금 여기에서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간다면 지역민들에게도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자연스레 선교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를 돕는 일이 곧 예수님을 돕는 일이며(마태 25, 40 참조), 나그네를 대접하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천사를 대접할 수도 있다(히브 13, 2 참조)는 것을 안다면, 이제라도 시야를 넓혀 이웃을 보아야 할 것이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의 사랑을 목말라하는 이웃의 모습으로 도움을 기다리고 계신다. 

 

1) 특별히 인천교구 계산동본당에서 운영하는 ‘참좋은생협’에 대해서는 이준희 마르코 신부가, 전주교구 군산 오룡동본당의 ‘평화의 쉼터’에 대해서는 이성우 마티아 신부가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음을 밝힌다.

 

2) 아래에서 소개하는 본당 활동의 예는 문화관광부에서 2003년 11월에 발행한 『종교문화공간의 사회적 활용방안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참조하였다.

 

[사목, 2004년 5월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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