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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교회음악

주님께 찬미 노래를5: 인천교구 한울림성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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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7-20 ㅣ No.1964

주님께 찬미 노래를 (5) 인천교구 한울림성가대

한 신앙 한 마음으로 이루는 희열 가득한 울림

 

소프라노 한애화씨 지휘에 맞춰 연중 제15주일 화답송을 연습하는 한울림 성가대원들.


일선 성가대원들은 왜 10년이고, 20년이고 끈끈한 연대를 보이며 활동할까? 백이면 팔구십, 혼성4부합창을 완성할 때의 기쁨을 꼽는다. 또 본당 식구들이 성가대를 통해 전례에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걸 볼 때의 보람도 빼놓을 수 없다. 공동체가 서로 영을 상통하며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되는 걸 '피부로 느낄' 때도 희열도 크다.

인천교구 서운동본당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울림성가대(단장 이종수)도 그런 기쁨을 공유할 수 있는 성가대 가운데 하나다. 올해로 설립 15년차. 연륜도 부족하고 비전공자로 이뤄진 성가대지만, 전공자 못지 않은 신앙적 열정으로 교회음악의 길을 걷는다.

지난 사순시기에 시도한 '음악이 있는 십자가의 길 14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각 처에서 기도를 바칠 때마다 주님 수난과 고통, 마지막 지상 여정을 밀도있게 묵상하며 마음에 새기도록 해당 곡을 적절히 선곡, 합창이나 솔로 독창, 해금 독주, 연주를 하도록 했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주님 수난을 그린 영화를 골라 해당 장면을 스크린으로 보여줌으로써 시ㆍ청각으로 느끼도록 한 것도 반응이 좋았다. 장차는 바흐의 '요한 수난곡' 같은 수난곡 전곡을 완주해보는 게 꿈이다.

11일에도 어김없이 한울림성가대는 본당 3층 성가대석에서 연중 15주일 화답송 연습에 한창이다. '하나로 울린다'는 의미로 지은 성가대답게 한 신앙 속에서, 한 마음으로, 한 소리를 이끌어내는 역량을 느낄 수 있다.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공부한 뒤 요즘은 앙상블 '블링 싱어즈(Bling Singers)'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프라노 한애화(에디나, 48)씨 지휘로 김효진(엘리사벳, 29)씨 반주에 맞춰 남녀 단원 30여 명이 화음을 이뤄낸다.

기교나 파워풀한 성량보다는 화합과 아름다운 하모니로 전례에 집중하도록 하려는 속내가 연습에서부터 배어 나온다. 50대가 주축인 혼성 성가대 치고는 실력이 아주 탄탄해 보인다. 2009년에 부임한 현 지휘자가 발성과 기초부터 하나하나 다지고 맹연습을 해온 게 주효했다.

"솔직히 말하면, 멜로디 라인을 이끄는 소프라노 성부가 살아야 하는 데 그 부분이 다소 미흡합니다. 반면 베이스 성부는 좋아요. 그래서 소프라노에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 제가 소프라노라서 그런 점도 없지 않겠지만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기초부터 단단하게 다진 덕에 요즘 상당한 수준에 올라왔어요."

그래도 다들 늘 하던 대로, 익숙한 대로 묻어가지 않고 새로운 발성으로 아름다운 화음을 이뤄가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연습시간 2시간 내내 악보를 한 소절, 한 소절씩 시창하고, 거듭된 청음훈련을 통해 소프라노와 알토, 테너, 베이스 등 각 선율 성부를 분석하고, '정확하게' 악보를 외운 뒤 반주 없이 성가를 연습해 나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비록 각 성부 화음을 맞추는 게 쉽지는 않지만 서로를 배려하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간다.

한울림 성가대는 또 단순히 전례봉사로만 그치지 않고 수시로 인천구치소 미사나 군부대인 청룡ㆍ맹호부대 미사 봉사에도 열심이다. 성가를 통해 재소자나 군인들 마음 밭에 신앙의 씨앗을 뿌리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이종수(호영 베드로, 53) 단장은 "가입한 지 7년이 넘도록 '성가는 두 배의 기도'라는 뜻을 알지 못했는데 요즘 들어 성가 한 곡이 혼성4부로 완성돼 화음이 신자들에게 전해지는 걸 들으며 그 의미를 새삼스럽게 깨닫곤 한다"며 "그 희열, 그 기쁨은 성가를 연습해 공동체 미사전례를 통해 함께 호흡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소회를 전한다.

[평화신문, 2013년 7월 21일,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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