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2-1021...주일...내 삶을 드러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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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10-20 ㅣ No.1318

민족들의 복음화(福音化)’를 위한 미사 전교주일(나해)

이사야 2,1-5     로마서 10,9-18    마태오 28,16-20

2012 10. 21. 등촌3.

주제 : 내 삶으로 무엇을 드러낼 것인가?

내 삶을 자랑하고 싶은 것은 웬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희망입니다. 때로는 힘 있는 사람으로, 때로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면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의 삶을 설명할 수 있다면, 같은 조건이 신앙에서는 어떠한지 생각해보는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신앙에서 말하는 전교를 세상 삶의 자랑이라는 것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오늘 전교주일에는 내 삶을 자랑으로 드러내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볼까 합니다.

 

정치를 책임진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내가 통치자로 있을 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다거나, 우리나라가 먹고 살만해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렇게 자기 삶을 드러내고 싶은 이 나라의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할 날이 두 달 정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재까지는 그 날에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나선 사람이, 자기가 그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이름을 내건 사람이 5명쯤 됩니다만, 앞으로 더 많아질 것입니다.

 

사람은 세상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어떤 입장에서든지 자신의 명예를 높인다거나 이익을 더 얻는다는 목적이라면 서로 다른 생각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목적을 갖는다고 해도 그것에 도달하는 방법이나 자세가 다르면, 판단이나 평가도 다를 수 있습니다. 신앙에서 가르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그 얘기를 더 많이 그리고 더 강조해서 말할 것이고, 세상의 일을 더 우선하는 사람의 입장이라면 그 사람도 그러할 것입니다. 세상 삶에 불변의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내가 서 있는 입장이 어떤 것이냐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세상의 나라에 대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이사야라는 사람 역시도 유다 나라의 국민이었고, 세상 정치의 힘이 미치는 영향 아래서 살았던 사람이었지만, 그는 세상에 설 하느님의 통치를 먼저 말합니다. 그러면서 멋있는 상상을 합니다. 하느님의 집이 세워진 유다와 예루살렘을 향하여, 세상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고, 그 사람들은 하느님의 뜻을 배우고 그분의 길을 걷자는 얘기를 주고받을 것이라고 멋있는 상상을 합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예언은 멋있는 상상이고, 멋있는 꿈입니다. 세상일이라는 것이 여차하면(=일이 뜻대로 되지 아니하다)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는데 예언자는 그런 현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뜻을 중심에 둔 사람들은 칼을 없애어 보습(=쟁기나 극젱이의 술바닥에 맞추는 삽 모양의 쇳조각)을 만들 것이고, 창을 없애어 낫을 만들 거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남과 북이 서로 노려보고 있는 나라, 서로의 감정싸움에 부딪혀 대북전단을 보내면 임진각을 파괴하겠다는 엄포가 횡행하는 곳에 사는 우리들, 사람이 배우고 익혀 힘이 만들어지면 그 힘은 남에게 호령하고 그들 위에 올라서는데 쓰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배우는 우리나라 교육의 입장에서는 실현되기가 어려운 것이 이사야예언자가 하는 상상입니다.

 

전교나 선교를 오늘 하루만 말하고 끝낼 일은 아니지만,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전교(傳敎)라는 낱말을 어깨띠를 두르고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신앙을 소개하는 전단지를 나눠주는 행동이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전교나 선교는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사람으로서, 내가 신앙인임을 드러내고 싶은 사람으로서, 내가 신앙인이라고 아는 사람들에게 드러내는 행동을 전부 가리키는 아주 의미가 큰 표현입니다. 다시 말해서 등촌3동 성당이라는 공간에서만 움직이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성당 대문 밖을 나가서 하는 행동들도, 또 집을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드러내는 모든 행동들도 포함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생각하면 무서운 일도 되고, 두려운 일도 될 수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아주 기쁜 일이 될 수도 있는 것이 또한 선교나 전교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내가 그렇게 드러내는 행동들로, 내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 같은 신앙을 갖게 되거나, 내가 드러내고 실천하는 신앙과는 전혀 다른 길로 가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은 다 신앙인의 본질인 선교나 전교와 관련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을 바오로사도는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누군가는 선포해야 들을 수 있고, 듣는 일이 있어야 믿음이 생기는 것이며, 이 믿음은 우리를 구원의 삶으로 이끈다고 하셨습니다. 바오로사도와 같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고 투신해야만 선교를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오로사도처럼 움직인다면, 자신의 삶을 통해서 더 큰 결실을 얻을 수 있겠지만, 사람은 자신이 가진 그릇의 크기에 따라, 드러내고 싶은 마음의 준비에 따라 분수에 맞는 행동을 하면 될 일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아름답다고 했던,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도 한번은 더 기억해야 할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늘로 오르시던 날,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어떤 것으로 기억해야 하는지, 저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는 있지만, 오늘 전교주일을 맞아,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있겠다고 선언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힘을 입어, 신앙인으로서 올바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짧게 기도합니다. ‘우리에게 전교의 사명을 주신 예수님, 저희가 당신의 힘을 얻어, 세상 끝 날까지 올바른 신앙인으로 내 삶을 드러내게 하소서.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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